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기재부 검토 움직임에
농식품부는 ‘함구’

지난해 수입 급증 기폭제
“국내 닭고기산업 타격”
육계업계 강력 반발 예고


지난해 닭고기 수입량을 급증시킨 '닭고기 할당관세'가 재연장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감지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닭고기를 포함해 어떤 물품을 할당관세 품목으로 올려놓을지 농림축산식품부와 논의할 계획이다. 아직 닭고기 할당관세 연장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할당관세 연장 건의가 들어왔냐’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먼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사항이기에 연장 건의가 왔는지 안 왔는지는 외부에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치솟은 생산비와 떨어진 소비력 사이에서 신음하고 있는 육계업계는 ‘할당관세 재연장을 논의하는 행위조차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무관세 수입을 골자로 한 닭고기 할당관세는 이미 한 번 연장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이를 단행했고 물가 인상 우려를 이유로 올해 3월까지 연장했다. 할당관세가 시행되며 2022년 닭고기 수입량은 19만5896톤으로 전년 대비 54%나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평년 수준을 웃도는 닭고기가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닭고기 가격 상승세를 이유로 할당관세를 또 한 번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은 겨울철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낮은 부화율과 종계 사육마릿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육계업계는 최근 들어서야 닭고기 가격이 올랐지 겨우내 낮은 가격대가 쭉 이어졌다고 밝힌다. 여기에 생산비는 크게 치솟아 겨울철 살림살이가 온전하지 못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월 한 달간 생계 유통(대) 가격은 1669원으로 2022년 1월(1767원)과 2021년 1월(1892원)보다 각각 5.5%, 11.8% 낮았다. 

더욱이 농업관측기관 관측 신호는 가격 상승 폭도 제한적일 것을 가리키고 있다. 향후 닭고기 시장 전망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지금 겨울철 기상 여건이 안 좋아 생산성이 떨어져 있고 부화율도 낮아 종계 사육마릿수가 줄었다. 이에 가격은 작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력이 매우 좋지 못해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계업계의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소비가 살아나야 할 봄철 이후까지 할당관세가 재연장되면 국내산 닭고기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할당관세 재연장 논의 시 육계업계의 강한 반발도 예고된다.

육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의 무분별한 할당관세 추진으로 수입 닭고기 물량이 54%나 급증했고, 이 외국산을 수입 취급 업체가 (소비 성수기까지) 쌓아놓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리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3월까지 연장한 것도 말이 안 됐지만, 닭고기 소비가 늘어날 봄철 이후까지 할당관세를 추가 연장한다면 정부가 국내산 닭고기산업은 쳐다보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논의의 테이블에도 올려선 안 되는 게 닭고기 할당관세”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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