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과 달리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점차 고급화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할인점과 슈퍼마켓이 대형화로 물량공세적 판매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백화점은 고급화와 차별화로 업체간 경쟁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보다 질’ 고급화로 간다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백화점 매출규모는 15조2000억원, 지난해 전국 106여개의 백화점에서 17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1년만에 12.4%의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인구수와 할인점·TV홈쇼핑 진출로 보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L,H,S백화점 등 대형사들은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고급화를 통한 마케팅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농산물을 포함한 1차식품은 전체 매출규모 중 10%를 넘지 못하는 가운데에서도 다른 상품 구매율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백화점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계절별 첫 출하품과 환경농산물이나 지역 유명브랜드 등 차별화된 상품을 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백화점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는 1차식품 밖에 없기 때문이다. L백화점에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의 담당자는 “최근 할인점의 증가로 매출이 예년보다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지난해 셔틀버스 운행 중단으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1차식품의 거래가 다소 부진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품질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산지개발과 물류비 절감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백화점들도 기존의 수수료 판매에서 전문업체를 통한 판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수료 운영시에는 유통환경변화에 입점업체들의 대응력이 부족하고 품질의 동질성 미흡, 관리소홀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전문업체(Vendor)를 활용할 경우 농산물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최근 H백화점이 농산물에 대해 전처리시스템을 활용한 판매기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식문화를 고려한 소비자 중심의 판매기법을 새로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화점의 원스톱쇼핑(one-stop shopping) 문화와 맞벌이 부부의 등장으로 가공된 농식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백화점이 특상품 위주의 생식품 판매에서 중하품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판매까지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백화점들의 움직임은 소비지 유통환경과 식문화의 변화에 부응한 자국책이라 볼 수 있지만 실상 농산물의 판매시스템 구축은 다른 상품보다 활발하지 못하다. 수수료 매장운영을 탈피하기 위해 직영체제를 유지하려면 인력고용과 인건비의 부담, 그리고 관리가 두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1차식품에 대한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타 공산품보다 매출규모가 적어 투자대비 수익이 적다는 경영분석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 그러나 최근 일부 백화점들은 농산물 판매의 중요성을 인식, 전문업체와 연계한 새로운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의 전창곤 연구위원은 “백화점들의 이러한 마케팅 변화를 농민들이 정확히 분석하여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치선 기자 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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