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출 확대를 위한 과제 <2> 수출현지 시장의 변화 대응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문수호 진주수곡농협 조합장이 수출딸기 농장을 방문해 작황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문수호 진주수곡농협 조합장이 수출딸기 농장을 방문해 작황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일본 수출 20여년 활기 띠다
동남아 시장으로 넘어온 후
전체 수출액 중 92% 차지

홍콩에 중국산 딸기 유입돼
싱가포르에 수출국 1위 넘겨줘

산발적 할인행사에 경쟁 가열
소비자 값싼 제품만 찾을 수도
한국산 이미지 제고 모색을

딸기 수출통합조직인 ㈜케이베리가 2023년 집계한 딸기 수출 규모를 보면 금액 6719만 달러, 중량 6304톤으로 가장 큰 성과를 올렸다. 수출 규모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금액은 21%, 물량은 27% 늘어난 실적이다. 지난해 딸기 수출 실적이 최대 규모를 달성한 가운데 주력시장인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독보적이다. 이들 국가 비중은 무려 수출액 92%(6231만 달러), 물량 94%(5937톤)에 육박한다.

그런데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다년간 한국산 딸기 수출 규모 1위를 차지했던 홍콩이 지난해에는 2위로 하락했으며, 수출국 1위는 싱가포르였다. 지난해 홍콩으로 수출된 딸기 수출액은 1525만 달러(1524톤)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으나 싱가포르 수출액은 1761만 달러(1727톤)로 전년 동기대비 50%나 급성장한 것이다. 더불어 태국 수출규모가 1355만 달러(1297톤)로 전년보다 49%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산 딸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의 한국산 딸기 수출규모 감소 요인으로는 최근 홍콩 관광산업이 위축되면서 소비심리마저 둔화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중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저가의 중국산 딸기가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중국산 딸기 품위가 낮아 시장 점유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재배기술이 향상되면 상당한 위험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산 딸기 수출이 홍콩,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으로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 하나가 수출물량 확대를 위해 추진되는 할인행사다. 여러 조직이 돌아가면서 산발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국내 생산자조직 간 경쟁으로 치닫고 소비자들이 싼 가격의 딸기만 찾게 만드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출 기간 동안 2~3번가량 정체되는 수출 딸기 물량을 소화시키기 위한 나름대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주환 ㈜케이베리 감사는 “수출딸기 물량 소진하고 한국산 딸기 홍보를 위해서는 소비자 대상으로 주기적인 할인행사도 필요하다”라면서 “다만 개별 조직이 산발적으로 진행하는 할인행사를 홍보가 필요한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한국산 딸기 이미지도 제고시키는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홍콩시장이 침체된 상황을 고려하면 동남아 시장 전체가 소비둔화 현상이 나타날 시점이 도래할 수 있는 만큼 신시장 개척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초창기 한국산 딸기 수출시장은 일본이었는데 20년 정도 활기를 띠다가 동남아 시장으로 넘어왔다”라면서 “되돌아보면 동남아 국가가 주력 시장으로 부상한 지 20년에 접어든다. 당장은 아니지만 동남아 시장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 최대 수출단지를 맡고 있는 문수호 진주수곡농협 조합장(경남)은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산 딸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 중 하나는 생산자조직이 출하 조절기능을 갖추는 것이다”라며 “그러면 해외 바이어의 요구로 현시점에 도출되는 미숙과 출하를 막고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딸기를 공급할 수 있다. 그래야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산 딸기의 시장을 지켜나갈 수 있는 만큼 수출 주체들과 소통해서 시장 경쟁력을 높여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광 기자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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