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소술 명인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직접 차를 덖어 수제 명차를 생산하고 있다.

“차 문화는 나와 사회를 깨끗하게 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합니다. 좋은 차를 보급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차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기에 마지막 나의 사명이자 의무라는 각오로 사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50여 년 전 우리나라의 차 산업을 부흥시켜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지리산 야생차로 명품 ‘죽로차’를 만드는 홍소술(80) 명인의 소신이다. 그는 현재 막내아들이자 전수자인 홍창로(36) 씨와 함께 경남 하동 화개면에서 화개제다를 운영하며 차를 덖고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차 산업화에 뜻을 두고 차 사업에만 열중하다보니 2007년에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죽로차로 전통식품 명인(제30호)을 지정받았다.

50년 가까이 차를 덖어 온 홍 명인의 가장 큰 업적은 몰락했던 한국 차 산업을 부흥시키며 하동 화개지역을 야생차 생산지로 탈바꿈 시켰다는 점이다.

그는 “1950년대 화개 농민들은 야생차를 소의 꼴로 사용할 정도로 차 산업이 침체돼 있었는데 그때부터 농민들에게서 차 잎을 구매하기 시작했고 차밭을 조성하도록 유도했다”며 “지금은 차 산업이 화개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년대 후반부터 차 산업에 뜻 품고
화개지역 ‘야생차 생산’ 중추로
생산 6년 전부터 농약·비료 없이
차밭 만들어 ‘안전한 차’ 만들기 앞장
다도 형식 구애 받지 않는
차문화 정착 위해 학교에 무료 보급도

처음 홍 명인은 야생차 차밭 약 3000㎡(1만평)를 확보한 후 제1공장(1961년)을 짓고 본격적인 차 생산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차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때라 경영압박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1962년 홍차를 개발해 동서식품에 납품하면서 차 사업이 안정을 찾게 됐으며 1965년부터 수제 녹차를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안전한 차 생산을 위해 6년 전부터 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차밭을 조성했다. 현재 인증기관을 통해 9100㎡(3만평)은 유기농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1만5100㎡(5만평)은 무농약 차를 생산한다. 

화개제다는 현재 대중적인 차와 명품 수제차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차 산업 발전과 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자동화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개제다에서 생산된 차는 ‘옥로녹차’ 브랜드로 우전, 세작 등 다양한 차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마니아 계층을 겨냥해 손으로 딴 차 잎을 직접 덖어  ‘홍소술 명인’ 브랜드로 1년에 100개 한정 제작한다.

홍 명인은 “물론 손과 기계로 차를 덖으면 맛과 향이 차이를 보인다”며 “그러나 다양한 계층이 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저렴한 차 생산이 필요하기에 가능한 한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라고 밝혔다.

좋은 차를 생산한 덕분에 ㈔한국차인협회의 ‘올해의 명차상’을 수차례 수상했으며, 2001년 중국 국제명차대회 ‘은상’ 수상, 2004년 국제차문화대전 ‘소비자가 뽑은 맛있는 차’ 인기상 수상 등 화려한 전력을 가지게 됐다.

홍 명인의 바람은 ‘다도(茶道)’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에 차 문화를 보편화 시키는 것이다. 2008년 경남 980개 초·중·고등학교에 10만원 상당의 엽차 1200상자를 무료로 발송한 것도 차 문화를 전파하고픈 마음에서다. 그는 학교뿐 아니라 식당 등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곳에서 모두 차를 상용화해서 사회전반에 차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홍 명인은 “차는 식중독균 생성을 억제하는데 식중독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차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차 문화 정착을 위해 개인과 단체, 정부가 함께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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