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거래선 확보 노력…장기예약형 거래 구현할 것"

 

농산물 적정 가격형성 노력
생산자에 정보제공 힘쓸 것 
시장내 모든 유통주체들 
신뢰·존중으로 힘 합쳐야


“도매시장은 유통주체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칫 서로의 간극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를 극복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가 신뢰와 존중이 바탕이 된다면 갈등도 극복하고 도매시장도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규석 동화청과 대표는 도매시장의 유통주체 간의 갈등이 극복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 전제로는 상호 신뢰와 존중을 꼽았다. 고규석 대표에게서 올해 동화청과의 사업계획과 함께 도매시장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를 돌아본다면.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도매법인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재배기술이나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개나 제품의 상품화 등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도매법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했는지 돌아보자는 것이다. 질책은 달게 받겠다. 그러나 도매법인의 부족한 역할에 대해서는 좀 더 잘할 수 있는 격려와 응원도 해 준다면 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해 가락시장을 둘러싼 주요 이슈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가락시장의 올해 주요 이슈는 단연 시설현대화사업이다. 이 시설현대화사업은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이뤄져야 한다. 생산자들은 귀하게 생산한 농산물의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데 이 농산물이 도매시장에 들어오면 상온에 그대로 노출된다. 따라서 우선 경매장의 면적을 충분히 확보하고 여기에 저온저장 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저온저장 시설을 중도매인들이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 공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국 미래를 보고 어떤 선택이 중요한지 판단을 잘 해야 한다고 본다.”


-동화청과의 올해 눈에 띄는 사업이 있다면.

“그동안 도매법인들이 경매 위주의 사업을 펼치다 보니 산지 역시 경매 중심의 생산이 이뤄졌다고 보인다. 이렇다보니 대형 유통업체와 일정한 단가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산지 확보는 미흡했던 것 같다. 이에 동화청과는 경매 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대형 거래선들과의 거래를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는 도매시장이 외부 시장과의 경쟁력에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실질적인 정가·수의매매인 장기예약형 거래를 구현하기 위한 일환이다. 또 중소형 식자재 업체에 농산물 원물 공급을 위해 납품 맞춤형 농산물 전문 산지를 개발하거나 계약재배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매법인의 주요 역할인 출하자 보호와 이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생산자에게는 생산원가 이상의 적정 가격을 보장해 주고, 소비자에게는 양질의 농산물을 적정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도매법인의 주도적인 역할이다. 그런데 대형 유통업체나 온라인 유통에서 직거래 등을 통해 이러한 역할을 주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도매법인이 적정한 농산물 가격형성은 물론 물류효율화에 소요되는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도매법인 혼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정부의 여러 지원사업들과 병행하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아울러 도매법인은 생산자들이 우수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상품화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중도매인들의 영업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도매시장에서 유통주체들의 상생 발전 방안은.

“가락시장의 분산주체인 중도매인들의 입지가 소비지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점차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매법인은 중도매인들이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하도록 지원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유통주체들 각자의 역할이 있는 만큼 기본적인 규칙만 정해 놓으면 서로 협력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계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측면에서는 일말의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 도매법인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 한다면.

“도매시장은 이해관계가 첨예한 곳이기에 자칫 간극이 벌어지기 쉽다. 그러나 시장 내의 모든 유통주체들이 합심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신뢰한다면 정말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갈등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도매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 도매법인 역시 서로의 이해관계를 떠나 농산물 유통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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