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영지도원, 숲 치유를 돕는다 <하> 전북 부안 벗님넷포레도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벗님넷포레도가 운영하고 있는 치유센터의 핵심공간인 치유청원. 이곳엔 100여종의 공기정화식물이 식재돼 있어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로 숨 쉼이 가능하다. 방문객들은 그렇게 치유를 하곤 한다.   
벗님넷포레도가 운영하고 있는 치유센터의 핵심공간인 치유청원. 이곳엔 100여종의 공기정화식물이 식재돼 있어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로 숨 쉼이 가능하다. 방문객들은 그렇게 치유를 하곤 한다.   

대 이어 정원 가꾼 홍종환 대표
상담 전공 함은미 대표와 합심

공기정화식물 100여종 자라는
치유정원에서 ‘숨 잘 쉬는 쉼’
뇌파 통해 두뇌건강 측정
수치료·만들기 등 체험 진행

협업한 김정한 산림경영지도원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게 강점”

쉼을 통해 숨이 트이는 치유’

전북 부안의 벗님넷포레도 소개다. 포레도는 2015년에 창업한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사업장인 벗님넷의 정원 브랜드다. 포레도는 숲인 포레스트(Forest)와 고백을 뜻하는 크레도(Credo)를 조합한 말로, ‘숲의 고백’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숲에서 함께 하자’는 숲의 고백, 벗님넷은 치유를 택했다.

홍종환 벗님넷포레도 공동대표
홍종환 벗님넷포레도 공동대표

벗님넷포레도의 홍종환 공동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를 이어 해오던 정원을 바라보고 자랐다.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했고, 한국농수산대학에선 산림조경학과 산림전공을 다녔다. 아내인 함은미 공동대표는 상담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상담심리지도사 1급도 보유하고 있다. ‘정원’과 ‘상담’의 조화, 벗님넷이 치유를 위해 포레도란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었던 이유다.

벗님넷은 농림업의 다양한 유무형 가치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농산업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때 포레도는 벗님넷이 추구하는 다양한 부가가치 중 ‘치유’에 방점은 둔,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브랜드이이자 공간인 셈이다. 그래서 포레도를 부를 때 ‘벗님넷포레도’로 묶어 말한다.

홍종환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정원, 학문으로 배운 조경학, 직장에서 현장대리인으로 습득한 기술, 여기에 아내의 상담지도 경험을 엮어 만들어 낼 수 있는 산업을 고민했을 때 치유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벗님넷포레도가 심혈을 기울인 곳은 치유센터. 치유센터의 핵심은 치유정원이다. 홍종환 대표는 “치유는 결국 잘 살기 위해서인데, 그럼 잘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겠냐고 했을 때 가장 근본적으로 자연스러운 호흡, 즉 ‘숨’이라고 생각했다”며 “숨을 잘 쉬려면 맑은 공기가 필요하고, 때문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없는 쾌적한 치유정원이란 주제를 갖고 이곳을 설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치유정원은 공기정화식물로 가득하다. 홍종환 대표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공기정화식물 실험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경험을 살려 수목을 식재, 지금의 치유정원을 조성했다. 치유정원엔 수선화, 맥문동, 에메랄드그린, 블루엔젤 등 100여종의 공기정화식물이 자라고 있다. 단순히 식물만 심어놓는다고 미세먼지가 없진 않다. 공기청정기와 환기시스템 등도 활용, 컴퓨터로 실시간 실내·외 공기질 현황 모니터링을 한다.

홍종환 대표는 “숲은 날씨 제약이 있고, 특히 미세먼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여기는 미세먼지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어 언제나 치유정원에 들어오는 순간 맑은 공기로 숨을 쉴 수 있다”며 “주변 100m 이내에 축사들이 있음에도 치유정원에선 그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치유정원답게 녹색식물이 많아 눈의 피로는 물론 심적인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포레도는 숲인 포레스트(Forest)와 고백을 뜻하는 크레도(Credo)를 조합한 말로, ‘숲의 고백’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 부안의 벗님넷포레도 현판. 
포레도는 숲인 포레스트(Forest)와 고백을 뜻하는 크레도(Credo)를 조합한 말로, ‘숲의 고백’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 부안의 벗님넷포레도 현판. 

벗님넷포레도의 또 다른 특징은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이다. 상담심리학과를 전공한 함은미 대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벗님넷포레도에선 본격적인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 뇌파를 측정, 자기의 현재 스트레스와 함께 두뇌건강을 측정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상담을 하고, 의료용 수압 진동 온열 전신 마사지를 통한 수치료는 물론, 룸스프레이 만들기, 지역 식재료로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추천, 진행한다. 그리곤 치유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쉰다. 한 번 더 뇌파를 측정한다. 치유 프로그램을 하기 전과 후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홍종환 대표는 “치유 프로그램을 하고 난 뒤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며 “벗님넷포레도에 방문하는 고객들의 치유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 효과를 수치로 보여준다면, 소규모 치유공간이 전국에 퍼질 수 있고, 이는 곧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란 확신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오늘날 벗님넷포레도가 문을 열 수 있었던 데는 산림조합의 역할이 컸다. 조경수가 산림자원이며, 조경수 등을 활용해서 치유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해 곳이 산림조합중앙회 전북지역본부였다는 것이 홍종환 대표의 설명이다. 홍종환 대표가 임업후계자로 선정되는 과정에도 산림조합이 함께 했다. 홍종환 대표는 “이 정보가 있었기에 지금의 벗님넷포레도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북지역본부가 벗님넷이 치유에 뛰어들 수 있는 실마리를 줬다면, 부안군산림조합에선 ‘마케팅’에 힘을 쓰고 있다. 홍종환 대표는 “전북 부안이란 작은 지역에서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마케팅이 없인 성장할 수가 없다”며 “최근엔 강원도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벗님넷포레도에 올 수 있는 것도 마케팅의 성과”라고 뿌듯해했다.
 

김정한 부안군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
김정한 부안군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

김정한 부안군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은 “벗님넷포레도는 기존 임업과 차별화된 산림형 농촌융복합산업 비즈니스 모델로서 1차산업에 3차산업인 체험활동을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내고 있다”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벗님넷포레도는 ‘2023 전라북도 치유관광지 10선’에 선정됐다. 벗님넷포레도의 유형, 즉 ‘산림형 소규모 농촌융복합산업’의 장래가 밝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홍종환 대표. 그는 “앞으로 벗님넷포레도가 치유프로그램에서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치유의 효과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부안 뿐만 아니라 전국의 청년세대들이 치유에 관심을 두고 우리와 함께 협업해서 ‘포레도’가 치유정원의 전국 브랜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벗님넷포레도와 협업하고 있는 김정한 산림경영지도원. 그가 생각하는 산림경영지도원의 역할은 무엇일까. “산주나 임업인이 산림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작은 부분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길수 있는 게 산림경영지도원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벗님넷포레도와 인연도 그렇게 시작했다. 산림경영지도를 하다보면 산주와 임업인에게 도움이 될 임업정책과 이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있음에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들이 작은 마을 시골 구석까지 잘 퍼지지 않는다. 지역조합에 배치된 산림경영지도원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임업인들과 초보 임업인들의 친구이자 버팀목이라고 확신한다.” <산림조합중앙회 공동기획>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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