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중도매인과 대화의 장 마련할 것"

이원석 중앙청과 대표는 도매법인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로 출하자들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종자 선택에서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중도매인들과의 대화의 장을 자주 마련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며, 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원석 대표를 만나 도매시장 유통주체 간의 상생 해법 및 중앙청과의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중도매인과 함께 산지 방문
입장 설명하면 오해 사라져

종자 선택부터 판매까지 책임
출하자 고소득 올리는데 최선

사과·배 판촉행사 등 홍보 강화
포장화 통한 물류 개선 힘쓸 것


-지난해 업계를 돌아본다면.
“지난해 전국 도매법인들의 매출이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상이 뒷받침되지 못하다 보니 도매시장 전체가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가운데 매출의 정체 원인으로는 소비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장기 경기침체의 원인 초기 현상이 소비감소, 고령화, 1인가구 증가로 분석됐는데 우리의 현재 상황이 그렇다. 일본이 농산물 소비감소 해결을 위해 소포장이라는 것을 선택했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앙청과에서 처음 시작한 감귤 소포장이 그렇다. 결국 포장화를 포함한 물류 개선이 향후 출하주나 유통주체 모두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가락시장을 포함해 도매시장을 둘러싼 이슈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주요 이슈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가락시장의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시설현대화사업 2단계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가락시장만의 현대화를 생각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 가락시장 주변 환경이 더 변화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 단지나 상가 단지가 들어오면서 차량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교통 상황이 반영된 시설현대화사업이 진행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상장예외품목에 대한 문제도 분명히 했으면 한다. 가락시장은 여의도 증권거래소가 주식의 시세를 형성하는 것처럼 농산물 대표 시세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상장예외품목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 이런 대표 시세가 왜곡될 수 있다. 그만큼 가락시장의 상장예외품목 지정은 신중해야 한다.”

-중앙청과의 올해 눈에 띄는 사업이 있다면.
“전통적인 과일 품목들인 사과나 배 등의 소비가 감소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따라서 이들 품목의 소비 활성화를 위한 판촉행사와 소비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편의점의 컵 과일 제품이나 사과 자판기 등의 다양한 판로방법을 고민하는 동시에 국산 과일의 기능성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역할도 해 볼 예정이다. 도매시장을 얘기할 때 물류 개선이 빠지지 않는다. 물류 개선은 포장화와 연결된다. 수박 하차경매에서 중요한 것이 포장이었는데 당시 중앙청과에서 옥타곤 박스를 개발해 산지에 보급하면서 물류 개선에 도움이 된 것은 나름 성과다. 마찬가지로 다른 품목에서도 포장화를 통한 물류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생각하고 있는 것이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혼합한 포장인데 이럴 경우 경매시간이 걸림돌이기는 하다. 결론적으로 산지의 포장화를 돕고 이것이 물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도매법인의 주요 역할인 출하자 보호와 이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도매법인이 출하자들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에 어떤 농산물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지를 고민하고 제안하는 것이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종자 선택에서부터 판매까지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종자 회사와 연계해 출하자들에게 품종을 제안하고 이 품종이 도매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

-앞으로 도매법인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 한다면.
“도매시장은 혼자만 잘 해서 되는 영역이 아니다. 산지와 도매법인, 중도매인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서 충실하고 더불어 가야 농산물 유통 분야도 성공할 수 있다. 시장은 사람의 온기가 있고, 향기가 나는 곳이다. 그만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대화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산지 출장을 가더라도 중도매인과 함께 가면서 산지를 방문해 출하자의 입장을 같이 경청하고, 시장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면 오해도 불신도 사라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산지와 중도매인, 도매법인이 대화를 통해 입장을 이해하고 그러한 장이 자주 마련된다면 유대도 깊어질뿐더러 가락시장이 사람 향기 나고 온기가 넘치는 명품 시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를 위해 주어진 역할을 다 하겠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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