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산물 수출허브(Hub) ‘통합·선도조직’ 세계를 누빈다
<2>한국 배추의 맛, 세계에 선보이고 있는 케이케비지(주)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전남 해남은 월동배추를 포함한 국내 최대의 배추 주산지다.
전남 해남은 월동배추를 포함한 국내 최대의 배추 주산지다.

한류콘텐츠 인기…김치도 주목
식품규격위 ‘김치 캐비지’ 등재
중국산과 차별점 인정 받아
영국·베트남·홍콩 등 진출 활발

품질 높여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문단지와 공급계약 맺고
고품질 생산 관리 꼼꼼하게

한국산 배추는 연간 2만~3만톤이 수출된다. 케이 푸드, 케이 드라마와 영화, 케이 팝과 같은 한류콘텐츠를 타고 해외소비자들이 김치의 주재료인 한국산 배추를 찾고 있는 것이다. 배추류 수출을 주도하는 곳은 농업회사법인 케이케비지(주)(K-Cabbage, 대표 정해익)다. 케이케비지(주)는 2022년 11월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배추류수출선도조직으로 지정받았으며, 우리나라 배추수출의 80~90%를 담당하고 있다. 케이케비지(주)는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수출배추의 품질을 관리하면서 대만, 북미 등지로 시장을 개척해가고 있으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수출통합조직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연간 2만톤 이상 수출, 농가소득에 기여

우리나라는 연간 200만톤 내외의 배추가 생산되는데, 기상여건이나 생산시기에 따라 생산량의 과다 또는 과소로 인한 수급불균형과 가격의 등락 폭이 심하다. 강원도 태백농협의 경우 올해 봄배추 풍작과 소비부진으로 도매시장가격이 생산비보다도 낮게 형성돼 어려움을 겪었는데 수출을 통해 활로를 뚫었다. ㈜동진무역을 통해 대만으로 배추를 수출하면서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한 것이다. ㈜동진무역은 정해익 케이케비지(주) 대표가 운영하는 수출회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류(신선배추+양배추) 수출은 2018년 3만2767톤, 2019년 4만6752톤, 2020년 3만403톤, 2021년 3만1017톤, 2022년 2만1101톤 등이다. 금액으로는 2018년 211만1900달러, 2019년 260만3800달러, 2020년 197만700달러, 2021년 205만9300달러, 2022년 158만8900달러 수준이다. 2022년 기준 케이케비지(주)를 통한 배추류 수출은 143만4400달러로 전체 배추류 수출비중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정해익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한 측면이 있지만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신선배추가 수출되고 있다”면서 “수출물량이 2010년 2546톤에 불과했는데, 2016년에는 1만8087톤을 기록했고, 2020년대에 들어와서 연간 2만톤 이상을 꾸준하게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류 타고 배추류 수출 확대 선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2012년 국제식품분류상 ‘차이니스 캐비지(Chinese Cabbage)’에 속해 있던 한국산 배추를 ‘김치 캐비지(Kimchi Cabbage)’로 분리해 등재했다. 배추의 원산지가 중국이지만 한국에서 재배되는 배추는 우장춘 박사의 품종개량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결구배추 계통으로 중국산과 차별화된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정해익 대표는 “우장춘 박사가 개량한 결구배추가 우리가 주로 식용하고, 수출하는 배추”라면서 “아삭한 식감, 고소한 단맛을 갖고 있으며, 저장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된 배추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2023년에는 전남산 김치양념과 해남배추 1000톤이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2023년에는 전남산 김치양념과 해남배추 1000톤이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한국산 배추는 대만 수출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율이 높지만 최근에는 미국, 캐나다, 영국, 베트남, 홍콩 등지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특히, 배추수출업계는 수출선도조직인 케이케비지(주)를 설립해 업체 간 과당경쟁 방지, 계약재배를 통한 품질관리 강화, 체계적인 수출마케팅 등을 통해 수출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2022년 11월에 농식품부로부터 배추류수출선도직으로 지정된 케이케비지(주)에는 22개 수출사, 전남 해남 지중해영농조합법인, 경북 영양 동산영농조합법인, 강원 태백농협, 정선농협 남면지점이 생산자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정해익 대표는 “주력수출시장인 대만은 한류의 영향으로 김치공장도 많고,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내기 위해 한국산 배추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최근에는 배추 주산지의 지자체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국가를 넓혀가고 있다”고 전한다.

