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영덕 양돈장서 확진
경기 북부·강원권 이어
지속 확산세에 촉각

양성 멧돼지 잇단 발견 
확산 저지가 방역 관건


돼지농장에선 2019년 9월 첫 발생 이후 경기 북부(인천 강화 포함)와 강원권에서만 나오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북에서 최초로 확진돼 방역당국과 농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돈업계에선 이번에 발생한 경북 영덕에서만 73건, 지난달 중순과 지난 18일엔 부산에서까지 ASF 양성 멧돼지가 발견되는 등 멧돼지에서의 ASF가 지속해서 확산 추세인 만큼 어느 양돈장에서도 ASF가 확진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며 멧돼지 확산 저지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영덕 양돈농장에서의 ASF 확진 다음 날인 17일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ASF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영덕 양돈농장에서의 ASF 확진 다음 날인 17일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ASF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지난 16일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500여 사육 규모의 한 양돈장에서 ASF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돼지 폐사 등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12마리에서 양성축이 확인됐다. 발생 농가 3km 이내엔 사육 농가가 없고 3~10km 구역에 4개 농장이 있다. 

중수본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며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한다. 또 발생지역 오염 차단을 위해 가용한 소독 자원을 동원해 영덕군에 위치한 양돈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16일 오후 8시부터 18일 오후 8시까지 48시간 대구·경북 관내 양돈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곳에 대해서도 집중 소독을 진행한다. 

중수본은 “ASF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기관 및 지자체는 신속한 살처분, 정밀검사, 집중 소독 등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며 “양돈농가에선 농장 내·외부 소독, 방역복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전했다. 

양돈장에서의 ASF는 2019년 9월 16일(신고 일자) 경기 파주에서 첫 발생 이후 이번 영덕 농장까지 39차례 발생했다. 이번 발생 이전인 지난해 9월 25일 화천 발생 건까지 38차례는 모두 경기 북부와 강원권에 한정돼 있었다. 경기 북부와 강원권 이외 양돈장에서의 ASF 첫 발생 사례가 나온 것이다. 

다만 사육 돼지와 달리 야생멧돼지의 경우 충북 충주·제천·단양, 경북 상주·울진·문경 등 충북과 경북권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어 양돈장에서 발생 우려가 높았던 상황이었다. 1월 1일 기준 야생멧돼지에서의 ASF가 총 3488건 발생했고, 이번에 발생한 영덕에서도 지난해 3월 첫 발견 이후 73건, 이달에만 10건의 ASF 양성 멧돼지가 나왔다. 지난달 중순과 지난 18일엔 부산에서도 ASF 양성 멧돼지가 발견됐다. 양돈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영덕 양돈장도 야생멧돼지 주 출몰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구조적으로도 주민 민원과 지자체 허가 등으로 다수의 양돈장은 멧돼지 출몰 지역인 산 주변에 자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농가들은 야생멧돼지 포획과 울타리 점검 등에 ASF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한다. 

양돈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농가 주변에도 멧돼지가 출몰했었다. 아무리 농가가 방역을 철저히 해도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지속해서 확산 추세인 상황에선 언제든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 특히 야생멧돼지를 담당하는 환경부에서 멧돼지 방역 대책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대응 태세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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