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가죽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도전하는 ‘헤리팜스’ <하>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26년 버섯 관련 노하우 바탕
비건 레더·스티로폼 대체제 제작
천연가죽 대비 탄소·물 90% ‘뚝’

헤리팜스 표고·느타리 배양시설
버섯가죽용 시설로 대체하면
글로벌 선두 ‘마이코웍스’ 대비
생산능력 24배 규모 갖출 전망

핵심기술 6건 특허 완료·진행 중

임성혁 헤리팜스 대표가 균사체 가죽(버섯 가죽) 배양에 적합한 균사체 확보를 위해 직접 목질성 버섯 균사체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임성혁 헤리팜스 대표가 균사체 가죽(버섯 가죽) 배양에 적합한 균사체 확보를 위해 직접 목질성 버섯 균사체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버섯 균사체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마타리푸드그룹 자회사인 헤리팜스는 26년간 버섯 관련 노하우를 활용해 버섯 균사체매트를 이용한 비건 가죽 및 충전제(스티로폼 대체제)를 만드는 회사이다. 헤리팜스(Heri farm‘s)는 인간(Human), 환경(Environment), 책임(Responsibility), 혁신(Innovation), 농업생명과학(Farms)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환경과 공존해야 하는 인간의 책임을 혁신적인 농업기술로 구현하고 기술을 현실화 하는 기업이 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지구환경에 공존해야 하는 책임을 천연동물가죽 대비 90% 이상의 탄소와 물을 저감하는 기술로 비건 레더를 생산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헤리팜스는 균사체 가죽(버섯 가죽)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다고 자평한다. 이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인 미국 마이코웍스의 버섯균사체 가죽 생산기술을 1년 이내에 넘어설 것이라는 자신감마저 내보인다. 이에 비건 레더 중 가장 사업 발전성이 높은 버섯 가죽생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을 꿈꾸는 헤리팜스의 기술력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헤리팜스의 비건 레더 기술 개발 배경

헤리팜스 연구원이 비건 레더 소재인 버섯 균사체 배양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헤리팜스 연구원이 비건 레더 소재인 버섯 균사체 배양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버섯의 균사체를 활용한 비건 레더가 선도적 대체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버섯 균사체의 배양능력이 그 출발점이다. 헤리팜스는 세계 버섯 가죽업계 가운데 최고의 배양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서 최고의 버섯재배 기술과 생산시설을 보유한 마타리푸드그룹이 설립했기 때문이다.

마타리푸드그룹은 농업회사법인 미미청아랑(주)을 필두로 6개 법인 11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버섯 종균·배지, 버섯가공 및 유통, 수출, 버섯체험 상품 등 소위 6차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최고의 생산자조직이다, 연간 느타리버섯 4000톤, 표고버섯은 500톤, 양송이버섯 300톤을 직접 생산하며 300억원이 넘는 매출과 160명의 전문기술 및 생산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매년 500억원 규모로 수입되는 표고버섯 배지를 국산화 할 수 있도록 약 2700평의 배양실에서 연간 7000톤의 표고버섯배양 능력을 갖췄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양시설이다.

이러한 배양시설과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회사 CEO인 임성혁 대표는 단순히 버섯생산과 가공, 수출에 머물지 않고 버섯의 수직계열화(6차산업화)를 넘어 버섯을 소재산업으로 육성하고자 2023년 3월 헤리팜스 창립했다. 임성혁 대표는 1993년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졸업하고 32년 동안 버섯종균 및 생육 기술개발에 전념한 농업기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비건 레더의 상용화를 통해서 친환경 농업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 중이다.

임성혁 대표는 “버섯은 가죽의 소재뿐만 아니라 스티로폼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으며 버섯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화장품, 의약품, 건강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며 “특히 균사체를 이용한 섬유는 배터리의 새로운 분리막 소재로도 사용될 수 있어 버섯과 균사체는 소재산업의 원료로 무궁무진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척박한 환경과 천연자원이 부족하지만 다양한 생물의 종이 생장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라며 “지구상의 생물의 근원은 균이며 결국 자연에서 출발하여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고리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헤리팜스의 성장가능성

버섯균사체 가죽 분야의 선두기업인 미국의 마이코웍스는 2022년 초에 기술개발 및 시장 확대를 위해 진행한 시리즈C 라운드에서 1억 2500만 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6000억원 이상의 회사로 성장했다. 가죽 제품으로 오랜 명성을 자랑해 온 글로벌 최상급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해 버섯가죽 가방을 선보이면서 대체가죽 상용화 기술과 생산능력을 보여줬다. 마이코웍스의 핵심 기술은 버섯 균사체가 정교한 구조를 형성하면서 성장하도록 조정해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상용화 단계의 균사체 가죽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마이코웍스를 포함해 전 세계 2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헤리팜스도 상용화 단계에 근접한 것이다. 이는 크라우드 펀드플랫폼 와디즈와 공동기획으로 ‘동물희생 NO!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NFP 제품’을 테마로 판매한 버섯가죽 컬렉션 제품의 완판 결과에서 증명됐다.

버섯가죽 상용화의 핵심 기술은 종균이 가죽으로 가공할 수 있는 형태로 배지에서 6cm 이상 자라도록 배양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헤리팜스는 마이코웍스와 같은 고체종균 배양 방식으로 1년 만에 버섯 가죽을 상용화 하는 데 성공했다.

