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품종 배 개발협의회에선 다양한 신품종 배가 소개됐다.


침체된 국내산 과일 소비를 다시 살리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신품종 과일들이 12월 주산지를 돌며 시장 정착 가능성을 타진한다. 신품종 개발을 주도하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주최하고 신품종을 시장에 전파할 도매시장법인 단체인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후원하는 ‘과일 신품종 평가회’가 각 품목 주산지에서 진행되는 것. 8~9일엔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에 있는 농진청 배연구소에서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배와 단감과 관련된 신품종 평가회가 진행됐고, 18일엔 전남 남해에서 키위, 21~22일엔 제주에서 감귤 신품종 평가회가 예정돼 있다. 배를 시작으로 단감, 참다래, 감귤 신품종을 연속으로 소개한다.

신품종 소비 평가 긍정적
'맛있는 시기' 판매 지향을
홍보 강화가 필요한 시점 


▲배 신품종 소개=‘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개발, 경매사와 함께하는 신품종 배 개발협의회’로 이름 붙여진 이번 배 신품종 평가회에선 배연구소에서 육종한 다양한 신품종들이 도매시장 관계자들에게 선보였다. 무엇보다 배 품종이 신고라는 특정 품종에 쏠려 있어 이번 신품종 배에 대한 주목도는 유독 컸다.

신품종 배로 한아름, 조이스킨, 신화, 슈퍼골드, 그린시스, 만황, 원교나-71호 등이 소개됐다. ‘한아름’은 여름철인 8월 중순부터 유통할 수 있는 조생종 품종으로 작은 과실로 인해 일상 소비용 과실로 사랑받을 가능성이 크다. 무더운 여름 피서지에서 직판 행사를 한 결과 시원하고 맛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맛있는 배가 시즌 첫 출하를 한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조이스킨’은 껍질째 먹는 배로 소비편이성을 강화한 품종이다. 크기도 300g 정도로 작아 급식용이나 1인 가구 소비 등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고보다 15일 이상 성숙기가 빠른 ‘신화’는 이른 추석에 적합한 품종이다. 과일 변색도 잘 이뤄나지 않아 조각 과일을 만들었을 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이스킨과 같이 단체급식 메뉴로의 개발 전략 수립도 요구되고 있다. ‘슈퍼골드’는 9월 상순이 숙기이며 감칠맛을 곁들인 단맛이 난다. 맛이 깊고, 청량감이 있어 식미가 우수하다는 평도 듣고 있다. ‘그린시스’는 검은별무늬병에 강한 내병성 계통의 초록과피 배로 원형의 갈색배가 식상한 젊은 층에 인기를 끌 것으로 주목된다. ‘만황’은 장기 저장이 가능해 다음 해 배꽃과 함께 즐기는 장기저장용 배다. 배꽃 축제와의 연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선보인 ‘원교나-71호’도 이날 평가회에 나왔다. 과실이 작아 껍질과 과심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먹기 쉬운 배인 원교나-71호는 소비 편리성 강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배 신품종 평가= 배의 경우 신품종 배 일부가 시장에 조금씩 나오고 있고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도 많아 홍보가 가장 큰 과제로 주어졌다. 홍보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시장에 정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상혁 서울청과 경매사는 “배 시장은 이제 저장보다는 가장 맛있는 시기에 팔 수 있는 소비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 시기에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신품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아름 등 배 신품종은 이제 서서히 시장에 정착되고 있고, 소비 평가도 긍정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홍보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가락시장의 이승환 중앙청과 경매사는 “신품종 배는 선물 등을 통해 맛을 들이는 단계가 선행돼야 한다”며 “풋사과처럼 배의 다양한 기능 성분들을 알리고, 홍보 전략도 배는 귀신이 먹는 과일이 아닌 귀신도 먹는 과일이라는 등의 사고 전환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배 시장을 신고 위주의 제수용 시장과 신품종을 중심으로 한 일반 소비 시장으로 나눠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현 대구중앙청과 경매사는 “신고는 제수용 시장으로 한정하고, 중소형과나 껍질째 먹는 신품종 위주로 시장을 나눠 배 소비전략을 세워야 하고 그에 맞는 홍보도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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