수출 확대를 위해 케이케비지(주)에서 강조하는 것은 품질의 상향평준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다. 정해익 대표는 “규모화가 된 수출전문단지나 농업법인과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단계에서부터 품질관리를 차별화하면서 유통과 마케팅을 통합해 수출물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면서 “전문생산단지와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농가의 GAP(우수농산물관리)인증을 독려하면서 현장모니터링과 품질관리매뉴얼을 토대로 농가를 지도하면서 고품질 배추 생산과 수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케이케비지(주)를 수출통합조직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배추 주산지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통한 생산의 규모화와 조직화, 수출창구 단일화 및 수출단가 일원화, 공동브랜드 활용 및 공동정산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수출통합조직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정해익 대표의 설명이다.
 

#국가지정 배추수출전문단지 지중해영농조합법인
“6년 전부터 수출 활로 찾아…연간 3000~4000톤 수출”

정해익(우)대표와 천문석(좌) 대표가 계약재배 중인 배추의 생육을 살펴보고 있다.
정해익(우)대표와 천문석(좌) 대표가 계약재배 중인 배추의 생육을 살펴보고 있다.

국내시세 상관없이 가격 보장
품질관리에 가장 신경 써
농가 글로벌GAP인증 획득
김치양념 연계 북미 진출도

전남 해남에 위치한 지중해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천문석)은 정부가 지정한 농산물수출전문단지로 배추, 양배추, 양파 등을 수출해오고 있다. 5명으로 구성된 지중해영농조합법인에서는 봄배추류 및 월동배추를 합쳐서 연간 99만㎡(약30만평) 규모의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이중 50%는 수출한다. 영농 및 유통경력이 23년 됐다는 천문석 대표는 “배추는 수확시기에 따라 가격등락이 매우 심한 품목이라서 내수시장만 거래할 때는 하루에 1000만원씩 손해를 본 적도 있다”면서 “출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6년 전부터 수출에 뛰어들었고, 작황에 따라 1000평(3300㎡)당 30~40톤의 배추를 생산해 연간 3000~4000톤을 꾸준하게 수출한다”고 설명한다. 수출단가는 15㎏ 기준 10달러 내외인데, 계약재배를 통해 국내시세에 상관없이 가격을 보장해준다. 가장 신경을 쏟는 것은 품질관리다. 그는 “배추를 수출하는 농가는 글로벌GAP인증을 다 받았다”면서 “영농법인에서 고용한 재배전문가들이 병해충 발생 등에 대응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한다.
 

지중해영농조합법인은 2022년 150톤의 해남 배추를 캐나다로 수출했다.
지중해영농조합법인은 2022년 150톤의 해남 배추를 캐나다로 수출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2022년에는 수출업체와 협력해 캐나다 캘거리의 A-마트로 150톤의 해남배추를 수출했으며, 2023년 11월에는 전남도청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1000톤의 배추를 수출키로 했다. 이에 대해 천문석 대표는 “2022년 11월에 캐나다 캘거리로 샘플 배추를 보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서 2023년 3월까지 150톤을 수출했다”면서 “올 11월에는 전남도청의 제안으로 해남배추 1000톤과 영암에서 생산되는 김치양념을 연계해 북미지역으로 수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한다.

배추는 이상기후가 나타나면 품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한다. 또한 7~8월 혹서기에는 수출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천문석 대표는 “대만시장의 경우 한국산 배추가 수출에 차질을 빚는 틈을 타 중국산 배추가 파고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배추 주산지에 배추수출전문유통시설(APC)을 구축해 적기수확 및 보관, 예냉 및 저장, 비축 등 수출기지로 활용하면서 상품성과 경쟁력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제작지원 : 2023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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