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상품·소포장 구비, 대형 할인점이 좋아” 전자상거래 규모도 갈수록 증가추세전국 농수산물 도매시장 유통의 50% 가량을 취급하고 있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예년과 달리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지난해 거래금액이 전년대비 2.4% 증가됐으나 거래물량은 2.6%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농산물도매시장이 새로 개장돼 물량이 분산되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비지 대형할인점과 유통센터 등 새로운 유통기구의 등장이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농산물 전자상거래의 확대로 도매시장을 찾는 이용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부는 최근 농산물 직거래 규모가 지난해 7조7770억원으로 전체 유통량의 2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98년 대비 4.6배 신장한 것으로 지난해 1조4000억원의 농산물 유통비용을 절감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전자상거래와 우편판매 등 무점포 판매로 2653억원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농산물의 거래가 기존 공영도매시장에서 점차 소비지 유통업체와 무점포 판매 쪽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농산물 구매패턴도 이들 판매처의 여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특히 눈에 띄게 바뀌고 있는 분야가 농산물 전자상거래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거래규모가 3조 3471억원으로 총 소매판매액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농산물 관련 품목의 거래액이 2036억원으로 전체 사이버쇼핑몰 거래액의 6.1%를 점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물류비 증가로 거래값이 시중 판매값과 큰 차이가 없지만 점차 값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이러한 소비자들의 농산물 구매패턴 변화는 곧바로 소비지 유통업체들의 매장으로 전달되고 있다. 최근 대형 할인점들이 도매시장을 이용하지 않고 산지에서 원하는 고품질 상품을 직접 골라 자체 물류망을 통해 유통시킨 뒤 소비자가 원하는 소포장으로 판매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다. 할인점들의 구매물량 규모가 커지고 특상품 위주의 거래가 늘자 산지에서는 중하품의 처리문제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설 기간 중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중하품 물량이 몰려 판매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불만을 터트린 중도매인들의 볼멘 소리는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도매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가 많이 찾는 소포장이 거래되고 있지만 현 도매시장 물류체계상 비용이 많이 들어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물량의 거래값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도매시장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주 거래처인 도심 중소 농산물 판매상들의 영업부진이다. 지역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 중소 상점 100여개가 영업부진으로 휘청거릴 수밖에 없어 이들 영세상인들의 도매시장 이용율이 떨어진다. 소비자들도 값싸고 깨끗하며 다른 생필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는 할인점과 백화점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 도매시장의 경쟁력은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 그 만큼 소비지 농산물 유통환경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홍치선기자 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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