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불안감 갖지 말라” 정부 지속 시그널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농협RPC전국협의회는 지난 14일 농협RPC 활성화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쌀값 안정의 의지를 담아 기념촬영을 했다.
농협RPC전국협의회는 지난 14일 농협RPC 활성화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쌀값 안정의 의지를 담아 기념촬영을 했다.

2023 농협RPC 활성화 워크숍
정부·농협 전폭 지원 주문
농협은 매입자금 3000억 추가

정부가 현재 쌀시장에 가장 큰 장애이자 극복해야 할 요인으로 불안심리를 꼽으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추가대책도 내 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면서 급격한 쌀값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여기에 농협중앙회는 2023년산 벼 매입자금 3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전국협의회(회장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는 지난 14일 대전 유성 소재 호텔인터시티에서 ‘2023 농협RPC 활성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조합장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올해 수확기 쌀값 20만원 유지와 쌀값 하락에 대한 정부 대책에 모아졌다. 정부는 2023년산 쌀 생산량을 볼 때 충분히 안정적으로 수급조절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쌀값 하락에 대비해 여러 대책을 내면서 현장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이날 통계청의 2023년 쌀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을 것으로 발표되면서 RPC를 운영하는 조합장들의 불안감이 컸다.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은 “현재의 데이터로는 정부가 개입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고, 농협도 능동적으로 대처해 달라는 정부의 당부를 믿고는 싶다. 다만 지난해 상황이 무서워 전국의 농협들이 그렇게 할 수 있겠냐”며 “지난해처럼 RPC의 손실이 난다면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이런 것(정부의 확답)이 있어야 안정적인 RPC 운영이 가능하지, 괜찮다는 말만으로는 쌀값 하락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완 농협RPC전국협의회장 역시 “농협RPC는 출하를 희망하는 농가의 벼를 전량 매입해 농가 소득증대와 쌀 수급안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산지 쌀값은 45년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해 농협RPC들이 사상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공식적인 시장격리를 말하긴 어렵지만, 정부 예측과 달리 내년 단경기에서도 잉여물량이 발생하면 사후격리까지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통계청의 발표로) 예상초과량을 보면 정부가 시장격리를 발표하기엔 이른 상태인 것 같다”면서도 “만약에 앞으로 가격추이가 더 안 좋거나 내년에 시장에서 물량이 남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떠한 액션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한영 정책관은 “만약 (농협에서) 제값을 받고 쌀을 판매하는 데에도 내년 단경기 직전에 물량이 남을 것이라면 사후격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 잉여 물량 발생으로 쌀값이 하락할 경우 추가대책 발표를 암시했다.

한편 이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3000억원의 벼 수매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1월 8일 기준 지역농협의 신곡 매입량은 14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가 증가하면서 농협RPC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성희 회장은 “올해 벼 수매물량이 늘어 창고가 모자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농협RPC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벼 매입자금 2조2000억원에 추가로 3000억원을 지원하려고 한다”며 “또한 농협중앙회는 양곡창고 현대화와 스마트RPC 등을 확대해 농협RPC의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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