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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현장의 기술을 디자인하다 <1>김경훈 문경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관“사과농가들에게 탁월한 스승이자 동반자”
▲ 김경훈 농촌지도관이 강조하는 것이 공부하고 실천하는 농업인이다.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농업인들로부터 최고의 농업기술 전문가로 인정받는 농촌진흥공무원들이 있다. 이들은 농업과학 기술과 경험, 남다른 사명감과 열정을 바탕으로 지역농업 발전과 농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업기술을 새롭게 디자인해오고 있다. 개방화, 기후변화, 고령화 등 우리 농업과 농촌이 직면한 도전에 맞서 지역특화작목 육성, 현장애로기술 해결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2018 한국농업기술보급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경훈 문경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관을 만났다.

#전국 최대 ‘감홍’ 사과단지 조성 주도

김경훈 농촌지도관은 1986년 6월 농촌지도사로 첫발을 뗀 후 한·일 사과재배기술 교류, 사과농업대학 및 문경사과연구소 등을 운영하면서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농업발전에 기여해왔다.

문경을 대표하는 사과품종은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감홍이다. 2018년 기준 감홍 재배면적은 280ha로 2009년 74ha에 비해 3.8배가 늘었는데 2020년까지 400ha로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는 감홍의 상품성을 인지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재배면적을 확대해온 김경훈 농촌지도관의 노력이 컸다. 고두병 예방법과 노동력을 줄이는 무대재배(봉지를 씌우지 않는 재배)를 보급하면서 재배면적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감홍이 문경지역에 처음 식재된 것은 1987년경인데, 고두병이 엄청 나게 발병하면서 다른 품종으로 다시 전환하는 농가들이 많았고, 착색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젊은 농가들이 궁리 끝에 ‘못난이사과’라며 문경사과축제에서 감홍시식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관람객들이 더 없느냐며 찾았고, 여러 품종이 출품됐지만 감홍이 가장 먼저 동이 나는 게 반복됐다. 감홍의 당도가 22°Bx에 달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반응에 자신감을 얻은 김경훈 지도관은 연구용역을 통해 감홍재배기술을 단계별로 발전시키면서 농가에 보급해왔다. 김경훈 농촌지도관은 “문경사과연구소, 한일기술교류 등 교육의 장을 만들어놓으니까 농가들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 사과재배기술 보급과 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문경사과산업 발전 및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해온 김경훈 농촌지도관은 2018년 한국농업기술보급대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수상했다.


#공부하고 행동하는 농업인으로 변화 유도

김경훈 농촌지도관에 대해 많은 농업인들이 실력 있는 지도공무원으로 존경한다. 그가 운영하는 밴드(Band)에는 2000여명이나 참여하고 있다. 김경훈 지도관이 가장 주력하는 것은 과수분야 전문 인력 양성으로, 공부하고 행동하는 농업인으로 변화를 유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 최고의 사과전문 CEO육성이 목표인 문경사과대학의 운영이다. 문경사과대학을 운영하면서 ‘3000-15-80’을 모토로 내세웠다. 10a를 기준으로 고품질 사과 3000㎏ 생산, 15°Bx 이상, 정형과 80% 이상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5회에 걸쳐 일본전문가를 초청해 6872명을 교육했고, 일본현장연수도 18회에 걸쳐서 408명이 다녀왔다. 1996년 설립한 문경사과발전협의회에는 700여명이 활동 중이다. 2011년 설립한 사과전정연구회에는 31명, 2018년 만든 문경감홍사과연구회에도 58명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2009년 설립한 문경사과연구소의 운영도 맡고 있다. 그는 “사과연구소는 1만9405㎡의 재배포장에 40여 사과품종이 재배되고 있다”면서 “국내육성품종인 아리수, 감홍, 썸머킹 등의 보급시험, 중·소과생산 시험, 농업인 정지·전정교육, 농촌진흥청 실증시험 및 농가확산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전한다.

아무리 좋은 영농기술교재라도 현장의 다양한 상황을 다 반영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김경훈 지도관은 틈만 나면 현장으로 달려가 작목을 만나고, 농가를 만난다. 이런 생활에 대해 그는 “현장농업인들이 호응도 해주고, 무슨 일이 생기면 같이 기뻐해주는 등 일반 공무원들이 쉽게 느낄 수 없는 보람이 있다”고 전한다.

#다른 지자체에서 데려갈까 두렵다

김경훈 농촌지도관은 휴일에도 문경사과연구소로 출근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연구소의 사과나무를 돌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사과재배농가들의 기술교육에 대한 주문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6주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던 지난 5월 19일에도 연구소로 나갔다. “주말 밖에 시간을 낼 수 없어 일요일 오후 3시에 교육을 잡았다”는 게 김 지도관의 말이다.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문경감홍사과재배연구회(회장 박성오) 회원농가 50여명이 연구소를 찾았는데, 연구회에 속한 농가들로부터 열정 넘치고 실력 있는 공무원으로 존경받고 있었다. 박성오 회장은 “사과재배농가들에게 그는 탁월한 스승이자 동반자”라면서 “휴일도 마다하고 농가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온다”고 고마워한다. 근처에 있던 김상동 감홍사과재배연구회 감사도 “감홍은 재배가 까다롭다고 소문이 났었다”면서 “김경훈 농촌지도관의 연구와 노력 끝에 7~8년 만에 안정된 감홍사과의 재배방식이 정착됐다”고 거든다. 새로운 재배법이 보급되기 전에는 나무 1그루에 고두병이 50~60%까지 발생했는데, 이제는 비품이 15%로 떨어졌고, 가격도 안정적이라서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김 감사는 “김 지도관이 운영하는 밴드를 보면 타 지역에서 더 열성적으로 참여한다”며 “다른 지역에서 김경훈 지도관을 스카우트해갈까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한다. 농촌진흥공무원의 열정이 농업현장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생생한 증언들이다.<공동기획 : 농촌진흥청 지도정책과>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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