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기능 지속 유지 위한 개장일 탄력 운영방안’ 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임춘대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주관한 '도매시장 기능 지속 유지를 위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방안' 토론회가 21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임춘대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주관한 '도매시장 기능 지속 유지를 위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방안' 토론회가 21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가락시장 개장일을 올해 동절기부터 월 1회씩 총 4회에 걸쳐 현행 주6일에서 주5일로 시범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데 대해 산지의 우려가 있는 가운데<본보 9월 19일자 5면 기사 참> 출하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준비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와 출하 피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21일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임춘대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주관한 ‘도매시장 기능 지속 유지를 위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방안’ 토론회에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하역노조, 중도매인, 도매시장법인 등 가락시장 관계자들과 함께 농업 관련 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가락시장 주5일 시범 운영’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11월·12월·3월·4월 첫째주 토요일 휴업’ 골자 시범 운영 검토

현재 서울시공사가 시범 운영을 검토 중인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방안’은 동절기인 11월과 12월에 이어 3월과 4월, 월 1회씩 총 4회에 걸쳐 첫째주 토요일을 휴업(경매 미실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가락시장의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더욱 심각해져 도매시장의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추진 배경으로, 이번 토론회에서도 이런 어려운 여건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필요성 강조 중도매인, 매일 12시간 넘는 작업인력 이탈에 분산 역량 악화”

엄주헌 한국농수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중도매인은 산지에서 도매시장으로 수집된 농산물을 분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매일 12시간 넘는 야간작업을 하고 국경일도 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악조건 속에서 젊은 인력들이 이탈하고, 대체 인력이 유입되지도 않고 있다. 분산 역량 악화에 따른 피해는 출하자에 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 달라”고, 주5일 시범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도의 마트킹 농산전략부 본부장도 “가락시장 구매 담당자와 물류기사를 채용하는 데 애로점이 많다. 근로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담당 인력이 부족해지면 구매력에도 영향을 미쳐 구매 규모를 줄이게 된다. 피해가 생산 분야로 미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려 목소리 물량 변동성 인한 ‘홍수출하·시세하락’ 부담최소한의 보호장치 필요

문제 인식과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컸다. 다만 개장일 감소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지적됐다. 대표적으로 산지에서 우려하고 있는 물량 변동성 증가에 따른 시세 하락 등의 피해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2022년 평균 농업소득이 949만원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이상기후 심화로 가격 진폭이 크다보니 농민들의 심리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개장일 축소로 홍수 출하되거나 이로 인해 시세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이 심리적 부담감을 어떻게 잡아줄지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개장일 축소는 농민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함께 가동돼야 한다. 시범 운영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공간, 예를 들어 ‘피해보상TF’ 등의 대책 마련이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가락시장 경락가가 기준가격 역할을 하고 있어 전국 농산물의 시세 형성에 중요하다. 개장일을 감축했을 때 시세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불가피하다”면서 “시범사업 과정에서 요일별 물량이나 가격 변화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사업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공영도매시장으로 확산할 경우 농식품부와 출하자, 농민 단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인원 고용 통한 순환근무·물류 파렛트화 전환 확대 목소리도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추가 인원 고용, 물류 파렛트 전환 확대 등의 가락시장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병행 방안을 언급한 부분도 있었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원석 대표(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가락시장지회 회장)는 “시장 내부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산지 출하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야 한다”면서 “영업일(개장일) 단축도 방법일 수는 있지만, 도매법인은 파렛트화 추진으로 물량을 빨리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는 등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성훈 충남대 교수는 “주5일 시범사업의 방향성은 맞다고 생각하는데, 고용인원을 늘려 순환근무를 확대하는 부분도 있다. 비용이 들지만 고용창출 효과가 생긴다”며 “서울시나 다른 공공기관에서 비용을 분담하는 부분을 별도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신장식 현대화사업단장은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출하자 면담과 이번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여러 의견을 검토한 뒤 산지 홍보 및 출하 피해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라며 “종합대책 발표 여부는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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