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장 점검 <3> 채소류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김경욱 기자]

채소류는 품목별로 설대목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주요 채소류인 무와 배추는 원활한 수급 물량 속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가 겹쳐 대체로 낮은 시세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가락시장에 제주 월동무와 해남 겨울배추가 하역되고 있는 모습.

설 대목장, 저장 물량 위주인 과일과 달리 채소류는 대부분 수확 물량이 바로 출하된다. 이에 설 대목 채소 시장은 1월 한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작목별로 한파에 따른 영향은 나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세 역시 품목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채소류인 무·배추는 시세 지지에 어려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몇몇 채소류의 경우 비교적 높은 시세가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 경기 침체와 고향 방문 자제 등의 분위기가 맞물려 출하량 감소 대비, 시세가 받쳐주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소비력은 살아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무·배추 한파 영향 크지 않고 
재배면적도 늘어 수급 원활
품위 간 시세 격차 클 듯
코로나 탓 적은 수요 우려


▲무·배추=설 대목장 무와 배추 수급은 별 무리 없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 경기 침체, 설 연휴 고향 방문 자제 등과 맞물려 시세는 약세가 예상된다. 

관측기관에선 무와 배추 모두 1월 한파 피해가 있었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재배면적도 증가해 설 대목을 비롯해 2월 무·배추 수급은 원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은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엽근채소팀장은 “무와 배추 모두 한파로 인해 피해가 있었지만 수급에 무리를 줄 정도의 피해는 아니었고, 면적 역시 증가했던 상황이기에 설 대목장을 비롯해 당분간 무·배추 수급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한파로 품위가 망가진 물량이 일부 있어, 품위 간 시세 격차는 크게 발생할 것 같다”고 밝혔다. 

도매시장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무의 경우 상대적으로 한파 피해가 덜했고, 설 대목 탕국 등 제수용으로 소비가 돼야 하는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쪽으로의 수요가 덜해 시세 지지에 상당한 어려움이 우려된다.

실제 설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온 지난 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 2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9995원, 지난달 30일엔 1만1231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1만원 내외의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평년 기준 1만3018원이었던 1월 시세와 1만2735원이었던 2월보다 못한 시세다. 배추도 1일 10kg 상품에 6813원, 지난달 30일엔 6012원을 보이는 등 최근 6000원대 시세가 나오고 있다. 1월 배추 평균 도매가는 6738원, 2월은 8365원으로 역시 평년보다 못 미치는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오현석 가락시장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설 대목장이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소비에 한계가 있고,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설 연휴에 고향 방문이 많이 줄어드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현 시세에서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특히 품위가 안 좋은 물량의 경우 가격 하락세가 더 클 것으로 보여 선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대파, 냉해·설 수요로 가격 강세
쪽파도 생산량 줄어 높을 전망 
시금치, 지난해보다 시세↑ 
애호박·오이도 꾸준히 좋을 듯


▲대목 주요 채소류=평소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대파는 2월 들어 가격이 다소 안정될 전망이지만, 월동대파 재배면적이 예년보다 감소한 데다, 냉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가격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에는 진도와 신안 등 대파 산지에 폭설과 한파, 일교차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출하가 어려웠고, 냉해 피해를 본 물량도 많아 가격이 강세를 이어갔다. 1월 29일과 30일에는 특품 최고가가 kg당 각각 6600원과 6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설 명절 1주일 전인 1월 셋째 주 대파 평균가격(kg당·상품)은 1500~1700원 수준이었다. 

2월 대파 가격은 설 성수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산지 작업은 1월보다 원활할 것으로 보여 큰 폭의 상승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냉해를 입은 대파를 중심으로 잎 부분 변색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품위 별로 가격 차이는 큰 폭으로 날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쪽파 가격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생육기 한파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지난 1월 마지막 주 흙쪽파 한 상자(10kg·상품) 평균가는 1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설 명절을 1주일 앞둔 흙쪽파 평균가격은 3만~4만원 선에서 형성됐었다. 대아청과의 2월 예상가격(10kg·상품)은 흙쪽파 11만5000원, 깐쪽파 14만5000원이다. 

주요 나물류인 시금치는 한파로 인해 작업이 다소 지체되는 측면이 있었지만 2월 들어서는 출하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다. 2월 첫째 주 후반기로 갈수록 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며, 많은 물량이 설 대목장에 나와 가격이 낮게 형성됐었다. 

동화청과 이강범 채소1팀 차장은 “작년에는 겨울 날씨가 따뜻해 물량도 많았고,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가격이 낮았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무조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에 주로 쓰이는 애호박은 겨울철 주산지인 경남 진주와 전남 광양의 생산량이 농가에 따라 30%까지 감소한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설 명절 전까지 가격은 꾸준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오이 역시 전반적인 출하량이 줄어든 가운데 가격이 높았던 지난해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지만, 백다다기오이(100개·상품) 한 상자당 7만원 수준으로, 평년보다는 높게 형성돼 있는 상태다. 

동화청과 박광희 채소2팀 차장은 “주산지의 생산량 감소로 볼 때 오이는 지난해처럼 가격이 높아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식자재 수요가 줄면서 그나마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초 이어진 한파 등으로 난방을 계속해야 했던 농가 입장에서는 지금의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끝>

김관태·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