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영지도원, 숲 치유를 돕는다 <상> 고양시산림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사유림 경영 활성화와 산림·임산물 관련 기술의 지도·보급 업무를 수행한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따른 산림경영지도원의 역할이다. 이들은 산림조합중앙회나 회원조합 소속으로, 세부적으론 △ 관할지역 산림경영계획 수립 △단기소득임산물 재배·생산·유통 기술지도 △임산물 시장성 및 경제성 등 시장조사 △산주 임업인·귀산촌인 교육 및 컨설팅 등 산주·임업인 지원 전반의 업무를 수행한다. 2023년 기준 산림경영지도원은 총 868명. 이런 산림경영지도원의 활동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산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점을 고려, 산림경영지도원이 국민에게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고,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역할도 부여받았다는 것. 산림경영지도원의 대상이 산주·임업인을 넘어 국민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 일환이 산림경영지도원이 임업인들과 함께 ‘숲’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치유 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2회에 걸쳐 산림경영지도원의 손길이 닿은 숲 치유 현장 사례를 소개한다.

 

고양시산림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숲체험프로그램 중 ‘해먹체험’이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시민들은 해먹체험을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곤 한다.  
고양시산림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숲체험프로그램 중 ‘해먹체험’이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시민들은 해먹체험을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곤 한다.  

직접 산림경영 지도 적은 고양 
도시민 대상 홍보로 눈 돌려

고층아파트 즐비한 도시 한편
오솔길 따라가다 만난 잣나무림
해먹 누워 하늘 보며 ‘숲 체험’
탄소중립·산림 역할 등 교육
‘차 한잔의 여유’ 숲 카페도 운영

담당 구은평 산림경영지도원
“거부감 없이 접근토록 계획”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이곳엔 작은 잣나무숲이 있다. 고양시민들이 잣나무숲에 있는 해먹에 누워, 하늘을 본다. 숲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도 느낀다. 한 20분이 흘렀을까. 몸과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 고양시민들은 다시 고층아파트 사이로 걸어간다. 충전을 했으니, 다시 집으로 향하는 이들. 도시지역인 고양시의 시민들은 이렇게 치유하곤 한다. 고양시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숲체험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산림생태문화센터는 2021년 5월 12일 문을 열었다. 센터에선 임산물을 입점, 판매하거나 임업인들을 위한 직거래장터를 열고, 봄철에는 나무시장을 운영하며 묘목을 판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산림생태문화센터가 도시민의 관심을 받은 계기, ‘숲체험프로그램’이다.

고양시는 산림면적이 다른 시군에 비해 작고, 땅값도 비싸 실제 산주나 임업인이 적다. 때문에, 직접 산림경영을 지도할 대상 또한 거의 없다. 그래서 고양시산림조합은 도시민으로 눈을 돌렸다. 도시민들에게 산림을 알리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숲과 가까워지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숲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시민의 숲 접근성을 높이면, 임업인들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한몫했다.

구은평 고양시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 
구은평 고양시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

‘숲체험프로그램’ 기획부터 실행까지, 구은평 고양시산림조합 산림경영지도원이 담당하고 있다.

구은평 산림경영지도원은 “산림면적이 많은 지역은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산림경영지도가 가능하겠지만, 도시지역인 고양시는 그 대상이 거의 없다”면서 “도시민들에게 산림 본연은 물론 산림의 다양한 사업들을 알리고, 홍보해서, 도시민들이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숲체험프로그램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은평 산림경영지도원은 “단순히 체험하고 힐링하는 시간만이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이를 위한 산림의 역할, 또 건강한 산림을 유지하기 위한 산림사업 등을 설명하면서 도시민들이 평소에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산림의 새로운 관점을 가져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피력했다.

숲체험프로그램의 메인은 ‘해먹체험’이다. 숲체험을 ‘숲 속 해먹에 누워 명상하고, 숲의 소리와 바람을 온전히 몸으로 느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숲 힐링 체험’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해먹체험’에 힘을 주고 있다. 도시민들에게 인기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잣나무숲에서 해먹에 누워 20분 정도 하늘을 바라보는 체험활동으로, 하늘을 보거나, 눈을 감고 숲 속 바람소리를 듣는 시간, 도시민들에겐 치유의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늘보고 바람소리를 듣는 단순한 활동인 해먹체험이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에겐 ‘특별한 경험’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다는 게 구은평 산림경영지도원의 전언이다. 숲체험프로그램은 숲해설사가 함께한다. 숲의 궁금증을 풀어내기 좋다. 그만큼 한층 깊이있는 숲체험이 가능하다. 이 또한 숲체험프로그램의 장점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산림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치유와 함께 미래세대에 ‘탄소중립’을 알리는 목적이 담겨있다. 학생들에게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후 숲길을 걸으며, 나무 탄소 저장량 측정하기, 숲속에 1인당 1해먹에 눕기, 숲속 자연재료로 화분 장식하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생활 속 행동 이야기하기 등의 체험을 한다. 이는 학교 교과 중심의 이론학습 공간을 벗어나 숲에서 체험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함은 물론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산림생태문화센터가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그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다.

 

고양시산림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 전경.
고양시산림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 전경.

숲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고양시산림조합 산림생태문화센터’를 검색, 숲체험을 예약하면 된다. 비용은 무료.

산림생태문화센터는 숲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편하게 차 한잔 마시면서 숲을 접할 수 있는 산림생태문화센터. 일일 평균 200여명이 찾고 있는 이곳의 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구은평 산림경영지도원은 “숲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숲에 유아숲 체험원 등도 조성해 많은 도시민들이 도심 가까운 곳에서 산림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해 더 많은 산림복지서비스를 도시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산림조합중앙회 공동기획>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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