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열린 케이푸드 페어에서 많은 베트남 소비자들이 홍삼캔디를 비롯한 다양한 홍삼가공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아세안(ASEAN)시장은 한류를 좋아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리 농수산식품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원동력으로, 올해에도 꾸준한 수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와 수출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베트남·태국 등 수출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케이푸드 페어 개최 및 안테나숍 운영을 통한 유망상품 발굴, 현지 바이어 초청 팸투어 등 지원사업을 실시해 아세안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딸기·배 등 신선식품, 김치·고추장 등 전통식품까지 확대
베트남·태국 거점 5곳 도시 안테나숍 개설·팸투어 계획


▲현황 및 수출정책 추진방향=아세안시장은 2000년대 후반 들어 케이팝(K-Pop)과 드라마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들이 현지 젊은 층에게 각광받고 있는데, 이런 한류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우리 농수산식품으로 이어지며 수요가 꾸준히 창출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태국 등 아세안 시장의 잠재 핵심 소비계층이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0~30대에서 우리 농수산식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수출품목도 과거 참치, 닭고기, 라면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딸기·배·팽이버섯을 비롯한 신선농산물과 김치·고추장·막걸리와 같은 전통식품, 홍삼가공품, 조제분유 등 다변화된 것도 큰 성과다. 이 중 딸기는 현지인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2009년 30만6909 달러에서 2012년 165만4519 달러, 지난해 337만1689 달러를 기록하는 등 매년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우리 농수산식품의 아세안시장(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 할랄 3개국 제외) 수출실적은 2010년 4억6917만 달러에서 지난해 9억3638만 달러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수출 비중은 7.9%에서 11.5%로 상승했다. 특히 아세안 최대 수출시장인 베트남은 2010년 1억5315만 달러로 전체 수출국 규모에서 9위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억6090만 달러를 기록해 일본과 중국,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우리 농수산식품이 가장 많이 공급되는 국가로 올라섰다.

이처럼 성장세가 높은 아세안시장에서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올해 베트남과 태국을 거점으로 다양한 마케팅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소비저변을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고소득층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웰빙’에 초점을 맞춰 우리 농식품의 높은 품질과 안전성을 집중 홍보하는 한편, 홍삼가공품·김치를 비롯한 다양한 건강식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올 하반기에 베트남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우리 농식품의 대규모 홍보행사인 ‘케이푸드 페어(K-Food Fair)’를 개최해 신규 수요 창출에 나서고, 유망상품 발굴을 위해 동남아 5개 도시에 케이푸드 안테나 숍(Antenna Shop)을 개설한다. 아세안 지역 바이어들을 국내 수출 현장에 초청해 우리 농수산식품의 이해를 돕는 ‘팸투어’를 실시하고, 필리핀·미얀마 등 유망 지역의 대형마트와 연계한 홍보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김동관 베트남 하노이 지사장은 “꾸준한 수출 확대를 위해 아세안 지역 빅바이어 발굴과 함께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마켓 등 신규 유통 채널을 집중 공략해, 우리 농수산식품의 소비 외연을 확대하는데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류 의존 벗어나 고품질 중심의 차별화, 유망상품 개발
웰빙·유기농 식품 수요 꾸준…건강기능성 마케팅 강화를


▲전망 및 접근전략=IMF(국제통화기금)가 2019년까지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 지역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을 세계 평균치(4%)보다 높은 6%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고, 구매력이 높으면서 해외 식문화에 개방적인 젊은 층 인구가 꾸준히 확대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전문가와 수출업계 모두 올해 우리 농수산식품의 아세안시장 수출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송미정 aT 태국 방콕사무소장은 “태국은 근래 들어 쿠데타 등 정세불안으로 소비가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한국을 방문했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리 농수산식품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고,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가 최근 방영 중인 ‘태양의 후예’를 좋은 드라마라고 치켜세우며 자국민에게 시청을 독려할 만큼 한류 인기도 상당하다”며 “이런 분위기를 봤을 때, 우리 식품에 대한 현지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트남에 차음료를 수출하는 업체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유자차·대추차 등 우리 전통음료에 현지인들이 상당히 생소했는데, 요즘에는 한류 영향으로 별다른 거부감 없이 우리 음료를 마시는 소비자들이 많아 수출물량이 꽤 늘었다”며 “올해에는 현지 수입바이어 2개사와 추가로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라, 수출물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세안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수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고품질을 내세워 우리만의 특색 있고 차별화된 상품 개발 및 유망상품 발굴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김동관 지사장은 “지난해 1월 말 우리 딸기의 베트남 수출 길이 열린 것을 계기로, 최근 현지 대형마트와 연계한 딸기 판촉행사를 진행했는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현지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았다”며 “현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상품군을 발굴해, 중·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으로 홍보한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미정 소장은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 지역에서 최근 건강 컨셉의 웰빙·유기농 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홍삼·김치 등 전통식품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건강기능적인 측면을 집중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베트남에서 우리 식품을 유통하고 있는 현지 고급마켓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은 대개 대용량보다는 소포장을 선호하는 편인데, 차류·김치를 비롯한 한국산 제품 대부분은 용량이 커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며 “포장 규격을 줄이고, 낱개 포장을 한다면 지금보다 소비자들의 구매 빈도가 훨씬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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