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주조합공동사업법인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성주조공법인은 AI를 활용한 생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광식 성주조공법인 대표(사진 가운데)와 이무상 전국원예조공법인연합회장(사진 오른쪽), 손석정 농협경제지주 산지유통부 과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성주조공법인은 AI를 활용한 생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광식 성주조공법인 대표(사진 가운데)와 이무상 전국원예조공법인연합회장(사진 오른쪽), 손석정 농협경제지주 산지유통부 과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사업 개념도 낯설 때 설립
2006년부터 꾸준히 사업 유지
지난해 참외 매출만 800억

참외 ‘가격 변동성 최소화’ 고심
AI 활용 생산 예측 프로그램 마련
‘더 비싸게 판매’ 마케팅 집중

경상북도 성주군을 대표하는 품목을 꼽으라면 단연 참외다. 이는 수치에서도 잘 드러난다. 성주군은 전국 참외 평균 재배면적의 83%를 차지하고, 성주군 농업 생산액 가운데 참외의 비중은 무려 90%에 달할 정도다. 따라서 지역경제를 좌우할 정도의 성주군 참외 농가 소득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2020년 기준 성주군 참외 농가 평균 조수입은 1억원 이상이고, 1억원 이상 조수입 농가수는 1230호를 달성했다. 그 중심엔 성주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성주조공법인)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사업의 성공 모델로 안착

성주조공법인은 조공법인이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2006년 설립됐다. 당시 2곳의 조공법인이 설립됐는데, 현재까지 사업을 유지하는 곳이 성주조공법인이라는 점을 보면 성주조공법인이 국내 1호 조공법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광식 성주조공법인 대표이사는 “조공법인 설립 초창기엔 주관 농협이라는 제도가 없었다. 그러다 참여 농협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주관 농협을 두고, 대표에서 직원까지 파견을 보내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그러면서 참여 농협 간의 합의도 이끌어 내고 의사결정도 쉽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성주조공법인은 관내 10개 농협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조공법인 설립 초기엔 연합사업의 개념도 잘 몰랐고, 참여 농협마다 판매 노하우도 공유가 되지 않던 시기였다. 그러다보니 홍수출하 시기엔 참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것이 조공법인이 중심이 돼 참여 농협별로 판매처를 정하고, 홍수출하 시기엔 할인행사를 통해 판매량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예를 들어 대형유통업체별로 참여 농협의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전담으로 지정해 상품의 품위 관리와 출하를 하는 것이다. 또한 참외가 홍수출하되는 시기엔 성주조공법인이 참여 농협에게 유통업체별로 전단행사를 실시하도록 제안하면서 참외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더욱이 참여 농협에서 판매처가 겹치는 경우엔 성주조공법인이 조정자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광식 대표는 “참외는 재배 특성상 한꺼번에 출하물량이 몰릴 때가 있다. 이 경우 할인행사와 같은 전단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참외를 소비할 수 있고, 산지에선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올해도 5월 초에 전단행사를 실시했는데, 평소에 비해 5~6배 많은 판매를 이뤘다. 이처럼 시기에 맞게 판매를 잘해 주는 것이 조공법인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마케팅의 결과 지난해 성주조공법인의 매출액은 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참외 한 품목만으로 이룬 성과다.
 

 

조공법인의 존재 가치는 충분

성주조공법인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바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참외 생산량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마케팅에 접목한 것. 지난해는 5월 약 한 달 정도 간 시범 운영한 후 올해 3월 말부터 본격 적용했다. 올 5월 초부터 AI 생산량 예측 프로그램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5월 초 참외 물량이 홍수 출하될 것이 예측되자 전단행사 등 대규모 마케팅으로 소비촉진을 실시하면서 참외 가격 안정화로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광식 대표는 “참외는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이라는 점 때문에 어떻게 하면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AI를 활용한 생산량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 이러한 자료를 참여 농협과 공유해 전단행사를 독려하고, 판매 물량이 부족하면 조공법인에서 지원도 한다”고 말했다.

정예화된 농가도 성주조공법인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성주조공법인 참여 농협별로 조직된 공선회는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신규 회원은 출하처를 고려해 심사를 통해 승인이 돼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여기에 기존 회원 중에 한 박스의 참외라도 임의로 외부 출하하면 제명이 된다. 현재 공선회에 가입된 농가는 약 400명 정도이며, 성주군 전체 참외 농가의 10% 정도다. 이들이 성주군 전체 참외 농가를 선도하고 있다.

성주조공법인 공선회 참여 농가들은 굳이 자신의 농장에서 상품화 시설을 만들지 않는다. 이유는 원물만 가져오면 조공법인에서 선별과 포장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공선회 농가가 생산한 참외는 전량 조공법인과 농협으로 출하되는 구조다.

이광식 대표는 “조공법인은 지역 농산물의 수급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며 “이런 측면을 보면 조공법인은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고,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무상 전국원예조합공동사업법인연합회장(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도 “전국에서 조공법인이 설립되면서 생산량 통계도 잡히고, 물량도 규모화되다 보니 산지에서 가격결정권이 생기고 소득은 농가에게 돌아가게 됐다. 조공법인의 역할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지역의 조공법인이 더 활성화돼 농산물 수급조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참여 농협과 농업인이 더욱 중지를 모아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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