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해양환경공단 부산지사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및 한국예선업협동조합이 체결한 ‘부산항 선박 방충재 실명제 활성화’ 업무협약 장면. (왼쪽 4번째부터) 김진배 해양환경공단 부산지사장·윤종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조해석 한국예선업협동조합 부산지부장이 업무협약서를 들고 있다.

선박 접안 충격흡수에 쓰이는
타이어 유실로 해양오염 심각
지난해 부산항 일대 178톤 수거

소유자 알 수 있게 식별표시
철저한 관리·적법한 폐기 추진
예선사-부산해양청과 협약
1분기 내 ‘모든 선박’ 참여 목표

선박을 접안할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방충재로 많이 쓰이는 타이어. 유실될 경우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추진된다. 해양환경공단(KOEM) 소속 부산지사는 올 초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한국예선업협동조합 부산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선박 방충재 실명제’를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KOEM이 부산항 봉래동과 청학동 일대에서 수거한 침적 폐타이어는 총 178톤. 이번 <사람, 사람들>에서는 김진배 KOEM 부산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박 방충재 실명제’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김진배 지사장은 선박 방충재 실명제 시행 계기에 대해 “수중드론을 활용해 부산항 침적 폐타이어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많은 양의 침적 폐타이어와 쓰레기를 보고 그 심각성을 실감했다”면서 “이에 침적 폐타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유자 스스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직원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해양침적폐기물은 해양생물의 서식처를 파괴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을 방해하는 위험요소다. 또 해저에서 마모되면서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배출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침적쓰레기는 한번 발생하게 되면 발견하기도 어렵고 수거도 쉽지 않아 수거·처리비용도 과다하게 소요된다. 때문에 발생을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KOEM 부산지사는 우선 부산항 내 예인선을 대상으로 방충재 실명제 사업에 동참하도록 한국예선업협동조합 회원사 대상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예인선은 대형선박에 근접해 선박을 밀거나 당기는 작업을 하는 선박으로 업무 특성상 선박 방충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

김 지사장은 “예선사에서도 침적 폐타이어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41척의 민간예인선이 모두 소유자 식별표시에 동참했다”면서 “또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이에 참여키로 하면서 3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업무협약 배경을 설명했다.
 

해양환경공단 선박 방충재(오른쪽)와 예인선 방충재에 실명을 표시한 선박들.
해양환경공단 선박 방충재(오른쪽)와 예인선 방충재에 실명을 표시한 선박들.

실명제는 어떻게 진행될까? 선박 방충재가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사업 참여 희망자는 철저한 관리와 노후 방충재를 폐기할 때 관계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서약한 후 사업에 동참하게 되며, 참여 선박의 방충재에는 소유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를 한다. 또 업무협약을 체결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관공선을 대상으로, 한국예선업협동조합 부산지부는 예인선을 대상으로 선박 방충재 실명제를 담당한다.

실명제를 추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김 지사장은 “침적쓰레기 문제가 나에게 지금 당장,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느끼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면서도“하지만 침적쓰레기가 선박 프로펠러에 감기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수리비용과 선박 운항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며 침적쓰레기로 인해 발생되는 실제 피해와 손해를 설명하는데 노력했다”고.

향후에도 선박 방충재 실명제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김진배 KOEM 부산지사장은 “올 2월 우선 부산항 내 조사선과 어업지도선과 같은 관공선을 대상으로 선박 방충재 실명제를 도입하고, 1분기에는 부산항 내 방충재를 사용하는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그리고 2분기에는 전국 항만으로 사업을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선박 방충재 실명제는 해양오염예방을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부산지사는 앞으로도 우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문제를 발굴해 해양오염발생 예방과 해양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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