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장 점검 <2>감귤류·단감·샤인머스켓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김경욱 기자]

늦은 설이 한라봉·천혜향·레드향 등의 만감류 출하시기와 맞아 떨어져 설 대목 만감류 적기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성산일출봉농협 유통센터에서 세트용 한라봉이 선별, 포장되고 있는 모습.

설 대목장 점검 두 번째로 감귤류와 단감, 샤인머스켓 동향을 살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설 명절 선물세트 매기(買氣)는 전반적으로 약한 분위기지만, 이들 품목 모두 당도가 양호한 데다 인터넷 판매와 같은 직거래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시세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농협 계통 APC 출하 마무리
지난해 9000~1만원대 못미쳐


▲감귤=노지감귤은 지난해 기상 여건 악화로 수확이 한 달 가량 늦게 시작된 가운데 농협 계통 APC 출하는 마무리 단계다. 1월 28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노지감귤(5kg·상) 평균가는 7909원으로, 지난해 1월 하순 가격인 9000~1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출하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데다,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상품성이 급격히 하락하는 문제가 나타난 것이 원인이다. 다만 설 명절(2월 11~14일)에 다가갈수록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단단하고 상품성이 좋은 물량을 중심으로 가격은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사 오재훈 차장은 “요즘 가락시장으로 들어온 것을 보면 저장물량과 일부 눈 맞은 물량이 들어온 데다, 소비지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부패율이 좀 늘어났다. 노지라도 단단한 것들은 시세가 많이 올라가는 반면 나머지는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감귤은 사과나 배처럼 저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설 명절로 다가갈수록 단단한 것 위주로 시세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 한다”고 전했다.


출하시기 잘 맞물려 호조 기대
경기침체…선물세트 준비 주춤


▲만감류=‘트리플(Triple) 만감류’로 불리는 한라봉·천혜향·레드향은 선물세트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당도도 전반적으로 높아 안정적 시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산지에 따르면 여름철 고온일 때 노지감귤은 당도가 좋아지지만, 만감류는 성장이 멈추고 신맛이 잘 빠지지 않는데, 올해 나오는 만감류는 품질이 괜찮다는 것. 또 지난해 설 명절은 1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2월 12일로, 출하시기와 잘 맞물려 소비자들은 더 좋은 품질의 만감류를 접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1월 28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만감류 평균가격은 한라봉(10kg·상) 4만262원, 천혜향(10kg·상) 3만9214원, 레드향(5kg·상) 2만9969원으로, 3품목 모두 지난해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 조순영 출하계장은 “작년엔 1월 25일이 설이었지만 올해 설은 그 보다 20일 정도 늦어 맛이 든 만감류가 나갈 수밖에 없다”라며 “선물세트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태다”라고 전했다. 

다만 경기침체로 인해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모습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앙청과 오재훈 차장은 “보통 이맘때면 중도매인들이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문의 전화도 오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인지 그런 모습이 좀 덜한 것 같다”고 전했다.
 

생산량 줄어 평년보다 높은값
제수용으로 시세 유지할 듯


▲단감=지난 1월 28일 단감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4만351원을 보이는 등 최근 단감 시세는 4만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설 연휴 2주 전 2만원 중후반대를 보였던 평년보다 나은 시세로 지난해 생산량이 급감해 저장 물량도 확연히 줄어든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남 창원의 최갑현 단감마이스터는 “지난해 봄철 냉해와 여름철 긴 가뭄 등으로 가을철 단감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확연히 줄었고, 수확기 가격 시세도 나쁘지 않아 저장보다는 출하를 택한 농가들이 많았다”며 “이에 현재 단감은 저장창고가 많이 비어있다”고 산지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단감 당도도 양호해 소비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하고 있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사 박영욱 차장은 “시장에선 현재 양이 줄어든 만큼 시세가 올랐다. 당도가 양호해서 그런지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도 그리 나쁘진 않다”며 “단감은 제수용 특성상 단대목으로 갈수록 수요가 생겨, 시세는 지금보다 오르거나 적어도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물량 많지만 소비자 인기 여전
상품-중하품간 시세 격차 커져


▲샤인머스켓 포도=저장성이 강한 샤인머스켓 포도는 소비자 인기와 생산량 급증 속에 설 대목에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출을 하지 못한 물량까지 저장에 들어갔고, 품위차가 확연히 드러나며 상품 간 시세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단대목으로 갈수록 상품과 중하품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가락시장에서 샤인머스켓 품위 간 시세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1월 27일 2kg 상품에 2만9480원이었던 샤인머스켓 상품 가격은 28일엔 3만11원으로 올랐다. 반면 같은 날 기준 중품은 2만4222원에서 2만356원으로, 하품은 1만8616원에서 1만6038원으로 더 떨어졌다. 상품 기준으론 3만원을 오간 지난해 설 2주 전 시세까지 올라섰다. 

이인철 경북명품포도연구회장은 “품위 간 시세 격차가 많이 나는 것은 오히려 고무적인 현상이다. 상품성이 좋은 물량은 시세를 받고, 그렇지 못한 물량은 쳐내야 샤인머스켓이 설 시장에도 수요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장호 가락시장 서울청과 과일4팀장은 “아무래도 샤인머스켓 물량이 많아 시세가 예년보다 못하다. 그래도 상품성이 좋은 물량은 선물 수요로 인해 지난해 정도의 시세까지 올라섰다”며 “앞으로 샤인머스켓을 비롯해 주요 과일류 대부분이 상품성에 따른 시세 격차는 더 벌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김관태·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