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안전장치…‘흉기’로 돌변농기계 안전사고로 인한 농민들의 신체 및 재산 피해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기계는 타 자재와는 달리 인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 소비자보호원 자료에 따르면 안전사고 발생률이 경운기 18%, 트랙터 11%, 콤바인 12% 등으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같은 농기계 안전사고는 운전자 과실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동불량 또는 안전장치 미흡과 열악한 작업환경에 의한 원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본보는 3회에 걸쳐 농기계 안전사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고 감소를 위한 대책을 모색해 본다. ○차체 수평유지 장치 등 거의 없어 전복 ‘속수무책’ 작동 불량 사례도과거 농기계 사고는 주로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고 각종 체인과 벨트류 그리고 날카로운 칼날 등이 그대로 노출돼 손가락 등 신체 일부가 끼여 다치거나 절단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보급대수 증가와 농기계 대형화로 인명피해까지 속출하는 등 사고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승용이앙기도 예외는 아니다. 식부부가 뒷부분에 있기 때문에 논에서 농로로 이동하거나 급경사지에서 작업할 경우 뒤로 전복되는 것이다. 결국 농사일에 없어서는 안될 농기계가 자칫 사용을 잘못할 경우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기계 사고는 또 농작업 도중 농기계 안전성이 미흡하거나 농작업 지형의 열악, 작동 불량 등으로 인한 사례도 빈번히 나타난다. 울산시 울주군 유모 씨는 얼마전 자신의 배과수원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유 씨는 숨진 날 아침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스피드스프레이어(SS)기로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과수원은 대체로 급경사지에 위치해 있는데 이날 유씨도 SS기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복사고로 피해를 입은 것이다. SS기는 500ℓ 정도의 농약을 싣고 있어 무게중심이 높아 전복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운전자를 보호하는 구조물이나 차체 수평유지 장치, 전복 위험 경고 장치 등이 전무하다. 만일 이러한 장치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유씨의 사고는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충남 서천군 임 모씨는 농기계 작동 불량으로 어처구니없이 목숨을 잃었다. 60대 후반의 임 모씨는 지난 2월 자신의 하우스에서 관리기로 밭갈이 작업을 하던 중 관리기와 하우스 기둥 사이에 몸이 끼여 숨진 것으로 추측됐다. 임 모씨는 평생 농사일을 지으면서 수년간 관리기를 이용했기 때문에 본인의 부주의보다는 관리기의 작동불량에 의한 것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트랙터 전복사고나 도로 주행 중에 자동차가 추돌하는 등의 안전사고 역시 줄지 않고 있어 재산피해, 사고로 인한 장애 등 농민들의 연쇄 피해가 늘고 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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