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터 살피고 다른 장점 키워주세요”

중학교 1학년 딸아이가 학업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그럭저럭하는 줄 알았는데, 중학교에 올라와 처음 본 시험에서 거의 꼴찌를 한 거예요. 그러더니 통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별다른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나쁜 친구들을 사귀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이라도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하나요?

공부 비중·학교 생활 달라지는 초등학교 4ㆍ중 1ㆍ고 1이 ‘고비’지능검사 통해 학습 능력 평가, 열등감 갖지 않게 하는게 중요 초등학교 때는 등수가 있는 성적표를 받지 못하셨다가 중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받은 성적에 기대보다 너무 낮아 놀라셨겠어요. 열심히 노력하는데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 따님의 상심이 얼마나 클지 상상이 갑니다. 부모님께도 창피하고 친구들에게도 위축되고 자신 없을 거예요. 부모님도 공부를 대신해 줄 수도 없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가장 결정적인 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은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과도기적 시기인 동시에 교과목이 어려워지는 시기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은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학교생활에 적응이 필요한 데다 공부의 비중이 크게 달라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님들은 갑작스런 성적 저하에 놀라 이유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자녀를 꾸짖거나 자녀의 욕구를 무시한채 강제로 학원이나 과외에 연결시켜 자녀가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우선 심호흡을 한 번 가다듬으세요. 부모님이 조급해하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까요. 이 시기엔 자녀도 혼란스럽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합니다. 학교 생활이 자녀에게는 최초의 사회 생활인데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부모님이 먼저 자녀를 이해하고 정신적으로 지지해주셔야 합니다. 사실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학업을 하는데 실제적인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학습기술이 부족하여 공부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성적이 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완벽주의적 성격 때문에 시험지 앞에만 서면 많이 불안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공부한 것이 시험에 안 나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도 있습니다. 따님의 경우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 망친 시험에서 잃은 자신감으로 인해 공부를 하려고 해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난 정말 머리가 너무 나쁜 것은 아닐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시험에사 제 실력을 잘 발휘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성적이 낮은 경우, 지적잠재력을 평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흔히 말하는 지능검사를 실시해보는 것입니다. 지능은 인간이 가진 능력의 일부분만을 보여주지만 학업성취와 관계가 있으므로, 아이가 도달할 수 있는 성취의 수준을 알려줍니다. 다시 말해 지능이 보통보다 낮고 실제 성적도 거의 하위권인 아이에게 1등만을 하라고 강조하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가 아닙니다. 지능검사를 통해 청소년이 실제로 높은 학업성취를 할 수 있는 지적능력을 가진 아이인데 잘 못하는 것인지, 또는 지적인 측면에는 잠재력이 없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인지를 구별하여 개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능력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여러모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능이나 학습능력이외에도 인간이 가진 능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거나,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잘 지내는 사교적인 능력이 있을 수도 있고, 뭔가 만드는데 재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의 여러 장점에 대해 탐색해보는 것은 부모나 아이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좀 더 넓은 눈으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학업성적이 좋지 않아 다른 전공을 찾는다고 생각하면 열등감이나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갖기 쉽습니다. 사실 공부 잘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능력 중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부모도 자녀도 본인이 다른 더 훌륭한 능력이 있어서 그것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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