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산골이 부자마을로

내리마을은 지난 2001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되면서 도시민에겐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로 주민들에겐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토종꿀을 생산하기 위한 벌통.

“우리 마을로 놀러 오세요!”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내리. 군청이 들어서 있는 시내에서 자동차로 20~30분가량 레프팅으로 유명한 동강과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도로가 제대로 건설되지 않을 당시에는 리어카만 간신히 다닐 수 있고 강물이라도 불어나면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산골 중의 산골인 이 마을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내리마을은 78가구 157명의 주민이 거주하는데 거의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산이 가파르고 돌이 많아 고추와 배추 등 밭작물 중심의 농업으로 생업을 유지했던 곳이다. 이런 마을이 지난 2001년 산림청의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돼 도시민이 편히 쉴 수 있고 마을주민의 소득이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약 4년간 녹색휴양센터와 버섯 재배사 건설, 도시민의 편의시설 확충, 산나물 재배단지 조성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생산기반조성으로는 느타리 재배사6동, 표고 재배사 5동과 육묘장도 5400만원을 들여 6동을 지었다. 특히 토종벌 150군을 조성하고 산머루, 두릅, 오가피 재배단지도 조성했다. 이밖에 농특산물 판매대 4동과 이를 위한 저온저장고 등도 갖췄다. 생활환경개선사업으로는 도시민 볼거리 제공을 위해 마을내 성황당정비 신축과 정자, 삼림욕대와 자연발효화장실 등이 들어섰다. 산촌생태마을로 지원받은 자금 중 사전설계비를 제외한 12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

그야말로 산이 첩첩으로 둘러쌓인 산골에 10억원이 넘는 기반조성 자금이 투입되면서 괄목한 만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농가 주 소득원이 고추와 배추 등에서 산채, 송이, 느타리버섯, 산머루, 한봉(토종꿀) 등으로 다양화 됐다. 지난해 한봉만으로 마을에서 3억6000여만원, 송이 2억여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등 도시민들에게 판매할 물량이 없어 걱정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산촌생태마을 사업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마을 공동기금이 전혀 없었으나 사업 후 1억87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모두 마을 주민들이 협력해서 소득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다. 

마을이장인 권용섭 씨는 “산골 중의 산골인 이 곳 내리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주민들의 소득이 올라가고 주민 화합도 잘 되고 있다”며 “마을공동기금이 증가되면서 다양한 마을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내리마을은 마을공동기금으로 영농자금이 필요한 마을주민들에게 저리 대출을 실시,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이제 내리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하면 마을을 알리고 소득을 높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 최근 마을의 폐교를 활용한 민간 운영의 다구(茶具)박물관 관람을 마을을 찾는 도시민들에게 손쉽게 돌아보고 차도를 체험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송이와 연계한 내리 계곡축제를 실시하고 인기 높은 토종꿀의 브랜드화를 통해 내리 특산물을 도시민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아울러 마을공동기금으로는 눈썰매장과 토속음식점, 찜질방 운영 등으로 마을주민들의 겨울철 일자리 제공은 물론 사계절 체험공간으로 조성해 마을소득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준해 강원도 산림관리과  사무관은 “내리 산촌생태마을은 백두대간의 탁월한 자연적 조건과 젊은 마을주민들이 똘똘 뭉쳐 이뤄낸 결과”라며 “지자체에서도 마을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리 산촌생태마을은 지난 2월, 산림청이 실시한 우수 산촌생태마을 인센티브 평가에서 경영우수 마을로 선정돼 8000여만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 받았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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