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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농업을 선도하는 R&D <4>한우 사육기간 단축기술한우 비육기간 31→28개월…육질·육량 그대로, 생산비만 ‘다운’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한우농가들은 그동안 평균 31개월을 키우는 사육프로그램을 통해 마블링이 많은 고기를 생산, 수입소고기와의 품질을 차별화하고 있다. 반면 생산비 중에서 사료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서 가경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자급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한우의 비육기간을 31개월에서 28개월로 줄이면서 육질과 육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육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한우 1마리당 생산비가 23만5000원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블링 형성 위한 장기 비육
한우사료비 증가로 골머리
거세우 마리당 287만원 달해

사육단계별 영양소 정밀 조절
비육기간 3개월이나 짧아져
1마리당 생산비 23만5000원↓
단맛·감칠맛·풍미 차이도 없어
축산과학원, 기업에 기술이전


▲기술개발 배경=한우고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비육기간 단축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비육기간이 짧으면 고기 맛이 싱거워진다는 일부 선입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과학적 검증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기술개발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곡물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소고기 생산비가 많이 든다. 또한 한우는 다른 나라의 육우품종보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마블링이 잘 형성되는 품종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한우고기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품질고급화연구가 진행됐고 2004년 29개월령 프로그램이 한우 산업계에 보급되면서 비육기간이 점차 늘게 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우(거세) 사육기간은 2007년 평균 29.5개월에서 2010년에는 30.9개월로 늘었고, 2017년에는 31.1개월로 늘었다. 그런데, 마블링형성을 위한 곡물위주의 장기비육으로 한우사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거세우 마리당 사료비용은 2006년 131만2000원에서 2011년에는 272만5000원으로 늘었고, 2017년에는 287만5000원 수준에 달하고 있다. 또한 한우와 수입소의 사료비 비율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한우는 생산비중 사료비 비율이 55.8%로 미국 32.4%, 일본 36%에 비해 크게 높다. 아울러, 한우(거세)의 C등급(육량) 비율이 2007년 15.3%에서 2010년 19.6%, 2017년 36.6%로 늘었다. 장기비육에 따른 불가식지방(내장, 등지방 등 먹지 않는 지방)이 증가하면서 생산효율이 낮은 C등급 출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생산비 증가에 따른 한우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소고기 자급률이 2013년 50.1%를 기록한 후 점점 낮아져 2017년에는 41%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2026년 미국산, 2028년 호주산 소고기의 관세가 완전 철폐될 경우 수입육 점유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이 한우고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육기간 단축 프로그램 연구를 진행한 이유다.

▲개발기술의 특징=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사육단계마다 영양소 함량을 정밀 조절하는 것으로, 비육기간이 기존 31개월에서 28개월로 3개월 짧아졌다. 그간 개량된 한우의 생산특성을 고려해 6~14개월령의 육성기와 15~28개월령의 비육기에 단백질과 에너지함량을 조절한 것이다. 새로운 비육프로그램의 성장단계별 영양소 급여기준의 경우 육성기에는 총가소화영양분을 72%(건물)로 유지하고 조단백질은 17%(건물), 풀사료와 곡물사료의 비율은 4:6로 조절했다. 또 비육전기는 총가소화영양분은 76%(건물)로 유지하고 조단백질은 16%(건물), 풀사료와 곡물사료는 2:8을 적용한다. 또 비육후기에는 총가소화영양분 80%(건물), 조단백질 15%(건물), 풀사료와 곡물사료는 1:9를 적용하는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이 이렇게 키운 28개월령 한우를 도축해 육량과 육질을 분석한 결과, 도체중은 446㎏이고 근내지방도 5.9였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출하월령인 31.1개월 한우의 출하성적인 도체중 443.6㎏, 근내지방도 5.8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전자혀(액체를 분석해 그 성분을 구분해내는 전자장치)와 맛 관련 물질 분석, 전문가 시식평가에서도 28개월령 한우의 단맛, 감칠맛, 풍미 측면에서 31개월 한우와 차이가 없었다. 맛과 관련된 대사물질 38종을 확인했는데, 28개월 등심과 31개월 등심의 대사물질에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전자혀를 이용한 쓴맛, 신맛, 단맛, 짠맛, 감칠맛 검사에서도 유의적 차이가 없었으며, 전문가들이 참여한 향, 맛, 기호도 등 관능평가에서도 유의적 차이가 없었다. 무엇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한우 1마리당 사료비 22만6682원, 기타경영비 8478원 등 23만5160원 정도의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 이것을 2017년 기준 국내 거세한우 전체에 적용하면 연간 약936억원 가량의 생산비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육질개선 및 단기비육용 사료 및 이를 활용한 한우의 비육방법’에 대해 특허출원을 하고, 천하제일사료와 단풍미인한우 등 산업체와 생산자단체에 기술이전을 했다. 또한 직접 사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한우섬유질배합사료전산프로그램’에 이번 기술을 담아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생산비 절감이 살 길…모델 육성·보급 힘쓸 것"
이현정 국립축산과학원 영양생리팀 농업연구관

사료비 지난 10년간 2배 껑충
C등급 출현율도 15→36%대로
영양 높은 사료, 돈 더 들지만 
3개월 단축 비용이 훨씬 높아

한우의 마블링을 늘리려고 장기비육을 하면서 사료비가 지난 10년간 2배 넘게 늘었고, C등급 출현율도 15%대에서 36%대로 높아졌다. 생산기간이 늘어나면서 생산비는 올라가는데, 가격은 떨어지고, 수입산 쇠고기의 관세가 철폐되면 자급률은 더욱 떨어질 확률이 높다. 이런 추세는 일본도 비슷하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에도 29개월령에서 24~26개월령으로 사육기간을 단축하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국은 생산비를 절감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최근 10~20년 사이에 한우의 능력이 크게 개량됐다. 이번 연구는 한우개량과 사양기술의 발달로 비육기간을 다소 줄여도 수입소고기와 품질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5년간 사양관리기술을 지도하면서 한우성장단계에 맞춰 영양소를 조절하면 비육기간을 줄여도 마블링에 차이가 없고, 체중도 줄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 영양수준을 근거로 약3년간의 추가연구를 진행해 육량과 육질은 차이가 없으면서 사료비는 줄일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기술보급에 나서게 됐다. 핵심은 사료의 에너지, 단백질비율을 높여서 전반적인 성장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영양수준이 높을 경우 사료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사료비가 약간 늘어나는 부분보다는 3개월 단축하는 비용이 훨씬 더 높아서 최종적으로는 23만5000원 정도의 생산비가 절감된다. 또한 사육기간을 단축하면 맛이 싱거워진다는 우려가 있다. 31개월령 한우고기와 시험사육한 28개월령 고기의 맛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육기간을 3개월 줄여도 한우고기 맛에는 차이가 없었다. 현재 개발한 28개월 비육 프로그램으로 한우를 사육하면서 2개월마다 혈액을 채취해 대사이상이나 질병발생 등을 면밀히 관찰했는데 한우건강에도 영향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육기간을 단축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실증은 끝났고, 이제 실용화 바로 전단계인 시범사업 등을 통해 전국적인 모델을 육성,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한우가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되는데, 해외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비육기간은 더 단축되면서 맛은 유지되는 사양기술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생산비가 적게 들면서 한우 고유의 품질을 유지해 수입육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반연구를 꾸준하게 수행토록 하겠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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