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감’으로 만감류 노지재배 길 터

▲ 지난 21~22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감귤 전문가와 함께하는 신품종·신기술 개발협의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신품종 감귤의 맛을 보고 있다.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고, 올해 시세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감귤이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 감귤 신품종 정착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지난 21~22일 제주 서귀포 켄싱턴리조트에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제주도농업기술원이 공동 주관하고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후원한 ‘감귤 전문가와 함께하는 신품종·신기술 개발협의회’가 진행됐다. 도매시장 관계자와 감귤 농가 등 80여명이 참석한 이번 협의회에선 신품종 감귤의 평가와 더불어 시장에서 원하는 감귤 상품 등 감귤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고당도 소과형 감귤 ‘미니향’
11월 중순 이후 출하 주목
‘무봉’ 수입 자몽에 도전장
주스 등 가공용 접근을

▶시장이 원하는 감귤은
당도만큼  외관도 중요
품질 균일하게 선별 잘해야


▲감귤 소비 트렌드는=국내산 과일 소비가 품목별로 들쑥날쑥한 가운데 감귤은 복숭아, 사과와 더불어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대표품목이다. 이날 ‘감귤류 소비트렌드의 변화와 특징’을 주제 발표한 위태석 원예원 연구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에게 감귤 소비 변화를 조사한 결과 1년 전에 비해 감귤 구입량이 줄었다는 비중은 6%였던 반면 구입량이 늘었다는 비중은 20.2%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감귤을 구입할 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맛, 신선함, 크기, 가격, 껍질의 두께, 색상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감귤 크기론 59~62mm가 40.2%로 가장 선호했고, 54~58mm(33.2%), 63~66mm(14.0%), 49~53mm(10.3%) 순으로 조사됐다. 맛과 관련해선 단맛만 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54%)이 전체적으로 달지만 새콤한 맛도 있는 맛을 좋아하는 이들(46%)보다 조금 많았다.

위태석 연구사는 “소비자는 크기가 커도 당도와 맛이 좋고, 오래 저장해도 무르지 않고 썩지 않는 감귤을 원한다. 유통업자도 당도가 높은 품종이 개발되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귤 신품종 소개 및 평가=이런 소비 트렌드에 부합키 위한 신품종 감귤이 이날 소개됐다. 원예원 감귤연구소가 개발한 감귤 신품종은 2004년 제1호 신품종 하례조생이 육성된 이래 2016년까지 22개 품종이 빛을 봤다. 이 중 이날 선보인 신품종 감귤은 ‘신예감’, ‘미니향’, ‘무봉’이었다.

이 중 신예감은 12월 중하순이 수확기로 2016년 농가 보급을 시작했다. 껍질은 얇은 편이나 껍질 벗김이 수월하고 과즙이 많아 식감이 좋다. 신예감은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만감류를 노지에서 재배하기 위해 만든 품종으로 앞으로 만감류를 이끌어갈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니향은 명칭에서도 느껴지듯 고당도 소과형 감귤 품종이다. 내년도 농가 보급을 할 예정이다. 12월 상순이 수확기며 당도는 15브릭스에 이른다. 무봉은 수입 자몽을 대체하기 위해 육종됐다. 자몽처럼 당도와 산도가 높으며 쓴맛이 있지만 기능성 물질이 타 감귤 대비 높은 특징을 지닌다.

이번에 소개된 신품종을 맛본 도매시장 경매사들은 각 품종별 장단을 나눠 평가했다. 신예감은 맛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줬지만 노지감귤의 성출하기인 12월 하순에 본격 출하되기에 기준 당도를 좀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니향은 11월 중순 이후부터도 출하될 수 있기에 김장 등으로 감귤 소비가 안 좋은 시기에 당도도 높고 과도 작아 감귤 소비를 올릴 수 있는 특색 품종으로 평가됐다. 다만 소과이기에 까먹는 데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봉은 기능성을 중점 홍보하면서 한편으론 직접 먹기엔 산도가 높아 자몽처럼 주스 등의 가공용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장이 원하는 감귤=가락시장 내 최대 감귤 거래법인인 서울·중앙청과 경매사들은 시장이 원하는 감귤의 상품 특성도 알렸다.

고길석 중앙청과 이사는 과거와 현재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소개하며 현재 소비 트렌드에 맞는 출하를 당부했다. 고 이사는 “과거엔 당도 위주의 상품 구매를 했는데 최근엔 당도만큼 외관도 구매 요인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과거 브랜드 위주의 구매를 했다면 이제는 브랜드보다 직접 상품을 감정 후 구매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과거에 비해 현재엔 중량 및 속박이에 대한 감정이 철저하고, 선구매 후판매 방식에서 선발주 후구매 방식으로 구매 행태도 변하면서 소포장 출하를 시장에서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고태호 서울청과 차장은 시장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 차장은 “법으로 강제하는 것도 아니기에 5kg 포장이냐, 10kg 포장이냐는 논란은 이제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가격이 더 나오는 쪽으로 포장해 출하하면 된다”며 “중요한 건 한 포장 상자 안에서 품질이 모두 균일할 수 있게 선별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부분 수확을 통해 고품질 감귤이 시장에 출하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극조생이 출하되는 10월엔 부패 비중이 높은 극소과는 출하를 자제했으면 한다. 송품장 작성, 적정 운송차량 운영 등도 시장에서 원활한 상품 배분으로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중요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끝>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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