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갈등, 상생 프로젝트로 해소하자"

단편적인 해결에서 벗어나
원천적 상생 방법 찾아야
필요따라 연구용역 진행을

배추 저장물량 전수조사로
출하자 신뢰 확보 ‘성과’
올핸 김치 소비 홍보 늘릴 것
물류개선·포장화 사업도 지원


농산물 도매시장은 공익적 기능으로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으로 외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도매법인들에 대한 내·외부적 갈등은 도매법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보는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 대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2018년 사업계획과 함께 출하자 지원과 유통주체 간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 봤다.

이정수 대아청과 대표는 그동안 불거져 왔던 가락시장의 유통주체 간의 갈등 해법의 한 방안으로 이른바 ‘도매시장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정수 대표로부터 올해 도매시장 주요 이슈 및 눈에 띄는 사업, 유통주체 간의 상생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 봤다.

-지난해 업계를 돌아본다면.
"지난해는 기상여건이 좋지 않아 걱정이 컸다. 여기에 무와 총각무의 하차거래 실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출하자들을 포함해 유통주체들의 이해와 양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본다. 다만 이 과정에서 포장 출하로 인해 출하주들께서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이러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추가 비용이 농가 수취가격으로 이어지는 유통시스템이 된다면 좋겠다."

-가락시장을 포함해 도매시장을 둘러싼 이슈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주요 이슈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도매시장이 다양한 유통주체들이 있다 보니 여러 갈등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러한 갈등의 해결 방안이 단편적으로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종합 갈등 해소 프로그램 같은 것을 운영해 봤으면 한다. 일종의 도매시장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연구용역도 주고 그 결과에 따라 서로 상생하는 원천적인 방안을 찾아 보자는 것이다. 올해 가락시장의 큰 이슈는 단연 시설현대화 2단계 사업이 될 것이다. 2단계 사업이 성공을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또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상장경매 주체들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시장도매인제 도입 논란이 불거지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시설현대화를 통해 물류의 개선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지 검증되지 않은 제도를 도입해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은 자중해야 한다고 본다."

-대아청과의 올해 눈에 띄는 사업이 있다면.
"본사는 2011년부터 전국 최초로 배추 저장물량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출하자들로부터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특히 올해는 저장창고에 대한 실사까지 진행해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려고 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정보가 없어 출하시기를 잘 못 잡아 손실을 봤다면 이제는 정보에 근거한 생산과 출하를 하게 됨으로써 농가 수취가격 제고에도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또한 올해는 김치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김치 소비를 늘리는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소비자를 초청한 산지투어와 김치 만들기 쿠킹 클래스 등이 그 예다. 여기에 저장 마늘의 매수사업과 깐마늘 임가공 사업을 겸영사업으로 진행하는가 하면 경매 위주에서 벗어나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도매법인의 주요 역할인 출하자 보호와 이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도매시장법인은 출하주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넓은 의미에 도매시장법인의 공공성과 부합이 되고 출하주 서비스를 통해 농산물 수급을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안전성이 보장된 농산물이 도매시장에 유입되도록 출하자 지도를 해야 한다. 여기에 도매시장의 물류개선이나 포장화 사업도 적극 지원하는 것이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이라고 본다. 대아청과는 올해 하차거래와 맞물려 출하주들이 새로운 제도 시행에 따른 여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물류 개선 지원금이나 포장화 지원금 등을 계획하고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제도 시행에 따른 출하자 손실을 지원하는 방안도 갖고 있다."

-출하자 당부와 함께 도매법인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 한다면.
"현재 가락시장이 당면한 유통주체와의 갈등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물류 장비의 관리 시스템 역시 중요하다. 도매시장에 출하된 농산물이 있어야 할 공간을 물류 장비가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공간의 효율화에서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물류 장비의 공동 관리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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