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후보자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선제적 수급관리로 쌀값 안정
가루쌀 육성 지속 추진 의지
“청년·기업 찾아오는 농촌으로”
농촌소멸 대응방안 마련 강조  

논문 표절·불법 증여 등 논란
고액 추가수입 의혹 정면 반박

지난 12일 송미령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최근 민주당이 재추진하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된 정책 질의가 집중됐다. 송 후보자는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인 가격안정제 도입에 대해선 선을 긋고, 선제적인 수급관리와 다층적 경영 안전망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황근 장관의 역점사업인 가루쌀 육성과 관련해선 정책의 연속성을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송 후보자는 대체로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농촌소멸 대응에는 소신을 밝히며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선, 논문표절과 불법증여, 고액의 추가수입 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 주요 정책질의와 논란에 대한 후보자 답변을 정리했다.

▲양곡관리법 개정

이날 청문회는 쌀 청문회를 방불케 할 만큼, 관련 질의가 집중됐다. 송미령 후보자는 농산물의 가격안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 후보자는 “쌀 의무매입과 가격보장 등은 모두 과잉생산과 가격하락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선제적 수급관리로 쌀값을 안정시키고, 그게 부족하다면 다층적 경영 안전망 구축으로 소득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쌀값 20만원선 붕괴와 관련, 송 후보자는 “지난 11월 29일 정부가 농협이 보유한 올해산 벼 재고물량 5만톤을 매입해 식량원조에 활용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쌀값 하락세가 멈췄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쌀값 20만원 유지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루쌀 육성

정황근 장관표 정책인 가루쌀 육성에 대한 재검토 주문도 많았지만, 송 후보자는 지속적인 정책 추진 방침을 밝혔다. 송 후보자는 “정책의 연속성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가루쌀 정책이 초기다 보니 생산농가 간의 기술력 차이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재배 매뉴얼이나 기술교육을 강화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동시에 소비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송 후보자는 “가루쌀의 경우 ‘글루텐프리’로 밀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프리미엄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농촌소멸 대응

농촌정책 전문가인 송 후보자는 장관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농촌소멸 대응을 꼽았다. 송 후보자는 “농업과 농촌을 분리하는 기존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공간중심의 통합적 관점에서 농촌을 국민이 살고, 일하고, 쉴 수 있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면서 “농촌이 농촌다움을 유지하면서 청년층과 기업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소멸지역의 농지는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농촌의 빈집활용과 관련해서도 송 후보자는 “도시 청년들이 요구하는 임시거주 주택이나 워케이션 공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거공간 등 빈집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농촌 활성화를 위해 농촌지역 2주택은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도덕성 검증

이번 청문회에서 송 후보자의 논문표절과 불법증여, 고액의 추가수입 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 송 후보자는 논문 자기표절 등의 문제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이 미발표 논문이라 학술논문으로 제 논문을 옮기는 과정에서 인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했다. 또 아들에게 1억원을 불법 증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문제가 있다면 세무사와 논의해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농촌경제연구원 근무 당시 대외활동으로 인한 고액의 추가수입 논란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송 후보자는 최근 5년간 대외 활동으로 2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 부처나 현장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도 농촌경제연구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내부 규정에도 대외활동을 장려하고 있다”면서 “주말도 없이 일했고 내부 연구에서도 매년 우수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미령(56) 후보자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농촌경제연구원에 입사해 부원장과 농업관측본부장,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균형발전연구단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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