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우수사례 <3> 행복한밥상협동조합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경기 화성에 자리한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은 올해 먹거리 취약 계층이 스스로 원하는 로컬푸드 제품과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요자 맞춤형 사업을 진행했다. 경력 단절 여성과 고령층 회원들이 이 사업에 적극 참여, 상생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경기 화성에 자리한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은 올해 먹거리 취약 계층이 스스로 원하는 로컬푸드 제품과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요자 맞춤형 사업을 진행했다. 경력 단절 여성과 고령층 회원들이 이 사업에 적극 참여, 상생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온라인 밴드에 7~8가지 올려
매주 금요일 집집마다 배송

‘받고 싶은 것 주는’ 맞춤형 지원
조리 등 업무는 훨씬 늘었지만
이에 비례 사업 만족도 ‘급상승’

양질의 로컬푸드 사용도 한몫
대량 구입 어려운 점은 아쉬워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고 해도 먹고 싶은 것을 줘야지, 주고 싶은 사람이 주는 대로 받으라고 한다면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요?”

임창미 행복한밥상협동조합 대표의 말이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은 올해 먹거리 취약 계층이 스스로 원하는 로컬푸드 제품과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고, 식재료 구입에서부터 음식 조리, 직접 배송까지 도맡아 하는 사업을 주 1회 진행해 왔다. 먹거리 취약 계층이 주는 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택권을 갖고 올바른 식료품 구매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온라인 ‘밴드’에 음식 메뉴와 식재료 종류를 7~8개 올려서 원하는 것을 직접 고를 수 있게끔 했어요. 받는 분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주면 만족도도 떨어지고 음식물쓰레기가 될 가능성도 크잖아요. 매주 수요일까지 원하는 음식이나 로컬푸드 제품을 신청하면, 저희가 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만든 다음, 매주 금요일 오후에 집집마다 배송을 하고 있죠.”

즉,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닌 받고 싶은 것을 주는” 수요자 맞춤형 로컬푸드 사업이라는 얘기다. 이는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의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발굴 지원사업’에 참여해 로컬푸드로 만든 반찬과 간식 키트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한 결과, 어떻게 하면 사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의 자발적인 고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창미 대표는 “메인 요리 몇 가지가 중심이 되고, 부수적으로 반찬, 제철과일 등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메인 요리만 두 개 시키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이런 것이 편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럴 수 있다고 봐요. 먹거리 취약 계층들이 원하는 것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점을 더욱 존중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은 화성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로컬푸드 식재료를 구입·조리·포장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은 화성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로컬푸드 식재료를 구입·조리·포장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수요자 맞춤형 사업 특성상 관련 업무는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화성 지역 관내 4곳의 기관에 전달하는 나눔 도시락이 매주 1회씩 40세트. 원하는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를 하고, 반찬을 만들어 배송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훨씬 늘었지만, 이에 비례해 사업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로컬푸드 등 화성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임창미 대표는 “인건비나 포장비 등은 협동조합 직원들이 무료봉사 개념으로 비용을 아꼈고, 사업 예산 대부분을 좋은 식재료를 구입하는 데 사용해 매주 한 끼라도 좋은 식재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아무래도 식재료가 좋다보니 받으시는 분들은 굉장히 푸짐하게 받게 되고, 만족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흐뭇해했다. 식재료 중 화성에서 생산되는 포도, 사과, 흑토마토 등 제철 과일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사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은 2013년부터 반찬가게 사업을 운영해오며 지역 사회와 상생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던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의 경험과 노하우, 전문성, 방향성 등이 바탕이 됐다. 조합 설립은 임창미 대표가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창업교육에서 만난 이들과 반찬가게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각자 반찬가게를 차린 후 함께 모여 메뉴와 레시피를 고민을 하다 보니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했다.

아무래도 식재료에 대한 안목이 남다를 터.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이 로컬푸드 식재료를 선택하는 이유를 임 대표에게 물었다.

“첫 번째, 로컬푸드를 먹어본 사람은 신선도 면에서 왜 일반 마트에서 사는 것과 달리 싱싱할까 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 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큰 차별점은 신선함이죠. 두 번째는 안전성이에요. 잔류 농약 검사 등 안전성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점이죠. 세 번째는 ‘가치’에요. 지역 로컬푸드 식재료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지역 농부들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상생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로컬푸드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임 대표는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로컬푸드는 다품종 소량 농산물이 많아 저희처럼 대량으로 식재료를 구입할 경우 애로점이 있다”면서 “공급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로컬푸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성=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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