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국산→브라질산으로 바꾸고
메뉴 가격까지 올려 ‘도마’
육계협회 “할당관세 중단” 목청


육계업계가 물가는 못 잡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배만 불리는 닭고기 할당관세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육계협회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닭고기 할당관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육계협회는 먼저 BHC치킨이 지난해 5월 국내 닭고기 수급 문제를 거론하며 순살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꿨고, 지난해 12월엔 85개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하며 브라질산 닭고기 메뉴 가격도 함께 올린 점(연합뉴스 2월 19일자 보도 등)을 알렸다. 

이에 대해 육계협회는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 가격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물가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를 통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국내산 닭고기의 절반 가격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값싼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를 주원료로 하는 BHC 순살치킨 가격을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치킨 가격보다 적게는 1500원에서 많게는 4000원까지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BHC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30%대로 국내 닭고기업체의 2~3%대 영업이익률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의 할당관세 정책은 물가안정에 협조하는 국내 닭고기업계를 외면하고 소비자에게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 실패한 정책이란 분석이다.  

육계협회는 “국내 닭고기업체는 일반 제조업체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도 원가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입추 물량을 늘리는 등)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혼신을 다해 협조하고 있는데 닭고기 수입의 반사이익은 소비자가 아닌 일부 프랜차이즈가 취하고 있으니 기가 차고 천인공노할 노릇”이라며 “결국 정부는 닭고기 가격을 인하한다는 명목하에 무관세로 닭고기를 수입해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또 “더 심각한 것은 정부의 무분별한 할당관세 정책으로 줄곧 80%대 이상을 유지하던 국내 닭고기 자급률이 지난해 77%까지 떨어진 점”이라며 “이로 인해 국내 육계 생산기반은 취약해지고 있으며 사육 농가의 생산감소는 농가 소득 하락으로 이어져 많은 육계 농가가 도산의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육계협회는 할당관세 전면 중단과 프랜차이즈업체의 가격 인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정부에 촉구했다. 

협회는 “육계농가도 우리나라 국민인데 정부는 우리 육계농가들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다. 정부는 육계농가 생존권을 위협하는 닭고기 할당관세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프랜차이즈의 가격 구조를 철저히 파악해 선량한 소비자와 생산자가 더 이상 피해 대상이 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더더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 문제들이 어떻게 처리되고 관철되는지를 지켜보며 생존권 사수를 위해 이 땅의 모든 육계인과 연대해 강경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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