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미면 품종으로 만든 쌀파스타와 쌀국수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2007년 76.9kg에서 2016년 61.9kg으로 크게 줄면서 쌀 소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따라 농촌진흥청은 밀가루를 대체할 쌀 품종 개발로 쌀 소비량 확대를 촉진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쌀국수용과 파스타 전용, 쌀맥주 가공용 품종개발 등 다양한 연구성과를 올리면서 쌀가루 산업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술 만들기에 좋은 ‘설갱’
탄력 좋은 쌀국수용 ‘고아미’
파스타 전용 ‘새미면’
기존 단점 보완한 ‘한가루’ 등

글루텐 없거나 적게 들어가
빵·아이스크림·피자 등
고부가가치 쌀 가공식품 개발


#밀가루 대체 쌀 품종 개발


농진청은 갈수록 줄어드는 쌀 소비를 확대하고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밥맛 좋은 쌀, 가공식품 만들기 좋은 쌀, 기능성분을 높인 쌀 등을 개발해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가운데 밀가루를 대체해 쌀가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공용 쌀 개발에 성과를 올리면서 부분적으로 쌀 소비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특히 술, 국수, 빵 등을 만들기 좋은 가공용 쌀 품종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전통주 중심이던 쌀 가공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설갱’품종은 부드럽고 잘 으깨져 누룩균이 잘 달라붙고 번식도 왕성해 맛과 향기가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이미 경기도 대형 주류업체는 8종의 제품에 ‘설갱’을 사용하고 있다. 또 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해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산업체는 품질 좋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고아미’는 면을 만들었을 때 탄력이 좋은 쌀국수용 품종이다. 충남의 한 쌀 가공업체는 ‘고아미’를 이용해 쌀 함량 90%의 국수와 50%인 설렁탕 사리면을 개발해 월 100톤 가량의 쌀 국수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새미면’쌀은 파스타 전용 품종으로 농진청이 개발했다. 파스타 제조기술을 이전받은 경남의 한 산업체는 쌀 파스타, 현미파스타 등을 생산해 시판하고 있다. 이외에 농진청은 산업체와 공동으로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았거나 적게 들어간 빵이나 아이스크림, 피자, 소시지 등 고부가가치 쌀 가공식품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또한 ‘한가루’품종은 쌀알이 부드러운 연질미로 일반쌀에 비해 전분입자가 둥글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기 때문에 당화 할 때 전분이 뭉치지 않고 발효가 잘되는 품종으로 밀가루 시장의 10%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새고아미 품종이 원재료인 쌀국수, 새미면 품종으로 만든 쌀파스타와 현미파스타

#파스타 전용 품종 ‘새미면’

학교급식과 군납 등 대량소비가 가능한 쌀 가공품 고급화와 쌀 소비촉진을 위해 가격 경쟁력과 가공적성이 우수한 쌀 품종개발이 요구됨에 따라 만들어 진 품종이다. 특히 ‘새미면’은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파스타의 원료를 수입 밀에서 우리 쌀 품종으로 대체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쌀 파스타 전용품종으로 개발했다.

▲ 파스타 전용 ‘새미면’ 쌀알

‘새미면’품종은 전분을 구성하고 있는 아밀로스 함량이 일반 쌀에 비해 높아 밥을 했을 때 찰성이 적고, 전분의 노화가 빨라 밥쌀용으로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국수나 파스타를 제조할 때 면끼리 서로 달라붙지 않고 조리할 때도 식감이 우수한 특성이 있어 제면 전용품종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초 다수성 통일벼를 유전적 배경으로 개발된 품종으로 도열병, 바이러스병, 벼 흰잎마름병에 강하고 내도복성 등 재배 안정성도 있는 점이 강점이다.

쌀 수량성도 10a당 708kg으로 기존의 쌀국수 품종에 비해 최대 30%이상 증수하는 품종이다. 또 아밀로수 함량도 26.7%의 고 아밀로스 품종으로 쌀국수 등 제면이 용이해 가공업체와 연계할 경우 밥쌀용과 판매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최근 쌀 가공품인 떡이나 전통주는 더 이상 소비가 늘지 않는 소비한계 상태인 반면 파스타는 새로운 쌀 수요 창출이 가능해 ‘새미면’의 수요는 크게 확대가 가능하다.

이를 이용한 쌀 파스타는 면 형태에 따라 쌀 스파게티와 마카로니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쌀 스파게티는 냉동형태로 유통이 가능해 학교급식 등 대량소비가 가능한 단체급식에 적합하고 마카로니는 건조식품으로 유통이 가능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파스타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새미면’을 원료로 만든 쌀 파스타의 물리성인 질감과 기호도를 판정하는 관능평가 결과 기존에 이탈리아에서 수입되는 듀럼밀로 만든 파스타와 유사하거나 혹은 부분적으로 더 우수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쌀을 주식으로 먹어 온 우리 입맛에 적합한 쌀 파스타 음식으로 개발이 가능해 젊은 층에서도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빵·면·맥주에 적합 ‘한가루’

쌀 소비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쌀 가공산업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아직 국내 쌀 가공업체는 영세하고 밀에 비해 가격과 제분비용이 비싸고 전용품종, 제분기술 등의 기반은 취약하다. 이에따라 농진청은 TOP5프로젝트에 쌀 가루산업 활성화를 포함시켜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쌀 가루 전용품종 개발에 전념해 왔다. 그 결과 연질이면서 배유에 밀과 같은 형태의 둥근 전분을 포함하고 있고 쌀 가루 품질이 우수한 건식제분 전용 신품종인 ‘한가루’를 개발했다.

