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대중화’의 선구자

녹차 대중화에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서양원 명인이 차 밭에서 품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에서 수 십 년간 차(茶)산업을 위해 노력해온 한국제다 서양원 대표(79세)가 ‘황차와 말차’ 2품목 분야 전통식품 명인 제34호로 지난해 8월 지정됐다. 1951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녹차 산업을 발전시켜온 산 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70년대 초에는 오랫동안 명맥이 끊긴 한국 반발효차인 황차와 가루차인 말차를 재현해 이를 산업화시켰다. 그리고 해외수출까지 이뤄냈으며 지금도 차 고급화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로 상품의 우수성을 높게 인정받고 있다.

녹차-홍차 중간 ‘황차’, 가루차 ‘말차’ 명맥 이어
한국인 입맛 맞춰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 자랑
국제명차대회서 우수상 수상…국제적 명성도


황차는 황매라고도 불렸으며 우리에게 우롱차, 오룡차 등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녹차와 홍차 중간 정도인 50∼60% 발효시켜 만든 ‘반발효차’다. 한국 차 생산업체들은 5∼6년 전부터 반발효차 개발에 나섰으나 서양원 명인은 이미 20년 전에 반발효차 생산허가를 취득했으며 제품을 만들어왔다.

황차의 경우 발효가 중요한데 서양원 명인이 만든 황차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독특한 발효방법을 이용한다. 발효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함으로써 깊은 맛과 향이 오래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1차 발효 후 회전 틀에서 건조한 다음 2차 발효함으로써 일반 황차와 상품성을 차별화시켰다. 발효 된 후 색상은 약간 검붉은 색을 띄며 우려낸 차 색상은 붉은 황색에 가깝다. 한국다원 황차를 우려내 마셔보면 구수하고 그윽한 향이 녹차보다 강하며 담백한 맛을 띤다.

말차는 신선한 차잎을 쪄서 건조한 다음 차 맷돌에 곱게 갈아 만든 ‘가루차’다. 말차는 다기에서 거품을 내 마시기 때문에 찻잎 성분 중 물에 녹지 않는 비타민, 단백질, 섬유질 등을 모두 섭취할 수 있어 고급 차에 속한다. 이러한 말차를 만들 때 사용하는 차잎을 서양원 명인은 독특한 방법으로 생산한다. 봄날 어린 차 잎이 나오면 5월 초순부터 20일 정도 차광막을 씌워 햇볕을 가린 다음 수확한다. 이러면 차 잎에 탄닌 성분이 적게 축척돼 쓴 맛을 줄인다. 또 잎이 넓어지고 색상도 좋게 나온다.

서양원 명인은 “우리 말차는 고유의 색을 살리고 쓴 맛을 최소화해 부드럽고 구수한 맛을 내며 물과 혼합했을 때 완전하게 용해되는 것이 특징이다”며 “고급차이면서 구매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양원 명인은 1996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주최한 세계 차 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하면서 한국 차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2002년에는 국제명차대회에서 가루차, 우전감로, 감로 3개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한국차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서양원 명인은 그동안 청정지역이며 녹차 재배지로 최적지인 전남 장성·영암·해남에 약 3만㎡(10만평)의 자영 다원을 조성해 왔다. 여기에서 채취한 차로 좋은 차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서 명인은 “1980년대 ㈜태평양과 ‘설록차’ 제품을 만들어 녹차 대중화를 시작한 이래 국내 차 산업과 문화 기반을 다지는데 기여해 왔다”며 “이제는 우리 제품을 해외에 홍보하고 수출하는데 주력해 한국 차를 세계에 알리는데 여생을 받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명인은 1951년 ‘한국홍차’로 창립됐으며 1994년 상호를 한국제다로 변경했다. 그리고 1994년 두충차를 일본에 수출한 이래 1995년에는 작설차 완제품을 캐나다에 처음 수출했다. 2004년에 미국 LA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판매장인 ‘차생원’을 운영하며 한국 차와 차 문화를 홍보하고 있다. 문의:062-222-2902.
이동광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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