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많아 설 특수 ‘기대 이하’

올 설날 이후 과일 가격은 농가 기대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지 재고량이 예상보다 많은데다 소비둔화까지 겹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과·배 거래가격은 예년평균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이나 품질에 따라 가격편차가 클 전망이다. 산지 거래 및 저장 동향을 바탕으로 설 이후 가격전망을 알아본다.

최근 들어 사과·배 등 주요 제수품목의 산지거래가 크게 줄어들면서 재고량이 증가, 오는 설에는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인하가 예고되고 있다.

사과/ 3월 이후 고품질 상품 중심 회복 전망 배 / 산지거래 부진곀걍?하락 저가 이어져 ▲사과=2005년산 사과 생산량은 농업관측정보센터 조사결과 전년동기보다 약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당도와 색택 등 품질 상태는 일기불순, 수확기 잦은 비로 예년보다 다소 떨어지나 대과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명절에는 대과를 선호하는 만큼 산지에서 출하가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대목을 겨냥해 사과를 구매했던 상인들의 당시 수익이 예상보다 떨어지자 설 물량에 대한 적극적인 구매를 꺼리고 있다. 또 지난해 연말 산지가격은 1kg당 1600∼2000원 선이나 농가에서는 기대심리로 2000원 이상 요구하고 있어 상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설 대목 사과 유통량이 예년보다 늘어나면서 거래 가격은 전년 설 단대목보다 10% 이상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많다. 12일 현재 가락시장의 평균가격도 15kg 상품기준 4만1000원대로 지난해보다 13% 낮은 수준이다. 전반적인 평균 가격 15kg 5만5000원(상품기준)선, 5kg 2만5000원 내외를 나타낼 전망이다. 대구경북능금조합 손상락 청송지소장은 “유통업체 바이어나 상인들이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물량 확보를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고가를 형성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소비자 가격은 5kg기준 2만∼3만원대에 불과해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이후에는 설 대목에 산지 재고량이 어느 정도 분산되고 저장성 높은 사과만 출하될 것으로 예상돼 전반적으로 고품질 사과는 5만원(15kg 상품기준)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배=산지 저장량은 지난해와 비슷하나 정품 비율이 예년보다 낮아 가격형성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지 거래 부진으로 농민들이 직접 출하되는 물량이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1월 이후 출하대기물량이 약 17만7000톤으로 추정됐으나 소비둔화로 10% 이상 늘었다. 이럴 경우 전체 물량은 19만5000톤으로 전년동기 18만8000톤보다 4%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문제는 수확기에 강우량이 예년보다 늘어 외형적인 품질이 예년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기침체로 배 수요마저 둔화된 상황에서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산지거래 비율이 낮아 판매를 상인에 의존했던 농가들이 수요처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 대목 평균가격도 15kg 상품기준 3만원 내외로 전년동기보다 5% 정도 낮고 품질 및 인지도에 따라 가격편차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안성과수농협 도상온 판매과장은 “가격이 불투명하자 산지 거래건수가 크게 줄었다”며 “이들 농가는 선별 및 판매 경험이 없어 도매시장으로 출하해도 제 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 이후에도 배 가격은 전년동기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생산자조직들이 출하시기를 설 이후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저장성이 예년보다 떨어져 내림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진단/ 서울청과 김용진 전무 ☞ “농가 지나친 기대심리 홍수출하 우려” 지난 추석 이후 산지의 저장물량이 많이 남아있어 사과 등 주요 설 제수용품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의 경우 2005년 생산량은 44만∼45만톤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빨랐던 추석 영향으로 제때 물량 소진이 안돼 현재 각 산지마다 저장물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 게다가 잦은 비로 당도마저 저하돼 배의 가격은 장기 하락세에 머물 전망이다. 사과 역시 산지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기물량이 많은 실정이다. 지난해 설 사과 값이 15kg 상품기준으로 5만원대를 웃도는 고가를 형성한 탓에 생산자들의 기대심리가 더욱 높아 설을 겨냥한 홍수출하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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