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우수사례 <2> 온순환협동조합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온순환협동조합은 올해 아파트 주민들이 내놓은 남은 음식물을 활용해 퇴비를 만들고, 이를 다시 지역 내 텃밭에 제공해 자원 순환 농업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온순환협동조합은 올해 아파트 주민들이 내놓은 남은 음식물을 활용해 퇴비를 만들고, 이를 다시 지역 내 텃밭에 제공해 자원 순환 농업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땅 살리기 ‘퇴비’가 가장 중요
퇴비관리사 양성 교육 진행

아파트·로컬푸드 식당 잔반 활용
‘지역퇴비화’ 사업 추진 눈길

“생산 경험 해봐야 인식 바뀌어
도시농업 공간 유지 등 필요”

‘온전히 순환한다’는 뜻을 담아 설립한 온순환협동조합(대표 안철환)은 자원 순환 농업과 도시농업을 아우르며 환경 친화적 농업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특히 농업의 바탕이 되는 땅을 살리기 위해선 ‘퇴비’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자원 순환을 통한 ‘퇴비’ 만들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사업을 통해 퇴비관리사 양성과정 교육을 진행한 온순환협동조합은 올해, 로컬푸드 식당의 남은 음식물로 퇴비를 만들어 텃밭에 활용하는 지역퇴비화(Local compost)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온순환이라는 협동조합 이름처럼 로컬푸드에도 자원 순환이라는 의미를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을에서 온전히 순환하는 모델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 아파트와 로컬푸드 식당에서 버려지는 음식물로 퇴비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한 온순환협동조합 공지원 사무국장의 말이다. 

온순환협동조합은 올해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우수사례로 선정돼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들고, 이를 다시 지역 내 텃밭에 제공해 도시농업을 살리는 일을 해왔다. 그동안 퇴비관리사 양성과정을 통해 자원 순환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면, 이제는 이를 실제 마을 사업으로 연결해 실천해 보는 일을 진행한 것이다. 

공지원 사무국장은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주기적으로 수거해 퇴비를 만들거나 어린이집에 장독대를 하나씩 주고 거기서 퇴비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지역 내 텃밭을 운영하는 곳에 제공해 자원 순환 농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갔다”고 말했다. 
 

 ‘동애등에’를 활용해 남은 음식물을 퇴비로 만든 모습. 
 ‘동애등에’를 활용해 남은 음식물을 퇴비로 만든 모습. 

남은 음식물 퇴비화는 ‘동애등에’가 담당했다. ‘동애등에’는 파리목 동애등에과 곤충으로, 유기성 폐기물을 먹고 깨끗한 분변토를 생산하는데, 염분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물을 처리하는 데는 지렁이보다 월등히 낫다고 한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남은 음식물을 돼지 사료로 쓰는 것을 금지한 이후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 하는 일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남은 음식물을 자원화해 퇴비로 만드는 일이 환경적 측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 공지원 사무국장은 “아파트단지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도 주민대표가 바뀌니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음식물 쓰레기 수거를 하는데 어떤 이권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닌지, 다른 눈으로 보는 것 같았어요”라며 “아무래도 도시지역이다 보니 자원 순환에 대한 개념보다는 돈으로 생각하는 게 먼저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사업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로컬푸드 식당 ‘활짝’에서 나오는 남은 음식물로 퇴비를 만들어 농작물을 생산하고, 이를 다시 식당 식재료로 사용하는 모델을 만든 것. ‘활짝’은 금천구 도시농부들이 모여 텃밭 농사를 짓고, 여기서 나온 로컬푸드로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다. 

식당의 규모가 크지 않아 톱밥으로도 퇴비화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퇴비화 규모는 작지만 로컬푸드와 로컬퇴비가 만나 그야말로 온전히 순환하는 모델을 만든 것이다. 

공지원 사무국장은 “로컬푸드가 사실 마을 안에서 순환하는 의미를 담고 있거든요. 단순히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자원 순환이란 개념을 넣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전순환 한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는 모델을 발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각국이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시점에서 로컬푸드를 활용해 자원 순환을 실천하는 모델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다만 도시에서는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공지원 사무국장. 

그는 “서울은 있던 텃밭도 없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도서관이면 모를까 공유 공간을 텃밭으로 쓰는 일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라며 “자원 순환이라는 뜻을 알아도 실제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농업 공간을 유지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텃밭이라는 공유 공간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자원 순환이라는 인식이 소통을 통해 더 확산하니까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공지원 사무국장은 “도시는 소비만 하는 곳으로, 생산이라는 경험을 해야지 인식이 바뀐다”라며 “둘러보면 도시 안에서 음식물과 같은 많은 폐기물이 나오는 데 조금만 더 생각하고 실천하면 이를 도시 안에서 순환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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