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성의 이화종합식품(일품김치) 홍택선(54) 사장은 최근 해외 거래업체의 요청으로 급히 대만을 다녀왔다. 자사 김치를 취급하는 현지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제품철수 의사를 밝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홍 사장은 "당장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뢰해 ‘안전성 확인 증명서’를 받는 한편 현지 검역기관인 SGS에서도 검사를 거쳤다"며 "이를 근거로 유통업체에 안전성을 증명함으로써 겨우 정상 판매하는데 동의를 얻었다"고 안도감을 표했다.

해외 식품박람회에서 외국인들이 김치를 시식하고 있다.

검사기관 '안전성 확인 증명서' 신속 발급해외판촉전 확대·기생충 검사기준 마련도 김치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가 수출시장 회복이다. 김치 수출은 이달 초 안전성 파동 이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배추 등의 국내 원료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정안농산 염정선 차장은 "10월까지 1주일 2∼3 컨테이너(20피트)를 선적했는데 요즘은 1개로 줄었다"며 "현지 소비자들의 김치소비 정상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중소업체인 ㈜한일코리아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일본 수출이 전문인데 하루 8톤 생산에서 요즘은 1∼2톤으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배추 가격이 예년 120만원(5톤 트럭)에서 현재 350만∼400만원으로 올랐고 수출 주문도 감소해 어렵다"고 한숨지었다. 일품김치 홍 사장은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고 수출은 대만에 주력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낮지만 일본이 당장 50% 이상 감소했고 대만도 현상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7만 달러(200톤) 수출에서 올해 59만 달러가 목표로 10월말 현재 47만1000달러(156톤)를 기록했다. 전체 김치수출은 10월까지 2만8380톤(8250만 달러)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11월부터 주문이 급감해 올해 수출목표 1억1000만 달러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진영 aT 도쿄지사장은 "통관 정상화와 매장 판매가 지속되고 일본김치와 한국김치의 소비 특성이 달라 구매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시장 회복을 위해 우선 강조되는 것이 일본 등의 수입검사 완화와 소비자 신뢰 구축이다. 업계는 김치소비 정상화를 기다리면서 안전성 홍보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기한다. 현지 방송과 신문을 통해 국산 김치의 안전성을 알리는 전략이다. 국내 검역기관의 신속한 검사시스템 확보도 중요하다. 지금은 안전성 검사를 의뢰해도 1주일이나 소요돼 수출 걸림돌로 지적된다. 또한 기생충 검사규격 마련이 제기된다. 무조건 검출되지 않아야 되기 전에 어디까지 안전한지 합격기준과 원료 산지별, 공정별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도 않는 기생충 검사를 왜 했는지 의문인데 검사규격이라도 제시하라"고 성토했다. 특히 현지 언론매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안전한 생산공정과 검사과정을 보여주는 간접 홍보가 강조된다. 현행 연예인을 통한 판촉 홍보도 좋지만 외국 언론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김치의 안전성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치가 한국의 대표식품이란 문화 마케팅이다. 일본과 대만 중국 등의 '한류'열풍에 김치를 홍보하고 조류 인플루엔자(AI) 효능을 알리는 전략이다. 이와 연계해 aT는 현재 일본 대만 홍콩에서 김치 홍보판촉전을 진행중이다. 현지 바이어들이 유통매장에서 판촉 하도록 하고 시식비용과 POP광고 등의 비용 80%를 지원한다. aT 가공수출팀 서현동 차장은 "수출업체 요구는 정부 차원의 해외 홍보와 국내 검사기관의 신속한 증명서 발급, 기생충 검사기준 마련에 집중된다"며 "수출시장 회복을 위해 일본 대만 홍콩에서 판촉전을 시행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광운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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