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지바현에 위치한 이온마트 내 ‘한국식품’ 코너에서 현지인들이 우리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엔저와 한·일 관계 경색으로 우리 농수산식품의 대일 수출이 저조했지만, 올해에는 엔화 상승과 함께 반한정서가 누그러지는 조짐이 보이면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정부는 현지에서 각광받고 있는 건강기능성 상품 발굴 및 온라인·중소지역 벤더 등 신규판로 확대로 대일 수출 재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지 대형마트 연계 판촉전 등 대일 수출 회복 주력
3월 도쿄박람회 수출상담성과 전년대비 29%나 늘어 


▲현황 및 수출정책 추진방향=일본은 그동안 지리적인 이점과 한류, 100만에 가까운 교민이 살고 있는 덕분에 우리 농수산식품의 제1의 수출시장으로서 입지가 굳건했다. 하지만 2012년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 간의 외교마찰을 시작으로 정치적인 냉각기가 지속됐고, 아베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경기부양에 따른 엔화하락으로 국내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낮아지면서, 최근 몇 년간 우리 농수산식품의 대일 수출은 꾸준한 하향세를 나타냈다. 

실제 대일 수출실적은 2012년 23억8901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는 18억3274만 달러에 그쳐 3년 만에 20% 이상 급감했다. 수출비중도 2012년 32.0%에서 지난해 22.8%로 10% 가까이 감소할 만큼 대일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일본에 가장 많이 수출되는 김치는 2012년 8278만 달러에서 지난해 4455만 달러로 거의 반토막 났다. 또한 지난해 대일 농식품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7.9% 줄어든 10억572만6643톤에 그쳐 처음으로 중국(10억6663만5784톤)에 뒤지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수출상담회 개최·막걸리 팝업스토어 개장을 비롯한 홍보활동을 추진했고, 이온(Aeon)·이토요카토(Itoyokato) 등 현지 대형마트와 연계한 판촉행사를 진행하며 대일 수출 회복에 주력했다. 이 같은 결과, 지난 3월 열린 동경식품박람회에서 전년보다 28.6% 증가한 1억1700만 달러 상당의 수출상담성과를 얻었으며, 올 2월 대일 수출실적(당월)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한 1억2951만 달러를 기록해 2014년 9월 이후 18개월 만에 플러스 증가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올해 대일 수출 재도약을 위해 지난해 현지에서 건강식품으로 붐을 일으켰던 들기름을 모범사례로 삼아, 당조고추·양액재배 수삼을 비롯한 건강기능성 식품 홍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주력품목인 파프리카는 재배기술·안전성 등 맞춤형 교육으로 안정적인 수출물량 공급체계 구축에 역점을 두고, 소비부진을 겪고 있는 막걸리는 신주쿠 코리아타운 내 팝업스토어 개장 및 기능성 홍보에 나서 제2의 막걸리 붐을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또한 일본 최대 온라인마켓인 ‘라쿠텐’을 통해 우리 식품 레시피 소개 및 온라인쿠폰 발급으로 소비 촉진에 힘쓴다.

배용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쿄지사장은 “올해 대일 수출전략은 우리 농수산식품의 소비회복 및 유망품목 발굴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며 “이온과 같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의 주요 강소벤더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신규판로를 개척하고, 건강기능성·미용·다이어트 등 일본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상품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주쿠 코리아타운 활기·바이어들 국산 농식품 관심
건강기능성 자료 뒷받침해 수출 마케팅 강화 나서야


▲전망 및 접근전략=아베정부가 최근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소비세 인상에 대해 연기를 검토하는 등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나서고 있지만, 개인 소비가 여전히 침체되고 있어 올해 일본의 경기회복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올해는 엔화가치 상승으로 엔화환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위안거리다.

실제 2015년 6월 100엔 당 880원대에 머물렀던 원/엔 환율은 올 4월 4일 기준 1030원대로 상승했다. 또한 한·일 양국 간의 정치적인 냉각관계가 이전에 비해 완화될 조짐이 보이고, 반한류·혐한류 분위기가 점차 누그러지고 있는 상황. 이런 요인들을 고려할 때, 올해 대일 수출은 어느 정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와 수출업계의 전망이다.

배용호 지사장은 “예전보다 반한 감정이 완화돼 한동안 침체됐던 신주쿠 코리아타운이 요즘 들어 일본인의 방문이 늘고 있고, 현지 바이어들이 우리 농식품을 취급하려는 분위기가 활발한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대일 수출이 바닥을 찍고 회복 기조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떡볶이 수출업체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혐한 분위기 때문에 일본 벤더들이 떡볶이·김치 등 한국적인 특색이 강한 식품 취급을 꺼렸지만, 올 초부터 이온 등 대형바이어들이 먼저 수입을 제안하면서 올 상반기에 우리 제품이 일본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일 수출 회복이 점쳐짐에 따라 일본에서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이 다시금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 트렌드인 ‘건강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수출마케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윤상영 aT 오사카지사장은 “지난해 들기름의 건강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일본 소비자들에게 큰 각광을 받았던 것처럼, 인삼·파프리카·참외·당조고추 등 수출 신선식품의 건강기능성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뒷받침해 홍보한다면 소비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된 일본의 신기능성식품표시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R&D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품질과 높은 안전성을 앞세운 틈새상품 발굴에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배용호 지사장은 “최근 깐 은행과 냉동만두가 품질 면에서 일본 바이어에게 높은 점수를 받아 수출이 성사된 것처럼, 품질 관리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뒷받침돼야 한다”며 “우리 키위가 높은 안전성으로 뉴질랜드산 수입이 되지 않는 1~2월에 일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듯이, 일본 내 단경기 품목을 분석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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