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안전기준 지키지 않으면 시장서 경쟁 어려워”

▲ 박인호 자연터 대표가 컬러방울토마토 안전관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불시 조사 대응
국제 수준에 맞춰 수출 모색
외래병해충 대응체계 시급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는 국내에서 안전사용기준이 설정된 농약만을 사용하도록 관리함으로써 농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다. 제도 도입 취지만 보면 농민단체나 소비자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런데도 농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정부가 도입 방침에 따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파생될 문제점의 심각성을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현장에서는 안전한 농산물 공급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생산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대형유통업체 등 소비지 유통채널과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하는 생산자 조직에서는 농산물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자 생존 방식이다.

무지개(컬러)방울토마토 생산으로 유명한 농업회사법인(주)자연터(경기도 고양시 소재)도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생산자 조직 중 한 곳이다. 자연터 박인호 대표는 지난 2013년 이스라엘 종자회사에서 개발한 컬러방울토마토 품종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업적인 재배를 성공시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인호 대표는 2008년에 우연히 참석한 국제 식품박람회에서 컬러방울토마토를 접한 이후 5년 동안 직접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 적합한 재배환경을 알아내는 연구에 주력해 왔다. 그리고 대량 생산 기술에 성공하면서 연중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에서 참여 농가를 모집했다. 현재 전국 63농가가 23만1000㎡(7만평) 규모에서 남부, 중부로 나눠 4계절 순환하면서 수확한다. 주력 공급처는 140여개 이마트와 180여개의 애브리데이 기업형 슈퍼마켓, 수도권 편의점 등이다.

박인호 대표는 “지금 행정기관과 소비자단체가 대형할인마트 등에서 매월 1회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다”라며 “특히 소비자단체는 불시에 제품을 구매해 잔류농약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농약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부분 농가는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 인증에 준하는 재배 관리기준에 맞춰 재배하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무농약으로 생산하고 있어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시행에 걱정은 덜한 편이다.

박 대표는 “관리일지 작성의 번거로움 때문에 GAP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기준을 지키고 있어 언제든 인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며 “우리를 비롯해 전국 토마토 시설농가들은 기본적으로 농약안전관리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자연터는 2016년부터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했다. 국제적으로 토마토 및 가공품 시장이 팽창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자연터는 설립 5년 차인 지난해에 5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앞으로 소비자와 더욱 가까워지기 생산 및 가공 체험 등 6차산업을 추진하고, 해외시장 진출 기회도 늘려갈 예정이다.

박인호 대표는 “토마토 생산과 유통, 가공시장까지 진출한 상황이고, 국제 경쟁력까지 갖추려면 안전성 측면에서 생산자는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더구나 유럽으로 공급되는 토마토 물량의 50% 정도를 중국에서 생산해 충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내 농산물의 안전성 기준도 국제 수준에 맞춰 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처럼 유래 없는 폭염 등 기상이변에 대한 대응방안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인호 대표는 “7~8월 40℃를 넘나드는 고온으로 인해 작황부진이 심각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또 외국 병해충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농가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