만인산농협은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을 통해 운송시 비용절감은 물론 작업 능률도 높아지는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은 지역 자체보다는 특산물로 인해 더욱 알려진 곳이다. 추부면을 전국적으로 알린 농산물은 단연 깻잎이다. 추부면을 몰라도 추부깻잎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정도다. 조그마한 농촌 면 단위 농산물 브랜드가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산물 브랜드가 된 것은 생산자는 물론 유통 종사자, 판매자의 노력과 이런 우수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본 소비자의 선택이 맞물렸기에 가능했다. 또한 규격화된 농산물 생산과 유통에는 물류기기의 효율화를 빼놓을 수가 없다.

유기농·무농약·GAP팀 나눠 
유통경로별 맞춤식 생산
판매처별 세부적 분류로
자연스레 신뢰도 높아져

표준화된 물류기기 사용
15% 비용절감 가능
매출액 해마다 증가세


▲판로별 맞춤식 농산물 생산=만인산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해 출하하는 농민들에겐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우수한 품질의 깻잎을 생산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APC에 출하하는 145농가 모두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유기농이나 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가도 많지만 이들 농가도 모두 GAP 인증까지 받아 깻잎을 생산하고 있다. 또 만인산농협 APC는 이들 농가를 판매처별로 팀을 나눠 유통 경로별 맞춤식 생산을 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유기농팀, 무농약팀, GAP팀으로 나누고 이들을 다시 판매처별로 세부적으로 분류한다. GAP팀을 예로 들면 대형마트와 도매시장으로 팀이 재분류되는 것. 자연스레 판매처의 신뢰도도 높아진다.

또 농가들이 각 팀만의 철저한 검품 과정을 거쳐 APC에 출하하면 만인산농협 APC에서는 11명의 전문 선별사가 직접 깐깐한 선별을 진행한다. 철저한 검품과 선별 과정을 통해 고품위 추부깻잎이 시장으로 유통되는 흐름이다.

박기범 만인산농협 APC 센터장은 “팀별로 운영되면서 APC 검품 성적 및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우수한 점과 개선할 점을 서로 공유하는 생산 정보 공유의 장이 된다. 자연스레 팀 간에 경쟁심도 생겨 더욱 우수한 깻잎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기기 이용으로 유통 효율화=만인산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시행하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을 통해 농가는 물론 농협 자체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표준화된 물류기기를 사용함으로써 물류의 효율화를 높임과 동시에 출하처의 만족도도 높다. 현재 만인산농협의 출하처는 대부분이 대형 유통 업체다. 대형 유통 업체들은 최근 농산물 물류 역시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물류기기를 이용한 납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정부의 사업 이용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물류기기 이용에 관한 비용은 물론 종이 박스 작업과 운송에 따른 비용을 조합에서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지만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을 통해 이러한 비용이 약 15% 절감됐을 것이라는 게 만인산농협의 분석이다. 이는 종이 박스로 출하할 때는 일일이 박스를 접고 쌓아야 했지만, 표준화된 물류기기를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불편함을 덜었고 작업 능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APC 관계자들의 작업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물류기기를 이용하면서 추부깻잎의 유통 효율화를 높이게 된 셈이다.

▲물류기기 이용 출하처 확대 예상=만인산농협의 물류기기를 이용한 깻잎 매출액은 해마다 급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72억원에서 2015년 82억원, 2016년 97억원을 기록했고 2017년엔 13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2016년 기준 164억원 규모를 도매시장에 출하했지만 2017년엔 대형 유통 업체와 도매시장의 매출액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물류기기를 이용한 출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기범 센터장은 “대형 유통 업체에서의 물류기기 사용은 물이나 공기와 같다. 그만큼 당연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그런 측면에서 물류기기를 이용한 출하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물류기기 보조 비율 감소로 인해 산지에 작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종이 박스에 비해 물류기기의 사용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조 비율이 줄어들면 물류기기 사용 이탈이 우려된다는 측면에서다.

전순구 만인산농협 조합장은 “지역 농협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치 있게 포장하고 상품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물류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노력들을 지속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이 힘이 돼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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