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를 위한 혁신, 푸드테크
<3>농가와 상생하는 푸드테크 기업은ㅣ직접참여형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조은우 복을만드는사람들 대표(사진 오른쪽)와 이재영 과장. 복만사는 급속 냉동기술, 수분제어 기술 등을 활용, 냉동김밥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복만사의 냉동김밥 재료는 모두 국산이다. 
조은우 복을만드는사람들 대표(사진 오른쪽)와 이재영 과장. 복만사는 급속 냉동기술, 수분제어 기술 등을 활용, 냉동김밥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복만사의 냉동김밥 재료는 모두 국산이다. 

농가와 상생하는 푸드테크 기업, 복을만드는사람들(복만사). 복만사는 농업법인이 직접 또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푸드테크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직접 참여형’ 푸드테크 기업이다. 복만사는 경남 하동을 포함한 각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 급속 냉동기술, 수분제어 기술 등 다양한 푸드테크 기술을 통해 냉동김밥을 만들고 있다.

# 현장

지역 농산물 활용할 식품 찾아
과감하게 김밥사업에 도전장
포장용기까지 직접 개발해
재료 본연의 맛 그대로 살려

“하동지역의 농산물을 어떻게 하면 사용할 수 있을까?”

냉동김밥 전문제조회사인 복을만드는사람들(복만사)의 조은우 대표는 고민했다. 복만사는 일반 치즈스틱보다 크기가 큰 대롱치즈스틱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다. 2017년에 출시한 이후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했고, 일본 등으로 수출도 했다.

소위 잘나가던 시절, 조은우 대표의 머릿속엔 ‘하동지역 농산물’이 계속 맴돌았다. 물론 치즈스틱에도 하동지역 농산물을 사용했다. 그러나 치즈스틱의 특성상 치즈가 50% 이상을 차지했고, 농산물 비중은 30% 내외였다. 2011년 하동으로 귀촌하고, 2015년 복만사를 세우고, 2017년 대롱치즈스틱을 개발, 성과를 내기까지 하동지역의 도움이 컸다. 조은우 대표는 치즈스틱보다 하동지역 농산물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식품’을 찾았다. 코로나19로 앞으로를 심각하게 걱정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조은우 대표는 과감하게 2019년 김밥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반 김밥이 아닌 냉동 김밥을 하기로 한 조은우 대표.

조은우 대표는 “무엇보다 김밥은 레시피 응용이 많아 어떤 식재료든 사용할 수 있어 하동지역 농산물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김밥은 유통기한이 짧아 사업화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 틈새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었다”고 회상했다.
 

복만사의 냉동김밥. 매콤제육김밥, 계란김밥, 숯불향 불고기 김밥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복만사의 냉동김밥. 매콤제육김밥, 계란김밥, 숯불향 불고기 김밥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냉동김밥은 다양한 기술로 만들어진다. 김밥은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김밥 제조 직후 영하 50℃에서 급속 냉동시킨다. 냉동김밥을 먹을 때 전자레인지로 해동하는데, 이때 터지거나 물러져선 안 된다.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급속 냉동 전 수분을 충분히 없앤다. 수분을 없애고 급속 냉동한 김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김밥이 골고루 데워져야 한다. 복만사가 전자레인지용 포장 용기를 직접 개발하게 된 연유다. 또, 김밥용기 중간에 분리막을 설치, 전자레인지 조리시 김밥의 가장자리만 데워지고 중간은 잘 데워지지 않는 문제도 풀었다.

또, ‘저칼로리 냉동김밥 제조기술’도 있다. 홍차와 코코넛 오일을 넣어 밥을 지으면 밥의 전분 성질이 저항성 전분으로 바뀐다는 데 착안한 기술이다. 이렇게 만든 김밥은 탄수화물 부담이 적어 다이어트를 하는 소비자들도 편히 즐길 수 있다.

복만사도 푸드테크 기업이다. 농식품부가 분류한 ‘농업-푸드테크 기업간 상생 유형’ 가운데 농업법인이 직접 또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푸드테크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직접 참여형’이다. ‘하동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원료로’, ‘냉동김밥을 제조·판매하는’ 곳이 푿테크 기업 복만사다. 쌀 등은 하동산을 사용하고, 김은 완도산을, 곤드레는 홍천산을, 고추장은 순창산을 쓴다. 하동에서 나지 않은 식재료는 각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다.

복만사 냉동김밥은 프랑스와 영국, UAE(아랍에미리트), 일본, 호주 등 세계 19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뉴질랜드를 향한 수출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복만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김밥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조은우 대표는 ‘하동지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산물을 어떻게 하면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국산 농산물이 곧 냉동김밥을 탄생시킨 주인공이자, 복만사의 최고의 자산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조은우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고, 이 기술을 구현할 원료인 농산물이 없다면, 푸드테크 기업으로선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농가와 어떻게 함께 가느냐가 복만사는 물론 푸드테크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공동기획>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