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촌융복합산업 우수경영체 <6> 전주 산소리 숲마을

[한국농어민신문 구정민 기자] 

전주 산소리 숲마을은 아이들의 정서 성장을 돕기 위한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소리숲마을 제공.

2013년 ‘숲속학교’ 설립 이후로
조명자 대표, 손수 지은 건물 확대

일상 멈춤 오두막 1박 체험 
산둘레길 걷기·에코백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 5000명 발길

마을 재배 단호박·표고버섯 활용
농산물·가공품 판매도 이어가

“선생님 이거 보세요. 도토리 맞아요? 책에서만 봤었는데 직접 보니 너무 신기해요.”

맑은 물이 소리내어 흐르고 새들이 지저귀는 산 속 깊은 곳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말 김제에서 온 20여명의 유치원생들이 해맑게 웃으며 산 속을 뛰어 놀고 있었다.

다양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산림형 농촌융복합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써 숲체험·산림 치유프로그램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고 있는 사단법인 산소리 숲마을은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전주 도심에서 10여분대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전주시 용복동에 위치한 산소리 숲마을은 2019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어 2021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전주시의 산림자원을 이용해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민간 일자리 창출과 산림 잉여자원 활용으로 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산소리 숲마을은 지난해 12월 농촌융복합산업 인증경영체에 선정돼 양질의 산림서비스 제공, 마을에서 재배한 단호박, 표고버섯 등을 활용한 농산물 및 가공품을 판매하고 숲·농촌 체험서비스 등 산림형 6차산업을 선도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전주 산소리 숲마을 조명자 대표.
전주 산소리 숲마을 조명자 대표.

올해로 11년째 산소리 숲마을을 맡아오고 있는 조명자 대표는 젊은 시절 중학교 기간제 교사와 학원 등을 운영하며 평생을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이때의 경험을 살려 조 대표는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번 돈은 아이들을 위해 쓰고 싶었어요”라며 그녀는 무작정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전주시 용복동 일원 모악산 중턱의 토지 6000여평을 매입해 2013년 산소리숲속학교를 설립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웠던 건 아니었다. 도심을 벗어나 자연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질수 있는 놀이시설과 숲체험 공간을 만드는게 그녀의 꿈이었다. 처음엔 사무실 한 동에 야외 시설뿐이었지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남편 덕분에 교육장과 체험관 등 손수 건물을 지어 ‘산속 배움의 터’를 점차 확대했다.

조 대표는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농촌과 자연을 직접 경험해 본 적 없다”면서 “농업과 산을 활용한 농산림교육은 사계절 변하는 자연환경과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을 관찰하고, 숲속 재료를 이용한 체험 놀이 등으로 자아개념 및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속 언덕과 나무 등을 활용한 숲놀이터. 산소리숲마을 제공.
산속 언덕과 나무 등을 활용한 숲놀이터. 산소리숲마을 제공.

특히 자녀들이 도심 속 아스팔트위가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고 공존하는 지혜를 유아기부터 배우길 원하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숲체험 희망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숲을 따라 난 산책로 뿐만 아니라 치유정원, 야외학습장, 숲놀이터 등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다양한 숲체험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지난 10월까지 산소리숲마을에는 5000여명의 아이들과 시민들이 방문해 숲속에서 체험과 놀이문화를 통해 자연생태계를 쉽게 배우고 이해하며 열린 체험활동을 가졌다.

주요 체험프로그램에는 계절에 따라 △산둘레길 걷기 △염색 손수건·에코백 만들기 △화분 및 자연물 액자만들기 △낙엽 편지쓰기 △도토리 팽이놀이 △꽃잎 탁본하기 △계곡 물놀이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날 현장체험학습으로 방문한 김제동초등학교 유치원선생님은 “아이들이 유치원 교실 안에서는 볼 수 없는 행복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아무런 장난감이 없이도 오롯이 자연에 집중해 즐겁게 놀이하는 것이 산 교육”이라며 “계절마다 방문해 아이들이 숲의 다양함을 체험하고 자연과 친숙해져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자연을 느낄수 있도록 원예체험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산소리숲마을 제공.
집에서도 자연을 느낄수 있도록 원예체험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산소리숲마을 제공.

최근에는 바쁜 일상과 삶에 지친 도시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찾으면서 직장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간호사, 소방관 등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직업군과 불치병 및 우울증 환자 등에게 긍정적인 치유 효과를 거두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이중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일상멈춤 숲 안 오두막 1박 체험’은 숲 안에서 혼자 거주하며 밥을 해먹고 혼자만의 슬로우 일상을 보낸다. 이 프로그램은 최초 시드니에서 시작된 ‘언요크드(Unyoked)’ 숙박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기존 캠핌, 글램핑 등과는 달리 오롯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게 특색이다.
 

치유프로그램으로 염색손수건과 에코백 만들기를 체험중이다. 산소리숲마을 제공.
치유프로그램으로 염색손수건과 에코백 만들기를 체험중이다. 산소리숲마을 제공.

조 대표는 “요즘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많이 방문한다. 산림·원예공예 활동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염색손수건, 나무액자 등 소품을 직접 만들며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프로그램도 인기다”면서 “장애학생들과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치유효과 측정을 통해 체험 전후의 효과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정부의 사회적기업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마을 운영에 우려를 나타냈다.

조 대표는 “체험비 등으로는 수입이 크지 않아 당장 어떻게 운영해야 될지 걱정이다”라며 “힘든 시기지만 사회적 농업을 더욱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만들고, 마을 전체를 치유 힐링마을로 만드는 꿈도 꼭 이루겠다”고 전했다.

전주 산소리숲마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독배길 14-12
문의 063-229-1000

 

전주=구정민 기자 koojm@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