임성혁 대표는 “버섯종균이 배지에서 영양분을 흡수해 서로 얽히면서 3차원적으로 5cm 이상 강하게 올라오는데 이 종균을 뽑아서 압착시킨 것이 버섯가죽(비건 레더)이다”라며 “느타리균이나 표고균은 바닥에 깔려서 힘이 없기 때문에 철교처럼 잡아주는 구조로 성장하는 상황·영지버섯, 아카시재목버섯 등 목질성 버섯종균을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헤리팜스 생산시설에서는 50cm×70cm 크기의 버섯가죽을 1일 약 20장 생산 가능하지만 지금 생산량으로는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의 양산 체계를 구축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현대화된 버섯가죽 생산, 가공 시설 공간이 필요한데 시설투자 규모는 4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새롭게 생산·가공 시설이 들어서면 120제곱미터(1m×1m) 크기의 버섯 가죽을 하루에 약 120장 생산 가능하다고 한다. 생산·가공 시설은 프로토콜 자동화 라인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산업화의 이슈인 생산원감과 품질 고급화를 위한 것이며, 친환경 생산 공정 개념도 및 생산설비에 대한 설계는 완료해 놓은 상태다.

또한 미래에 다가올 비건 레더 상용화 시대에 대비해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 6건을 완료 및 진행 중이고, 숙명여대, 조선대, 신한대, 농촌진흥청 등 국내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과의 공동 연구에도 노력하고 있다.

임성혁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표고 및 느타리버섯 배양시설을 버섯가죽용 배양시설로 대체할 경우에 연간 고체배지는 3만3000톤, 액체배지는 30만 리터 규모를 보유하게 된다”라며 “이를 가죽 생산능력으로 환산하면 연간 비건 레더 220만 제곱미터 규모의 생산 역량을 갖출 수 있는데 이는 세계적 선두기업인 미국의 마이코웍스의 공장 대비 24배의 수준의 균사배양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주장했다.

 

#헤리팜스 향후 계획
버섯 생육 이해하고 최적화 기술 보유…미래성장 가능성 뛰어나

헤리팜스가 버섯 균사체로 제작한 비건 레더는 100% 식물성 섬유소재로 하는 대체가죽으로 모자, 옷, 가방, 신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다양한 패션물은 마이코웍스에서 2023년 11월 발표한 제품들보다 어떤 면에서는 앞섰다고 평가된다. 이는 일반적인 스타트업 기업이 보여주기 어려운 1년 만의 단기간의 성과로 헤리팜스의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비건 레더에 대한 원천기술력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헤리팜스는 순수한 대체가죽 시장의 후발 기업으로서 미국의 마이코웍스, 볼트스레드 등 해외 기업과의 경쟁과 자체적인 제품력, 생산 확대, 가격 경쟁력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임성혁 대표는 “마이코웍스가 사업 공개 이전부터 다양한 비건 레더(유사 대체가죽 포함)의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내·외부적인 투자를 통해서 상당한 기술 수준에 도달했지만 제품력, 생산 확대,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우리와 동일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측면에서 헤리팜스는 후발주자임에도 미래성장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분석한다. 버섯 가죽의 상용화 핵심 역량은 버섯의 생육을 이해하고 버섯 종류별 특성과 각 균사체를 적정한 조건에서 생육을 통제하는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비건 레더(버섯 가죽) 상품화의 공정이 단계별로 구분돼 있을 경우에는 공정 하나에 최소한 하나 이상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컴퓨팅보다는 사람의 경험과 감각이 더 중요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라며 “25년 동안 축적된 버섯 생산의 수지계열화로 모든 버섯의 생육환경 데이터화와 각 균사체에 대한 최적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무엇보다 160명의 전문 생산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대응력은 월등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헤리팜스는 올해 사업계획으로 △버섯 균사체 비건 가죽의 품질 개선을 위한 인장, 인열, 파열, 마모 및 코딩과 염색의 표준화를 통한 생산기술 확보 △품질 개선을 통한 시험테스트 및 결과 도출 등 기술고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2분기부터는 다양한 제품의 판매테스트와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개발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비건가죽 박람회 참가로 고객들의 관람과 실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산업자원부의 비건 레드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 및 벤처캐피탈 투자 유치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서 기술·개발(R&D)과 생산역량 확대를 추진하고 비건 레더 수요 기업들과의 제품화 협업을 진행하면서 연간 매출 1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건 레더 기술적 안정성과 생산 품질 향상을 통해서 고급 소비재, 플라스틱 소재 대체재, 미래용 모빌러티용 내부 시트 등 분야에서 2025년 100억원, 2026년 500억원의 매출규모 달성을 목표로 한다.

임성혁 대표는 “헤리팜스는 버섯균사체 비건 레더 사업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기업이념은 비건 레더의 환경적 기여에 정확하게 일치한다”라며 “무엇보다 버섯 가죽은 인조 및 합성가죽 생산과정에 필요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카드듐, 프롬알데히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진성한 비건 레더로써 전 세계 탄소중립 정책에 부합하며, 사회적 이슈인 ESG 경영 트렌드와 일치하는 소재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고의 버섯 균사체 배양 기술인 첨단화 된 농업기술을 활용해 세계적인 비건 레더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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