‘한가루’는 물에 불리지 않으면 가루로 만들기 어려운 기존의 쌀 품종들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품종이다. 또 전분 형태가 둥글어 물에 침지할 필요없이 제분할 수 있는 밀은 쌀 제분비용의 절반이하 수준인데 신품종 ‘한가루’는 내부에 공기층인 간극이 많아 가루로 만들기 쉬운점이 특징이다.

또 쌀알이 부드러운 연질미로 일반 쌀에 비해 전분입자가 둥글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기 때문에 당화할 때 전분이 뭉치지 않고 발효도 잘된다. 농진청이 지난 2016년 개발한 이 품종은 ‘크다’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 ‘한’과 분말을 의미하는 ‘가루’의 합성어로 빵, 면, 맥주 등 쌀 가공식품을 만드는데 적합해 가공용 쌀의 큰 발전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밀에는 글루텐이 있어 빈속에 먹으면 속이 더부룩할 수 있지만 ‘한가루’에서 얻은 쌀가루에는 글루텐이 없어 쌀에 건식 제분기술을 적용하면 쌀가루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또 ‘한가루’는 쌀알이 부드러운 연질미로 일반 쌀에 비해 전분입자가 등글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아 당화할 때 전분이 뭉치지 않고 발효도 잘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이 품종의 보급 확대를 통해 해외 의존도가 큰 밀가루 시장의 10%이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한가루’품종 현미 40%와 국산 엿기름 60%를 혼합해 상면발효법으로 제조하는 쌀 맥주제조 기술도 개발됐다. 쌀 맥주는 맥주의 주원료인 엿기름의 일부를 현미로 대체한 것으로 보리 맥주 100%에 비해 쓴 맛이 적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점이 특징이다. 쌀 맥주는 찐쌀에 분쇄한 엿기름을 혼합해 당화-꿇임-홉 첨가-발효-숙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 진다.

이러한 가공기술 개발에 따라 당화효율이 높은 벼 품종 ‘한가루’를 이용해 쌀맥주를 만들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의 고품질 쌀맥주를 제공할 수 있고 국산 쌀 소비촉진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가루’품종은 종자증식중이며 올해 말에 약 50톤가량 생산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35톤은 식품제조에 밀가루를 사용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보급되고 나머지는 종자증식용으로 활용된다.

최근 개최된 ‘한가루’ 가루를 이용해 만든 빵·면·맥주 등 시제품에 대한 시연회에서 전문가들은 밀가루 대체가 가능한 품종으로 인정했다. 또 국내 식품기업들도 라면이나 국수, 파스타, 빵 등의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향후 밀가루 대체 쌀 품종으로 소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개발품종을 가공용으로 활용

▲ 양조용 ‘설갱’ 쌀알

가공용 쌀은 크게 양조용과 국수용, 파스타, 기타(빵·과자·떡용발아현미)등으로 구분된다. 양조용 대표 품종은 설갱으로 쌀 전분구조가 둥글고 내부 빈공간이 많아 균발효가 잘되는 점이 특징이다. 국수용 품종인 고아미는 아밀로스 함량 25% 이상으로 면을 만들었을 때 탄력이 좋아 쌀국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새미면은 파스타나 마카로니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밀로스 함량의 경우 일반벼가 20%이내 인 반면 새미면은 26.7%로 아밀로스 함량이 높고 전분의 노화가 빨라 끈적이지 않는 파스타 면 제조가 가능하다. 또 삼광품종은 최고 품질의 품종으로 맛이 좋고 특히 단맛이 강해 부드러운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따라 쌀빵이나 쌀아이스크림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재배과정에서도 복합내병성, 동시발아율이 높고 균일하며 친환경 유기재배에서도 병해충 피해가 적은 품종이다. 이외에 큰눈 품종은 쌀눈 크기가 3배정도 크고 GABA함량이 1524mg/100g으로 일반쌀에 비해 3배이상 함유된 점이 특징이다. 이 품종은 미숫가루나 현미차 등을 만들 때 사용되고 있다.


#밀가루 대체 쌀가루산업 활성화

쌀가루 산업 활성화를 위해 품종, 가공기술, 유통과 홍보 강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쌀가공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량성 등 재배안정성이 높은 가공전용 품종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기 위한 가공기술로 기능성을 추가한 다양한 쌀 가공품개발도 필요하다는 것. 이외에 판매유통분야로 의도적·적극적으로 학교급식 등을 통한 안정적인 소비확보 유도와 특히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해외로 수출을 확대하는 소비확대 방안 모색도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홍보로 쌀 가공품 소비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강화도 시급하다.<끝>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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