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열린 ‘한·중 FTA 우수농식품 수출상담회’에서 중국의 유명 온라인 채널 ‘이하오뎬’ 관계자들이 우리 식품업체와 수출상담을 진행한 모습.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 목표가 104억 달러(농식품 81억 달러·수산식품 23억 달러)인 가운데, 최근 글로벌 경제는 신흥국의 경기둔화와 국제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농식품 수출의 불안요소들이 곳곳에 상존해 있다. 그럼에도 중국과 미국, 아세안(ASEAN) 지역에서의 우리 식품 수요가 꾸준히 형성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농식품 수출은 진입시장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시장별 진단과 그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이 필수다.

이에 본보는 중국을 시작으로 2016년 주요 시장별 농식품 수출전망 및 접근전략을 권역별로 나눠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올해 영유아·온라인마켓에 초점을 맞춰 지원사업을 추진할 가운데, 수출전망에 대해서 전문가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본 반면, 수출업계는 예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물량면에서 지난해 일본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정부 올해 온라인·영유아식품 시장 공략 집중키로


▲현황 및 수출정책 추진방향=중국은 2008년 이후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제2의 농수산식품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2010년 7억8736만 달러에서 2013년 13억1793만 달러, 지난해는 13억6130만 달러로 집계돼, 5년 사이에 70% 이상 크게 늘었다.

이처럼 대중국 수출이 확대된 주 이유는 케이팝(K-Pop) 등 한류 인기에 따른 우리 농식품의 인지도 상승으로 수요가 늘었고, 이 시기에 정부가 추진한 칭다오 농식품 물류센터 조성, 티몰(Tmall)을 비롯한 온라인마켓 내 한국식품 입점 등 수출지원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영향이 크다. 이 같은 결과, 농수산식품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3.3%에서 지난해 16.9%로 늘었고, 물량 면에서는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했다. 

정부는 올해 대중국 수출확대를 위해 온라인과 영유아식품에 무게중심을 두고 △온라인 한국식품관 추가 개설(페이니우·징동) △웨이신(Wechat) 등 모바일 SNS 홍보 강화 및 우리 농식품 수입바이어 전용 앱 개발·보급 △영유아용 칼슘 함유 국수·스낵 등 신상품 발굴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수출상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칭다오 농식품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내륙지역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검역해소 품목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매장 입점·중국 프로축구단 연계 홍보 등 마케팅 사업이 진행된다. 또한 전문 관세사를 통한 1:1 맞춤형 컨설팅 지원사업을 실시해 중국의 수출 통관·검역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강석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사무관은 “개정된 중국의 식품안전법 시행으로 수출 통관·검역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위안화 절하로 수출단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영유아·온라인 등 신규수요 창출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해 대중국 수출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식품트렌드 겨냥 제품 개발·공급 꾸준히 해야
수출통관·검역 지원, 내륙·온라인 홍보 강화 목소리


▲전망 및 접근전략=IMF(국제통화기금)가 발표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3%로 지난해(6.9%)에 이어 경기둔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우리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전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베이징사무소장은 “6%대의 중국 경제성장률이 이전과 비교해 낮게 보일 수 있으나 전세계 평균치(3.6%)보다 높고, 특히 식품을 비롯한 소비재 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여전히 한류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도가 높고, 조제분유·유자차·김 등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소비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중국 수출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주중 주재관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주중 농무관 및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중국지사장들도 중국 정부의 1가구 2자녀 정책 시행·온라인마켓 활성화 등의 이유를 들어 올해 대중국 수출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의 식품 트렌드를 겨냥한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필형 aT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 내 우리 농식품의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영유아식품과 20~30대 1인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온라인·모바일 식품시장,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천연원료·유기농재료를 활용한 웰빙식품에 초점을 맞춘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치·쌀 등 검역협상이 타결된 유망품목은 단순히 물량 확대에 급급하기보다는, 계층별·지역별 시장조사를 통해 소량이라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판로 발굴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형진 소장은 “판로 확대에 치중하면 가격덤핑 등 당초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며 “지역과 계층을 세분화해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으로 꾸준히 공략한다면, 낮은 가격경쟁력과 인지도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에 수출업계는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둔화로 소비부진이 우려되고,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인하 요구 등의 이유를 들어 예년과 비교해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유아용식품 수출업체 관계자는 “최근 베이징 대형마트를 가보니 1년 전과 비교해 재고율도 높아졌고, 현지 소비도 조금은 침체된 느낌을 받았다”며 “최근 사드(THAAD;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갈등에 따른 불똥이 혹시 식품 수출통관에 부담을 주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대중국 수출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는데, 농림수산분야의 경우 올해 수출전망에 대해 어렵다는 반응이 85.7%로 나타났다. 수출환경도 어둡다(57.1%)·불확실하다(28.7%)라는 답변이 훨씬 많았다.  

이에 수출업계는 대중국 수출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식품 수출 통관·검역에 따른 지원 및 물류인프라 강화, 내륙지역 및 온라인마켓 홍보 등 정부 주도의 수출 지원을 주문했다. 김치 수출업체 관계자는 “지역별로 통관·검역 기준뿐만 아니라 대도시와 내륙 중소도시 간 우리 농식품의 인지도 차이가 커, 수출저변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가 수출 검역·위생기준에 대한 정보 제공과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온라인 및 2·3선 도시 홍보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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