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유통인 손현민 씨가 이제 막 자라고 있는 대파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손 씨는 물류기기를 활용해 진도 대파의 우수성이 좀 더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겨울 대파 주산지인 진도 대파는 봄철 정식에 들어가 여름과 가을을 지나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출하가 진행된다. 여름철 성주 참외처럼 겨울철 국내 대파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진도 대파는 이제 팰릿 등 물류기기를 통해 진도에서 갓 생산된 대파 그대로 서울의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물리적 거리로 400km나 돼 유통에 항상 신경 써야 했던 진도 대파가 물류기기를 통해 이제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것이다. 전남 진도의 젊은 산지유통인 손현민(35) 씨가 이런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유통인이다.

우든상자에 실어 팰릿출하 
상품성 유지 안심
인력난 해소, 인건비 감소
가락시장 중도매인들
‘손씨네 대파 품위 좋다’ 인식


▲50여 대파 농가와 계약거래=손현민 씨는 2년 전 부친 손일종(72) 씨 뒤를 이어 산지유통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손현민 씨는 “진도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어려서부터 대파를 늘 봐왔고 커서는 아버지 일을 도와 함께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제가 주체가 돼 온전히 사업을 하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손 씨 가족은 한때 유통보다는 생산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생산은 줄이고 대파 유통을 중심에 놓고 활동하고 있다.

손 씨는 “우리도 대파를 재배하고 있지만 이제는 농가와의 계약을 주로 두고 있다. 매년 15만평에서 20만평(49만5000~66만㎡) 정도, 농가 수로는 50여 농가와 계약을 통해 대파를 유통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우리가 직접 나서서 농가와 접촉해야 했지만 이제는 우리를 믿고 농가들이 직접 연락을 해와 계약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단비와 같은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젊은 산지유통인이자 농가와의 상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현민 씨에게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은 맞춤식 정책 사업이었다.

손 씨는 “기존엔 대파를 단으로 묶어 무작정 차에 상차했는데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을 통해 우든 상자에 실어 팰릿으로 상차하고 출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로 인해 대파의 상품성이 상당 부분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서울 가락시장으로 전량 출하하는데 진도와 서울의 거리가 400km나 돼 차에 물량을 싣는 시간에 이동 시간까지 감안하면 상품성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자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파의 경우 줄기가 갈라지게 되면 단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봄철 정식해 겨울철 수확하기까지 사계절 길러낸 대파가 유통 과정에서 한순간 실수로 ‘도로 아미타불’이 될 수 있어 어떤 품목보다 물류기기 활용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인건비도 줄어드니 손 씨에게 소위 이보다 좋은 사업은 없었던 것.

손 씨는 “다른 지역도 그렇겠지만 진도 역시 농번기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며 “특히 상하차의 경우 힘들어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팰릿 출하로 인력 문제가 해소되고 자연스레 인건비도 상당 부분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도 좋아=손 씨의 주 거래처는 서울 가락동농산물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인 한국청과다. 아버지가 처음 활동할 때부터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한국청과와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도매시장 종사자들은 손 씨와 같이 좋은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에는 물류기기를 활용한 출하가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청과에서 대파를 담당하는 나승호 경매사는 “손현민 씨의 아버지인 손일종 씨가 대파 출하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손 씨네 대파는 품위가 좋다는 것이 중도매인 사이에 각인돼 있고, 실제로 좋은 물량만 출하하고 있다”며 “이런 손 씨네 같은 경우에는 팰릿 출하가 유리하다. 또한 대파는 팰릿으로 출하가 이뤄질 경우 상품성 유지와 하역 시간 단축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피어나고 있는 7월의 진도 대파처럼 이제 손현민 씨도 올겨울 대파 출하기를 바라보고 있다. 손현민 씨는 “지금은 수확한 대파가 없어 물류기기를 이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지만 올겨울 수확철에 오면 물류기기가 진도 대파에 얼마나 필요한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산 대파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물류기기를 통해 신선도를 유지해나가면 분명 소비자들은 우리 대파를 계속해서 찾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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