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4일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운영 시범사업 시행 첫 날, 가락시장은 경매가 이뤄지지 않아 적막이 감돌았다. 가락시장 중도매인 점포 모습.
4일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운영 시범사업 시행 첫 날, 가락시장은 경매가 이뤄지지 않아 적막이 감돌았다. 가락시장 중도매인 점포 모습.

3일 금요일 밤, 평소 같으면 저녁부터 시작해 토요일 새벽과 아침까지 산지 농산물의 경매로 분주했을 가락시장은 적막만이 감돌았다. 개장일 탄력운영(주5일제) 시범사업이 시행된 첫날(11월 4일), 경매가 이뤄지지 않아 경매장 곳곳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하역원들의 작업 소리나 지게차 등의 기계음도 들리지 않았고, 불을 밝힌 중도매인 점포도 얼마 없었다. 
 

전일 물량 많이 들어오고 전자·온라인 거래로 일부 조치“민원·문의 많지 않아”

가락시장에서 금요일 밤과 토요일 새벽에 경매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시장 내 혼란이나 혼선이 우려보다는 크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6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4일 휴장과 관련해 큰 민원은 없었고, 생각보다 문의도 많지 않았다. 이미 구매자에게는 문자를 보낸 상황으로, 큰 혼란이나 혼선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구매자들이 물건을 경매장 또는 중도매인 점포에 놔두거나, 일부 중도매인들이 간혹 점포에 나와 예약 물건을 거래하는 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휴장 전일에 물량이 몰려 들어왔고, 휴장 당일도 필요한 부분은 전자거래와 온라인거래로 일부 조치가 됐다”면서 “경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음날인 일요일 물량이 많이 들어왔다.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가락시장 내 경매장 모습.
가락시장 내 경매장 모습.

 

제주도 산지는 ‘우려 목소리’저장 어려운 ‘감귤’ 품질·가격 영향 미칠 듯

개장일 감축 첫날인 만큼 산지에서도 관심이 큰 상황이다. 휴장일 다음날인 5일 반입물량 변동과 이후 시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태범 농협경제지주 제주지역본부 단장은 “제주 지역 농산물은 아직 출하가 본격 시작된 시기가 아니어서 이번 첫 번째 휴장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이 조금씩 출하되고 있고, 11월 중하순 이후 조생귤이 출하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12월 휴장일 이후 반입물량과 시세 변동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현진성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업부회장은 “11월 중순 일반조생귤이 본격 출하되고 12월부터 월동채소 출하철이다. 지금은 당장 출하철이 아니지만, 본격적인 출하철이 되면 품질이나 시세 하락 등의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진성 부회장은 “당장 이번 휴장으로 산지 감귤 선과장에서는 시세가 하락하는 등의 변화가 있다는 얘기들이 들린다”면서 “감귤의 경우 예전과 달리 집집마다 창고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데다 완숙된 과일 위주로 수확하다보니 수확을 하자마자 출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적체되다보면 품질이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반입물량 13% 증가주말 비 내려 단순 ‘휴장’ 인한 시세 변동 확인 안돼

공사에 따르면 휴장일 다음날인 5일 가락시장 반입물량은 평소 대비 13%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세 측면은 주말에 내린 비 영향 등과 맞물려 단순 ‘휴장’에 의한 부분인지는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신장식 공사 현대화사업단장은 “5일 경매결과 품목별로 가격이 오른 품목도 있고, 내리는 품목이 엇갈려 이 부분이 휴장에 의한 것 때문인지 비가 내려 날씨 영향 때문인지는 현재로선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4일 경매가 운영되지 않아 이 물량들이 타 시장으로 갔는지 여부 등도 파악하고 있으며, 12월 휴장 등 추후 관련 데이터가 쌓여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채소동 모습.

 

인근 도매시장으로 물량이동 ‘미미’강서시장 반입량은 전주 대비 줄어

가락시장 휴장에 따라 인근 도매시장(강서도매시장, 구리도매시장)으로 물량이 이동될지 여부도 관심 사항 중 하나인데, 두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반입량 등의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강서시장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토요일 물량을 보면 4일 물량이 전주 10월 28일 물량보다 오히려 줄었다”면서 “가락시장이 쉬면 산지에서 대형트럭 출하 작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시장으로도 물량이 안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말에 비가 내리면서 근교채소 산지에서 출하작업을 하지 않아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이날을 시작으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는 12월과 3월, 4월에 걸쳐 매달 1일(첫번째 토요일)씩 총 4일 휴장(경매 미실시)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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