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00만두 폐사…손실액 1조”

돼지값 강세 불구 돈 번 농가 10%선 불과전문 컨설턴트 육성…농가 환경 개선 지도질병실태조사·격리시설 설치 지원 등 시급 경기 A지역의 한 양돈농장은 지난해 만성소모성질병의 발생으로 상당한 애를 먹었다. 지난해 가을 소모성질병이 발생해 폐사가 30%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A농장의 관계자는 “지난해 돼지가격은 고공행진을 했지만 나에게는 눈으로만 즐길 수 있을 뿐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고 하소연했다. 2005년부터 극심하게 발생했던 소모성질병은 지난해까지 양돈장 폐사의 주요인으로 자리잡았다. 한때 산지가격이 30만원을 넘는 등 돼지가격은 고공행진을 했지만 자돈폐사로 인해 상승된 가격은 농가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 돈을 번 농가는 10%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 양돈업계의 견해. 실제 축산연구소가 지난해 231농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7.6%가 돼지소모성질병이 상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소모성질병발생은 출하두수 감소로 이어졌다. 2002년 16두였던 모돈당 연간출하두수는 지난해 14두까지 급감했다. 대한양돈협회(회장 최영열)가 지난해 60개 농장 3000두 돼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도 전국 양돈장 질병실태조사에서도 전체 농가에서 PCV2(써코바이러스 2형)에 감염됐고 PRRS의 경우는 95% 농가에서 항체양성률이 나타났다. 또 조사농가 중 80%는 자돈단계에서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주요 설사병인 PED(유행성 설사)의 발생위험은 98%에 달했다. 소모성 질병으로 지난해 10월까지 도축실적은 1061만713두(농림부)에 불과, 전년동기 1103만5522두보다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10월까지의 도축실적(1255만7042두)과 비교하면 무려 15.5%나 급락해 소모성질병의 피해로 출하물량이 급감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모성질병 발생으로 농장 피해는 물론 경제적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소모성질병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축두수 감소로 인한 피해액이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최영열 회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연간 1900만두에 달해야 할 도축두수가 1300만두에 불과해 무려 600만두가 질병으로 죽어나갔다”면서 “두당 15만원씩만 계산해도 연간 소모성질병으로 1조원에 달하는 돈이 손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돈협회는 질병실태조사 이후 △PMWS 등 소모성질병에 대한 집중조사 및 감소방안 △PED 예방접종 지원 확대 △환돈방 등 격리시설 설치를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특히 실질적으로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컨설턴트들을 집중 육성시켜 농가들의 환경개선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 정종극 양돈협회 감사는 “현재 일부 농가들은 밀사를 방지하고 자돈을 사육할 수 있는 컨테이너를 통해 질병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시설은 개당 2000만원에 달하고 정식 축사로 인정받지 못해 농가들이 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 시설을 간이형 축사로 인정하고 정부가 자금난으로 시설보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준철 축산연구소 연구사는 “돈을 잘 번 농가들은 시설개선을 통해 성적이 더 좋아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농가들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양극화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농가별 컨설팅이 필요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농장주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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