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승세 감당 어려워”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 최중락 더웰 대표가 파프리카 가격하락으로 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프리카 가격 떨어지는데
작년 16.5% 올해는 10.9% 올라
경기위축으로 소비둔화 심각
외국인 노동자 수급방안 개선
품목별 쿼터제 적용 검토를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매년 최저임금을 올리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농업현장에서 대응할 수 없도록 너무 가파르게 올라 감당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서 만난 농업회사법인 더웰 최중락 대표의 의견이다. 파프리카 가격은 매년 하락하는데 인건비가 지난해에 16.5%, 올해 10.9% 올랐기 때문이다. 매년 농자재 값도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농민들의 삶은 팍팍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더웰은 약 2만4750㎡(7500평) 규모의 유리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생산하고 있다. 최중락 대표의 부친 최종성 전 대표가 1996년 설립한 영농조합법인 화성21을 지난 2017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회사 명칭까지 개명해서 운영 중이다. 파프리카는 매년 11월부터 익년 7월까지 국내 70%, 수출 30%를 유지하고 있다. 단위면적당(3.3㎡)당 생산량도 65kg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최중락 대표는 “2014년 이전에는 연간 매출은 20억원 내외였는데 이후 매년 1억~1억5000만원씩 감소하고 있다”라며 “그러다보니 순이익은 점점 줄고 있으며, 노후화된 시설 보수비용을 비롯해 원금 및 이자상환 등으로 인한 지출이 많았던 2016년에는 5000만원 적자를 봤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3월 평균 가격을 보면 2013년에는 5200원(가락동도매시장 1kg 기준)대였으나 △2014년 4600원 △2015년·2016년 4200원 △2017년 3500원대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런데 올해 소비 둔화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하락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락동도매시장 관계자들이 경기위축으로 인한 여파로 물량 분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중락 대표는 “파프리카 가격이 현상유지도 못하는 현실 속에서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오르다보니 이제 인건비가 생산비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라며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고수하려면 시설농업을 비롯한 농업 전반적인 대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농업현장에서 지속적인 최저임금 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품목별 쿼터제 적용, 외국인노동자 수급 방안 개선 등을 요구했다.

최 대표는 “현재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10명 내외인데 매년 수련된 인력 중 1~2명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라며 “더구나 농가에서 숙련된 직원에게 더 월급을 주려해도 여력이 안 되고, 신규나 경력 직원이 비슷한 월급을 받다보니 근로의욕 하락 및 기술력의 평준하향마저 우려돼 개선책이 필요하다”라고 하소연 했다.

이와 함께 최중락 대표는 “현재 정부차원의 파프리카 육성 정책은 있어도 가격조정 정책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모든 농산물은 적정 수요라는 것이 있는 만큼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서 더 이상 재배면적이 늘어나지 않도록 품목별 쿼터제를 도입해 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끝>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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