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검역규제 완화 등 우려에
통상당국 “염려 안해도 돼”
농식품부는 협상 만전 입장

농업계 투명한 정보공개 촉구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관련,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 완화와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제품승인 절차 변경 등 민감한 농업의제에 대해 구속력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통상당국의 입장이 나왔다. 우리 정부가 지난 2022년 5월 IPEF 참여를 공식 선언한 이후 농업의제에 대한 첫 언급이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농업분야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신중론을 유지, 농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용호 국민의힘(비례) 의원은 IPEF 협상과 관련한 농업계의 우려를 통상당국에 전달했다. 노 의원은 “현재 IPEF 협상의제 중 농식품과 관련된 필라1(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데, 농업계는 검역기준이 완화돼 그간 수입하지 않던 신선과일이나 축산물이 수입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LMO 제품이 무분별하게 수입될 경우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재 검역기준이나 LMO 관련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강행규정을 만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다만 우리나라도 농축산물 수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과학에 근거한 객관적인 검역기준 설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농업의제의 민감성을 고려, 검역권한이 축소되지 않도록 협상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산업부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민감한 농업의제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한 것 같은데, 우리 부는 검역실무를 이행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민감도가 훨씬 크고, 더욱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SPS나 LMO 관련해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있지는 않았지만, 14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협정문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낙관적으로만 볼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농업계도 협상이 종료될 때까지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최근 5차 공식 협상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필라1(무역)에 민감한 농업의제가 다수 포함된 만큼 농촌 현장에서는 그간의 협상내용을 공유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이번에 국회 산자위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농업의제에 대한 협상 과정을 점검한 것은 매우 뜻깊다고 생각되며, IPEF 참여가 농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는 미국 주도로 출범해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경제협력체로, 연내 성과 도출을 위한 분야별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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