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질’기준 등급판정 정착 우선

현재 ‘육량’으로 구분…고품질 농가만 손해소매단계서 등급별 판매시 가격 차별화 가능브랜드 냉장육 15~20% 높은값…활성화 필요 인천 서구에 사는 한 주부는 인근에 위치한 마트와 정육점을 통해 매번 비슷한 가격대의 돼지고기를 종종 구매한다. 하지만 그녀는 종종 맛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왜일까? 현재 돼지고기의 경우 육질등급에 따른 판매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쇠고기의 경우 1++, 1+, 1, 2, 3등급 등 다섯단계로 육질등급이 매겨져 가격이 결정돼 시판되고 있지만 현재 돼지고기는 대부분 육량과 육질을 종합 판정하는 방식으로 산정, 육질이 제대로 평가가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등급판정에 육질등급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다보니 적지 않은 양돈농가들이 육질보다는 육량을 우선해 출하하고 있다. 현 체계는 체중이 더 나가야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장기적으로 볼 때 고품질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가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제값을 못 받는 것도 당연지사. 소매단계에서도 육질부분이 고려되지 않은 채 유통되다 보니 소비자가 돼지고기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양돈업계는 돼지고기도 쇠고기처럼 소매단계에서 등급별 구분판매가 가능하도록 등급판정기준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육질등급이 정착될 경우 소매단계에서 등급별 가격이 차등화돼 높은 등급 출현율에 따라 농가 수익이 증대될 수 있고 양돈농가들도 생돈 증체 위주의 사육에서 탈피, 돼지고기의 품질 개량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올 7월 1일을 목표로 등급판정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축산물등급판정소의 이정용 과장도 “개정안에는 돼지고기의 육색, 지방색, 조직감, 근내지방도 이외에 삼겹살의 수요를 고려해 삼겹살 상태 및 결함 등도 포함하고 있다”며 “육질등급으로 판정이 되면 소비자들에게는 알 권리를, 생산자에게는 고품질 사육 지표를, 유통업자들에게는 더 자세한 거래지표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현 양돈협회 전무는 “규격과 육질을 구분해 등급판정이 실시돼 국내산 등급표시가 소매단계로 박스포장 또는 구분표시되면 등급표시가 되지 않는 수입육과의 차별화 효과도 얻을 수 있어 돼지고기의 제값받기가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산 돼지고기가 제값을 받기 위해 차별화된 브랜드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돼지고기 관련 브랜드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소비자들이 인지한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냉장육 브랜드는 일반 냉장육보다 약 15~20% 정도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브랜드 활성화가 돼지고기 제값받기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에 노력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 물량공급과 위생적이고 안전한 돼지고기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소비자 모니터링 실시, 소비자 관점의 리콜규정 및 보험 등의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양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농가가 브랜드사업에 참여해 돈가에 흔들림 없이 충실히 브랜드 사업을 추진한다면 농가소득 향상과 함께 국내산 돈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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