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김치홍보행사. EU시장에서 김치 등 유망품목 수출 다변화가 이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에 많은 애로가 있을 전망이다.

미국     웰빙·한류바람 타고 타인종도 공략
EU       '간편' 트렌드 반영 즉석식품 발굴을


올해 우리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은 한류 인기와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고, 소스류·삼계탕을 비롯한 유망상품의 현지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럽지역은 경제침체와 테러 등 정세불안 여파로 소비 위축이 심화돼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에 많은 애로가 있을 전망이다.

수출액 연평균 10% 이상 증가…김 스낵 등 입점 확대
올 수출도 호조…젊은 소비자 겨냥 맞춤상품 개발을


▲미국=미국은 약 210만 명 규모의 교민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주요 수출시장으로, 최근 들어 한류 인기와 웰빙 트렌드 영향으로 화교와 히스패닉, 아시안 등 타인종 마켓까지 우리 농수산식품의 소비저변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우리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액을 살펴보면, 2009년 4억6726만 달러에서 2012년 6억6396만 달러, 지난해 8억5898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3월 20일 현재 대미 수출액 역시 1억8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 늘었는데, 주력시장인 일본과 중국이 각각 -11%, -3%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미국의 H-Mart 관계자는 “이색적인 음식에 대한 수요 확대, 웰빙·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한류 인기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산 식품에 관심을 갖는 미국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월마트·코스트코를 비롯한 현지 대형마트들이 김스낵·쌀가공식품 등 취급 품목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우리 농수산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에는 환율상승 등 긍정적인 대외 경제요인과 함께 한류 인기·웰빙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대미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와 수출업계의 전망이다.

이주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장은 “과거에는 신선 배·알로에음료 등 수출품목이 단순했으나, 요즘 들어 김스낵과 누룽지·튀밥 등 쌀가공식품, 레토르트 삼계탕 등 유망품목의 현지 입점이 확대되고 있고, 불고기소스·고추장을 비롯한 식재료 공급도 꾸준히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대미 수출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2% 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과 현지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있는 점은 대미 수출에 애로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현지 취향을 반영한 유망품목 발굴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미국 유통업체 자연나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글루텐프리·저칼로리·천연재료 등 영양표시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천연재료가 첨가된 저칼로리 음료, 쌀로 만든 간식류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표 지사장은 “소스류와 면류, 음료 등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을 중심으로 화교와 히스패닉, 한류에 관심 많은 현지 젊은 소비자의 입맛을 겨냥한 ‘맞춤형’ 신상품을 꾸준히 발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소비 악화…올 3월까지 수출액 전년동기 대비 8% ↓
한식 꾸준히 전파…불고기소스 등 품목 다변화 필요 


▲EU=EU(유럽연합)지역은 지리적·정서적인 이유로 우리 농수산식품 수요가 다른 시장보다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 지역으로의 수출은 우리 농수산식품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좋은 지표로 여길 수 있다. 과거에는 수출이 교민시장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한류 인기를 발판삼아 우리 식문화가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전파되면서 새송이버섯·고추장·불고기소스·김치 등 수출품목도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농수산식품의 대EU 수출실적은 2009년 5억59만 달러에서 2014년 7억1003만 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에는 EU지역 경제침체 및 정세불안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6억2217만 달러에 그쳤다. 올 3월 20일까지 수출액은 1억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김영범 aT 파리지사장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EU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세계 평균치(3.4%)보다 낮은 1.4%로 예상했고, 지난해 프랑스 파리와 올 초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여기에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까지 더해져 올해 EU지역 소비심리는 최악”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대EU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에 많은 애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EU지역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 방식이 가격이 저렴하면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이른바 ‘Ready-to-Eat(즉석식품)’ 소비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간편’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홍보로 EU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우리 농식품을 수입하는 독일 벤더 ‘KK Food’ 관계자는 “경기불황은 맞지만 EU지역에서 이색적인 식품에 관심 갖는 현지인들이 꽤 있기 때문에, ‘간편’이라는 특성을 살려 즉석쌀국수와 같은 컵누들, 즉석떡볶이, 잡채·만두 등 즉석냉동식품을 비롯한 RTE 제품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지 식자재시장을 적극 두드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영범 지사장은 “프랑스와 영국, 네덜란드 등지에서는 오리엔탈(아시안)마켓을 중심으로 우리 농수산식품 수요가 꾸준히 형성되고 있고, 한식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새송이버섯과 소스류, 면류 등 식자재 공급이 가능한 품목 발굴 및 홍보활동에 대한 수출업체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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