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출 확대를 위한 과제 <1> 수출딸기 상품성 제고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신선농산물 중 해외시장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품목 중 최근에 가장 빠르게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품목이 딸기다. 2023년 연간 수출액은 약 71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딸기 수출규모가 늘어난 것은 우리 딸기가 수출주력 시장인 동남아 국가에서 꾸준한 소비를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딸기 인기에 힘입어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까지 딸기 수출 목표 1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하지만 딸기 수출 현장에서는 딸기 수출목표 1억 달러를 조기에 달성하기에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에 딸기 수출 확대를 위해 논의되는 이슈인 딸기 품질 제고, 해외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수출통합조직 역할 강화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인지도 높아지며 수출 상승세

금실·킹스베리·스노우베리 
다양한 품종 개발이 흥행 한 몫

충분한 숙기 도달 땐 평가 높아져 
선도유지제 지원사업 등 활용을

신선농산물 수출은 국내 가격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분야다. 내수시장에 물량이 5%만 늘어나도 가격은 20~30% 급락하는 신선농산물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출 시장 확대는 농산물 산업을 건실하게 만드는 토대가 된다. 이에 정부와 신선농산물 생산자조직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품질제고, 신시장 개척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딸기는 신선농산물 중 파프리카, 배 다음으로 수출액이 큰 품목이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산 딸기의 맛과 품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2019년 수출액 5450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하게 성장세를 유지했고 지난해에는 7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렇게 딸기 수출액이 큰 성과를 얻고 있는 요인을 살펴보면 다양하고 상품성 높은 국내산 딸기 품종의 개발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품종은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금실 품종이다. 2020년 이전만 해도 수출 주력 품종은 매향 품종이었다. 매향 품종의 경우 수량은 적지만 고당도와 저장성이 좋은 특성으로 인해 수출 딸기 주력 품종으로 재배됐다. 반면 수출이 본격화 되는 시점에 기형과 발생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금실 품종으로 빠르게 대체됐다. 금실 품종은 맛과 저장성 측면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면서 딸기 수출 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더불어 매향을 비롯해 킹스베리, 알타킹, 스노우베리 등 다양한 품종이 해외로 수출돼 수출액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호재에 힘입어 딸기 수출 1억 달러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큰 수출시장인 홍콩, 싱가포르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현재 약 80%의 숙도에서 수확해 수출하는 딸기의 숙도를 90%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홍콩에서는 일본산 딸기가 최고 프리미엄 상품으로 통하면서 국내산 딸기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다”라며 “2022년 홍콩 딸기 현황을 보면 물량 비율은 35% 인데 금액으로는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홍콩에서 일본산 딸기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국내산 딸기도 완숙에 가까운 상태로 수출해야 한다”라며 “시장점유율이 높은 홍콩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일본산 딸기 수준의 품질에 근접해야 수출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산 딸기 수출 방식이 일본산 딸기와 완전히 다른데 선급하게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위해 숙도를 높이는 것은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수출업체 관계자는 “일본산 딸기는 홍콩의 일본계열 백화점 등에서 필요한 물량을 일본 도매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형태이고, 현지에 거주하는 일본 충성고객들에 의해 판매도 거의 당일에 이뤄진다”라면서 “반면 국내산 딸기는 농가가 수출을 겨냥해 재배해서 물량으로 밀어내는 식으로 수출하는 전략이라 시장의 요구, 유통시간 등을 감안해 80% 숙도에 맞추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경남 진주) 대표는 “우리는 3년 전부터 인근 딸기재배농가의 요청에 따라 파머스팜(주)수출법인을 통해 아랍에미리트, 미국, 러시아 등으로 딸기를 수출하는데 수출 전 물량의 숙도는 90%에 맞춘다”라며 “딸기 농가와 수출업체들이 함께 충분한 숙기에 도달한 딸기를 수출한다면 품질 면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다만 우리는 직접 유통업체와 거래하기에 가능한 전략이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 대표는 “현재 수출 딸기보다 숙도를 높이면서 주요 시장인 동남아 시장의 소비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유통업체와 직거래선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라면서 “더불어 아열대기후인 현지 환경을 고려해 정부가 신선농산물 수출 확대 품질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추진하는 선도유지제 지원사업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동광 기자leedk@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