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체벌도구 정하고 체벌 후 세심한 배려 중요

▶문 : 아이가 말썽을 부려 몇 번을 뭐라고 해도 전혀 고쳐지지 않습니다. 결국엔 “너 맞고 할래, 그만 할래?” 하면서 각종 엄포를 주기까지 하는데, 먹혀들지 않으니 애가 탑니다. 결국 화가 끝까지 치밀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때리게 됩니다. 때리는 게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어떻게 체벌을 해야 하나요? “스스로 잘못 평가할 시간 주세요” ▶답 : 부모들 중에는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그래도 자식 잘 되게 하려면 자고로 아이는 엄하게 키워야 돼”, “아이의 못된 습관을 바로 잡는 데는 그저 매가 최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교육학자들은 체벌이 아이에게 자칫 지울 수 없는 상처만 남기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대부분의 체벌이 부모의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부모가 화가 났을 때 자신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체벌을 하게 되면 단시간에, 그 순간에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쉽게 제재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체벌을 ‘양날의 칼’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실제 부모도 모르는 사이 체벌의 악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선 아이도 때리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반성과 뉘우침보다는 ‘상대방이 잘못을 하면 힘과 폭력으로 자신의 주장을 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른 아이를 때려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자신의 나쁜 행동에 대한 반성이나 죄의식을 갖기보다는 매를 맞아 아프고, 부모가 무섭다는 기억이 커질 뿐만 아니라 자주 매를 들다보면 아이는 자기가 잘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야단을 맞는다는 생각보다는 부모를 화나게 해서 맞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셋째 자주 맞으면 아이는 스스로 ‘나는 나쁜 애니까’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체벌 위주로 교육할 경우 아이가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소극적인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체벌을 위해서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벌 전 부모의 일관성 있는 행동이 중요합니다. 같은 잘못을 했는데 어떤 때는 혼나고, 어떤 때는 그냥 넘어가는 것은 아이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똑같은 잘못을 계속하게 됩니다. 또한 부득이 아이를 체벌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매를 들게 되는데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자신의 화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며, 체벌하기 전에 무조건 “잘못했으니까 맞아야 해!”가 아니라 “네가 한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묻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평소 아이와 체벌에 대한 합의를 하고 회초리처럼 정해진 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때와 장소를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엄마랑 약속하고도 네가 이렇게 행동해서 실망스럽고 걱정했다”처럼 부모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며, 과거의 잘못까지 들추는 것은 오히려 반발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체벌 후에도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엄마는 너를 변함 없이 사랑한단다”라고 보듬어 주어 충격이 오래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고, 아이가 알지 못하는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체벌 뒤 부모가 화난 상태로 아이를 때리거나 꾸중했다면 부모가 지나쳤음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는 있으나, 체벌한 뒤 즉시 아이를 달래거나 체벌에 대해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식으로 용서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체벌은 나쁘거나 잘못된 행동을 제재시킬 수는 있으나, 체벌 그 자체가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치지는 못합니다. 감정이 실린 체벌은 아이를 위협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때려야 하는지, 때리지 말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부모의 양육태도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으로, 일관성 있게,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지도할 때 진정한 의미의 훈육이 이뤄집니다. 정보제공 : 서울시 청소년상담센터 부모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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